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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남인데 평당 2205만원에 맞추라니…"분양가 늪에 빠진 과천지식정보타운

    입력 : 2019.11.21 06:09

    강남 주변 대규모 공공택지지구로 주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던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첫 분양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불투명해졌다.

    아예 몇 년간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하는 단지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과천 지식정보타운 첫 분양 단지인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S6·504가구)’의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과천시와 시공사 대우건설 간 의견 차에 따라 분양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됐다. 이에 인해 8000여 가구에 달하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주택 공급 계획이 전면 수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땅집고]과천지식정보타운 조감도. /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 갈현동 일원 22만3599㎡ 땅에 주택 8000가구를 비롯해 첨단 업무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과천은 강남 주변 수도권 도시 중 강남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지역으로 꼽히고, 물량도 강남권치고는 제법 많았다. 게다가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이기도 하다. 지식정보타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주를 원하는 청약자들이 과천시에 전세로 대거 진입하면서 지난 2년 간 과천시의 기존 재건축 단지 전세금이 경기도 최고 수준(5.94%)으로 급등했다.

    대우건설·태영건설·금호산업 컨소시엄이 과천 지식정보타운 S6블록에 짓는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처음 분양하는 민영주택이다. 지식정보타운에는 민영주택 5필지, 공공주택 2필지의 분양이 예정됐으며 이중 민영주택 4곳을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공급할 예정이다. 나머지 민간분양1필지는 우미·신동아건설이, 공공분양 1필지는 GS건설 금호건설이 각각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첫 분양 단지인 S6블록의 분양이 지연되면 대우건설이 공급하는 나머지 택지 3곳은 물론 다른 민간택지에 분양하는 아파트 1곳과 공공분양(GS건설·금호건설) 1곳 분양도 줄줄이 밀릴 수밖에 없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이 전체 아파트 공사를 완료하고도 상당 기간 입주자를 모집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1평 당 2205만원vs 2600만원

    과천 지식정보타운 주택 용지 이용계획도. / 과천시

    이곳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로 무주택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특히 대우건설이 짓는 첫 분양 단지인 S6블록의 분양 가격은 과천지식정보타운 전체의 아파트의 분양가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될 전망이어서 청약자뿐만 아닌 시공사의 눈길도 쏠려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열린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위원회가 3.3㎡당 2205만원으로 결정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이 분양가는 대우건설이 제시한 3.3㎡(1평)당 2600만원보다 400만원이나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분양심의위원회가 정한 가격은 과천시 평균 아파트 매매시세인 3.3㎡당 3950만원보다 50% 이상 낮다. 수도권 남부 지역 중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민간분양 단지들이 일반적으로 주변 단지와 벌어지는 시세차보다도 차이가 더 크다. 지난 4월 분양한 북위례 ‘계룡리슈빌 퍼스트클래스’의 경우 분양가가 3.3 ㎡당 2179만원으로 당시 주변 지역 시세(3.3 ㎡당 3100만원)의 70% 수준이었다.

    ■대우건설, “임대주택 무상 지원하는데”…과천시 “법적으로 문제 없다”

    분양가가 이처럼 예상치보다 턱 없이 낮게 책정되자,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분양 일정 자체를 중단시켜 버렸다.

    지난달 말 시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양측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분양가심사위원회의 분양가격이 이처럼 낮아진 이유는 기본형 건축비를 산정할 때 대우건설이 제시한 금액보다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분양 심사를 할 때 심의위원회가 기본형 건축비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국토부의 해석이 있어서, 법의 테두리안에서 5% 정도 건축비를 조정했고 가산비도 삭감했다”며 “공공택지인만큼 기업들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가산비란 기본형 건축비의 일정 비율로 추가로 인정되는 비용을 뜻한다.
    [땅집고]지식정보타운 첫 분양단지인 S6블록의 분양심위원회가 제시한 분양가와 과천 재건축 단지 분양가 비교. / 과천시
    대우건설은 공공택지일지라도 민간 분양 아파트인만큼 일정 수준의 수익은 거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따르면 201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민·관 합동 개발에 공동사업자로 대우건설이 참여하면서 S12블록의 택지 조성과 임대 아파트 1400가구를 무상으로 지어주는 대신S1·4·5·6블록을 우선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1조8000억 규모로 이중 절반가량인 9300억원을 대우건설이 부담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런 식이라면 다른 3개 필지 단지도 분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공사는 일단 시작했지만…기약 없는 분양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첫 분양 단지는 물론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다른 아파트 분양도 줄줄이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건설사들도 과천시에서 정하는 가격으로는 분양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보타운에서 분양이 예정된 필지는 공공분양인 S9블록 ‘과천 제이드 자이’(GS건설·647가구)와 S8블록 민간분양(우미·신동아건설·608가구)단지다.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조감도. / 대우건설 컨소시엄

    현재 정보타운에 택지를 분양 받아 이미 대금까지 치른 건설사들은 분양을 하지 않으면 금융 비용만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이미 아파트 건설 공사를 착공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3월부터 S4(공정률 50%)·S6(공정률 20%)블록 공사를 차례로 시작했고 GS건설 역시 올해 6월부터 S9블록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첫 분양 단지의 분양가격을 두고 과천시와 건설사가 맞서면서 과천정보지식타운 전체의 분양 일정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관계자는 “민간분양 단지 분양가가 확정돼야 그 이하 수준으로 공공분양인 S9블록도 가격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우리 사업장도 일정이 보류된 상태”라며 “분양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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