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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빵 뜬 연예인 T, 큰돈 들고 가장 먼저 한 것은…

  •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입력 : 2019.09.30 05:53

    부동산 분야의 책 중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책을 선별해 핵심적인 내용을 추려 독자들에게 ‘땅집고 북스’로 소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부동산 업계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 컨설턴트인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이 펴낸 ‘한국의 부동산 부자들’입니다.

    [땅집고 북스] 신흥 부자와 연예인의 투자 공식이 된 꼬마빌딩

    “사업초기에는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우연찮게 기회를 잡은 중국 진출이 대박이 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죠. 하지만 더 이상 가슴 졸이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임자가 나타나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서울 도심지 빌딩에 투자해볼 생각입니다” (한류 붐을 타고 해외진출로 큰돈을 벌게 된 의류 사업가 D씨)

    서울 테헤란로 일대에 늘어선 대형 오피스. /조선DB

    전통적으로 한국의 부자들은 부동산에 투자하기를 즐겼다. 1970년대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30~40년간 고성장 시대를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부동산에 투자해 큰돈을 벌어봤던 부자들 중 상당수는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도 부동산 투자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신흥 부자는 사업이나 본업으로 큰 돈을 벌어 마지막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공식처럼 자리잡고 있다.

    신흥 부자들은 큰돈을 손에 넣으면 결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식을 따른다. /땅집고

    ■ 신흥 부자들의 투자공식 ‘사업성공→기업매각→빌딩매입’

    2009년 젊은 벤처기업인 H씨는 소셜 커머스업체 오너이자 부동산 투자자로 알려진 유명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온라인 게임으로 초대박을 터뜨려 1500억원 이상의 거금을 손에 쥔 30대 초반 벤처사업가였다. 그는 벌어들인 돈에서 885억원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대형 빌딩을 매입했다.

    당시 업계에서 ‘다윗을 이긴 골리앗’이라고 불렸다. 건물은 20층짜리로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가까운 테헤란로에 있었다. 당시 3.3㎡(1평)당 1350만원에 매입했는데, 금융 위기로 원래 시세(3.3㎡당 2200만원)보다 20~30%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 들어설 GBC 조감도. /서울시

    최근 지하철 삼성역 일대에 ‘한전부지 개발(GBC)’과 서울시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이 이슈로 떠오르며 강남 노른자 땅이 된 것을 고려하면, 매수 타이밍이 아주 탁월했다. 성공가도를 달린 이후 적절한 시기에 그동안의 전 재산을 과감히 처분한 것으로, 신흥 부자의 첫걸음이 된 셈이다.

    현재 이 빌딩은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크게 올랐다. 현재 시세는 2500억~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 시세보다 비싸도 OK…빌딩 사냥은 계속된다

    지난해 하반기 모 일간지에 눈에 띄는 기사가 떴다. 바로 2018년 포브스코리아 선정 ‘한국의 50대 부자’에 깜짝 등장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남대문에서 화장품을 팔아 1조원을 모은 L회장(46)이다.

    그는 젊은 시절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매니큐어와 화장품 소매업을 시작으로 뷰티 사업에 뛰어들었고 1999년 정식 화장품 회사를 설립해 병원 등에 에스테틱 화장품을 본격 납품했다. 2012년 이후 중국 시장에도 진출해 더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L회장이 기업을 1조원에 매각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 대로변 빌딩. /조선DB

    이후 그는 지난해 강남구 논현동 가로수길 맞은편에 지상 4층짜리 상가빌딩을 780억원에 사들였다. 3.3㎡당 1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는 매매계약 당일 대금을 완납해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보여줬는데, 업계에서는 시세보다 다소 비싸게 사들였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강력한 매입 의지를 보였던 이유는 최근 신사역 일대 빌딩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인데다가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이라는 초대형 호재가 선반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선 예정 노선도. /조선DB

    한국 50대 부자라는 여러 인물 중 L씨에게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그가 중소기업을 키워 자본 시장에서 빠져나온 이후 빌딩에 돈을 묻어두는 자수성가형 신흥 부자들의 전형적인 공식을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그의 사업노하우만큼이나 부동산 투자 노하우도 탁월했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 연예인 단골 투자처 ‘꼬마빌딩’…안전자산으로 자리잡아

    최근 연예인들의 꼬마빌딩 매입 열풍도 부자들의 투자 공식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뒤늦게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 T씨는 최근 개봉한 3~4편의 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큰돈을 손에 쥐었다. 평생 큰 돈을 만져보거나 굴려본 적이 없던 그는 번 돈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는 우연찮게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에게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상담받으면서 현금성 보유자금 50억원 중 일부는 예금과 펀드, 보험에 넣고 나머지는 월세가 잘 나오는 꼬마빌딩에 투자하라고 들었다.

    꼬마빌딩은 T씨처럼 갑자기 큰 돈을 벌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부자들에게 최적의 상품이다. 주식처럼 변동성이 큰 투자형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시중은행 정기 예금 금리(연 2~3%대)를 크게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T씨 외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도심지 주요 상권 내 입지한 꼬마빌딩을 선호하는 이유는 꼬마빌딩이 이제는 안전자산으로 자리잡았다는 증거다.

    서울 홍대입구역 상가. /김리영 기자

    T씨가 얼마 전 매입한 꼬마빌딩은 서울 홍대상권의 35억원짜리 상가건물이었다. 1989년 준공해 노후했지만 1년 전 증축 겸 대수선 공사로 임차인까지 바꾼 상태였다. 보증금 1억5000만원에 매월 1200만원을 받을 수 있어 비교적 높은 임대수익률(연 4.3%)을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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