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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무너진 터에 들어선 아파트, 집값은 어떨까?

    입력 : 2019.12.01 04:33

    [진짜 집값]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전용 138㎡ 17억5000만원

    [땅집고] 붕괴되기 이전 서초동 삼풍백화점. /조선DB

    [땅집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꼽히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삼풍백화점은 1989년 서울 서초구 서초4동 1685-3 일대에 지어진 지상 5층 규모 백화점이다. 대지면적 2만2700㎡, 연면적 7만3877㎡이다. 당시 단일매장으로는 전국 2위 규모였다. 당시 ‘백화점 건물은 흰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외관을 분홍색으로 도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땅집고]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현장. /조선DB

    하지만 이 백화점은 문을 연지 약 6년만인 1995년 6월 29일 무너졌다. 원래 4층으로 설계한 건물인데, 운영법인인 삼풍건설산업이 매장 규모를 늘리려고 1개 층을 더 얹은 5층으로 불법 시공한 탓이다. 삼풍백화점 시공을 맡았던 우성건설이 붕괴 위험성을 이유로 증축을 거부하자, 삼풍건설산업이 우성건설과의 계약을 중도 파기하고 직접 시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풍건설산업은 건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건물을 지지하는 기둥 지름을 25% 이상 줄이거나, 몇몇 기둥은 아예 없애버렸다. 결국 삼풍백화점은 무너졌고, 붕괴 사고로 종업원과 고객 502명이 사망, 6명이 실종, 937명이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삼풍백화점이 5년 넘게 버틴 게 기적인 수준”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땅집고] 삼풍백화점 터에 지어진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 /다음 로드뷰

    그렇게 무너진 삼풍백화점 부지에는 고급 주상복합 ‘아크로비스타’가 지어졌다. 서울시가 약 1년 동안 붕괴된 건물을 정리하고 1996년 부지를 공개입찰했고, 대상그룹이 낙찰받았다. 하지만 대상그룹은 이 부지를 5년여간 방치했다. 당시 ‘삼풍백화점 액운이 가시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부지 개발이 미뤄진 이유는 대상그룹이 IMF 여파로 부지 낙찰금 약 2052억원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대상그룹은 1999년 8월 대금을 완납하고 2001년 ‘아크로비스타’ 착공에 들어갔다. 시공은 대림산업이 맡았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실거래가 추이. /이지은 기자

    2004년 6월 준공해 올해 15년차를 맞는 아크로비스타 집값은 어떨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38㎡(이하 전용면적)가 17억5000만원(13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2월 비슷한 층이 14억9000만원(8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7개월여만에 집값이 2억6000만원 올랐다. 149.08㎡는 올 10월 18억원(8층)에 거래했다. 1년여 전 17억3500만원(2018년 8월·17층)에 팔린 것에 비하면 65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지난 1~2년간 강남 집값이 폭등한 것을 고려하면 ‘아크로비스타’ 집값 오름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비슷한 시기 지어진 아파트들과 달리 용적률이 712%인 고층 주상복합이어서 건물이 노후해도 허물고 재건축하기 어려운 점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땅집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위치. /다음 지도

    ‘아크로비스타’는 최고 37층 3개동에 757가구다. 101~242㎡ 대형으로만 구성된 단지다. 단지에서 지하철 2·3호선 교대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서울고등법원, 서울고등검찰청 맞은편에 있다. 학교는 서원초·원명초·반포고 등이 가깝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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