입력 : 2020.01.09 05:56
[땅집고] “현재 ○○ 점포 입점 확정, 수익률 ○%!”
최근 신도시 등 상가 분양이 많은 지역에선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나 전단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선 임대(先 賃貸) 상가’를 홍보하는 것이다. 사업시행사가 세입자를 먼저 구해놓은 뒤 투자자들에게 분양하는 상가를 선임대상가라고 부른다.
선임대상가는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유리하다. 세입자가 확정된 상태로 분양받기 때문에 공실(空室) 없이 상가 완공 직후부터 곧장 월세를 받을 수 있다. 분양가격과 임대료가 정해져 있어 투자 수익률을 미리 따져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선임대상가가 투자수익률을 무조건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입점했던 점포가 임대차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폐점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상가 공급이 쏟아지는 신도시의 선임대상가에 입점했다가 조기에 문을 닫는 가게도 수두룩하다.
이른바 ‘유령 세입자’도 골칫거리다. 분양업체가 제 3의 인물을 내세워 선임대 계약을 체결한 뒤 입점 기한이 다가오면 계약을 파기하거나, 월세 납부 시기를 의도적으로 미루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는 분양업체가 투자자들에게 상가를 팔아서 얻는 영업 수수료가 임대차 계약금보다 높은 점을 악용한 수법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 화성 향남신도시에 분양한 지상 8층 대형 상가에서 유령 세입자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다. 해당 상가 4개층을 병원에 선임대했다는 광고를 본 투자자 16명이 총 130억원에 상가를 분양받았지만, 병원이 최초 한 달치 월세만 납부한 뒤 임대료를 내지 않은 것. 결국 병원은 개원 7개월 후인 지난해 2월 폐업했다. 밀린 임대료를 합하면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선임대상가에 입점한 점포가 개업 후 생각보다 장사가 안돼 폐업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면 투자자는 달리 대응할 길이 없다”고 한다.
어떤 선임대상가를 골라야 투자 위험이 줄어들까. 우선 선임대 계약이 시행사와 체결된 것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세입자와 계약한 주체가 시행사가 아닌 영업사원 등 분양업체 관계자라면 주의해야 한다. 정식 임대차계약서가 아니라 일종의 가계약에 해당하는 ‘입점의향서’만 받아뒀는데도 선임대상가라고 홍보하는 것도 의심해야 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보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나 금융기관 등 우량 임차인과 계약한 선임대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병원·약국 등 전문 업종이 입점하는 상가라면 세입자를 만나 실제로 영업할 것인지, 자격증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선임대상가라도 직접 세입자를 구하는 것만큼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며 “만약 세입자 유치가 취소되면 시행사가 어떤 식으로 임대 수익을 보장해줄 것인지도 함께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