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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느니 집 산다" 30대 서울 아파트 매입 최다

    입력 : 2019.11.25 11:15 | 수정 : 2019.11.25 14:29

    [땅집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후로 30대 젊은 층들이 서울 아파트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청약 당첨 가점이 60점대로 치솟자 당첨이 어려워진 30대가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달 매입자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30대의 매입 비중이 31.2%로 전 연령대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30대에 이어서 40대(28.7%)와 50대(19.0%)의 순이었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한 래미안 라클래시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이 몰려 있다./조선DB
    전통적으로 주택 매입 비중이 높은 연령은 취학 자녀를 둔 40대였다. 본격적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기 시작한 올해 4월부터 7월까지는 40대의 매입 비중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한 8월부터 30대 매입 비중이 30.4%로 40대(29.1%)를 추월하기 시작해 3개월 연속해서 매입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2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도 지난달 3.1%를 기록하며 지난 5월(3.3%)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아진 것은 최근 정부의 청약제도 개편으로 가점제 비중이 높아진데다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 가점 당첨이 급격히 높아진 때문이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30대들은 당첨 가점에 도달하려다가는 10년 넘게 기다려도 당첨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기존주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대는 주로 직장과 가까운 도심과 교통여건이 양호한 새 아파트 밀집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별로 30대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로 43.3%에 달했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40대(22.6%)의 약 2배 수준이다. 이어 마포구가 37.3%, 관악구 37.3%, 중구 37.0%, 동대문구 36.3%, 강서구 36.1% 등의 순으로 30대의 비중이 컸다.

    이에 비해 매매가격이 높은 강남권이나 자녀 학군 인기지역은 아직까지 40대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40대 매입 비중이 각각 36.1%, 35.6%로 30대(27.9%, 27.5%)를 압도했다. 학군 수요가 몰리는 양천구도 40대 비중이 39.7%로 30대(27.6%)보다 훨씬 높았다.

    또 지난 8월까지 40대 비중이 높았던 송파구는 지난 9월과 10월에 30대 매입 비중이 각각 32.0%, 29.7%를 기록하며 40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가장 높은 청약 점수를 기록한 시기는 6월∼7월 초로, 당시 최저점이 68점, 평균 가점이 69.7점에 달했다. 이달 초 평균 8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된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평균 당첨 가점이 모든 주택형에서 70점을 넘었고 최고 가점이 79점, 최저 가점이 69점에 달했다.

    청약가점은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으로 점수가 산정되는데 부양가족 3명인 4인 가구는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을 모두 채워야만 69점에 도달할 수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이미윤 차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시세차익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청약가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가점에서 불리한 30대들의 기존주택 매입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청약 가점이 부족한 젊은층 중심으로 '패닉 바잉'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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