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9.26 05:07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대단지 아파트 ‘리센츠’는 이달 들어 전셋집을 구하러 오는 세입자들이 부쩍 늘었다. 보증금도 오르는 추세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8억8000만~9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등재된 전세보증금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7월과 비교하면 호가가 3000만원 정도 올랐다. 잠실동 S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매매보다는 전세를 찾는 분들이 많다”며 “여름에만 해도 8억2000만원대 급매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뿐 아니라 비강남권에서도 9월 들어 전세금이 곳곳에서 상승세로 바뀌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전세금은 최근 7억3000만원까지 올라 2달 전보다 3000만~4000만원 높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 전세는 연초 입주물량 증가로 6억원대까지 하락했으나 현재는 3억원 높은 9억원에 달한다.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가 심상찮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전세금은 0.04% 올라 7월 첫째 주(0.01%) 이후 12주째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줄곧 하락했던 서울 전세금이 7월(0.04%) 반등한 이후 8월(0.12%)을 거쳐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 뿐 아니라 비강남권에서도 9월 들어 전세금이 곳곳에서 상승세로 바뀌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전세금은 최근 7억3000만원까지 올라 2달 전보다 3000만~4000만원 높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 전세는 연초 입주물량 증가로 6억원대까지 하락했으나 현재는 3억원 높은 9억원에 달한다.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가 심상찮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전세금은 0.04% 올라 7월 첫째 주(0.01%) 이후 12주째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줄곧 하락했던 서울 전세금이 7월(0.04%) 반등한 이후 8월(0.12%)을 거쳐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만 해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역(逆) 전세난을 우려하던 것과 정반대로 오히려 신축 아파트가 전세금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의 준공시기 별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는 준공 5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가 0.06%로 가장 높았고, 준공 5~10년은 0.04%로 두 번째였다. 신규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입주물량 부담을 소화할 정도로 강한데다 최근 금리 인하, 그리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려는 주택 수요 층의 전세 선택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 헬리오시티, 그라시움 대단지 입주에도…전세금 ‘굳건’
■ 헬리오시티, 그라시움 대단지 입주에도…전세금 ‘굳건’
지난해 말 입주한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대단지 ‘헬리오시티’(9510가구)는 워낙 단지 규모가 커 서울 아파트 전세금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헬리오시티’발 전세금 하락 효과는 6개월도 가지 않았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전세금은 지난 7월부터 8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1월 최저가였던 6억2000만원에 비하면 6개월만에 2억3000만원 올라 입주 이전 수준의 가격을 회복한 것이다.
올해부터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시작하는 강동구 역시 우려했던 전세금 폭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4932가구 규모의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전세금 호가는 전용면적 59㎡가 4억원, 84㎡가 5억~6억원 수준으로, 지난 6월 대비 하락 폭이 3000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 명일역솔베뉴’(1900가구)는 59㎡가 4억~5억원, 84㎡가 6억~6억5000만원 수준에서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 분양가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정부 개입이 시장 왜곡 낳는다
올 가을 서울 아파트 전세금 상승세의 배경에는 정부가 끌어 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상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전세금이 안정세를 보이거나 하락세를 보여야 하는데, 정부가 반(反)시장적 규제를 쏟아내면서 전세금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간 서울 아파트 입주 가구수는2018년4만4000가구, 2019년4만5000가구로 예년에 비해1만가구 이상 많았다. 통상적으로 입주 물량이 많을 때에는 전세가 오르기 어렵다.
지난 9·13 대책에서 1주택자 비과세 요건을 ‘2년 보유’에서 ‘2년 거주’로 바꾼 것이 한 예다. 송파구 A 중개업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조합원이나 일반분양자 중 상당수가 전셋집을 내놓는 대신 직접 입주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 생각보다 전셋집 공급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증금 수억원짜리 전셋집에 사는 주택 예비 수요자들 중 상당수는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 때문에 주택 매입을 보류하고 있고, 이는 다시 전세 수요를 증가 시키고 있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까지 발표됐으므로 저렴한 분양 아파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매매를 미루는 예비 수요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아파트 매입 능력이 있는 세입자들이 전세에 머물면서 서민층 전세금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추진에 합의함에 따라 단기적인 전세금 불안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 계약이 끝난 임차인이 재계약을 요구하면 임대인이 갱신해줘야 하는 제도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인이 3~4년치 임대료 상승분을 전세금에 미리 반영해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전·월세 공급이 줄어들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