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9.25 00:43
[땅집GO] 양양 고속도로 개통2년
- 과거엔 둘다 수도권서 '먼 곳'
태백, 여름에도 30도 안 넘고 겨울엔 스키장 등 놀거리 많지만 가는 길 험한 탓에 관광객 외면
양양, 서울서 4시간→2시간30분… 줄어들던 인구 16년만에 늘어나
지난달 22일 강원도 태백시 문곡동. 해발 고도 600m가 넘는 태백산 자락에서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 계단식 논처럼 산을 평탄하게 깎아서 만든 '고원 축구장' 3곳이 줄지어 보였다. 이날 태백에서는 전국 78개 대학 축구팀 3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학 축구 대회가 한창이었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태백은 스포츠인들에게는 여름철 스포츠 대회의 성지(聖地)로 통한다. 해발 고도가 높아 올여름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거의 없었을 만큼 시원하기 때문이다.
태백·영월·정선 등 태백산맥 자락의 강원 남부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봄가을에는 태백산 등산, 여름에는 고원 스포츠·래프팅·자연 휴양림, 겨울철에는 눈 축제·스키장 등 즐길거리도 많다. 태백은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 '태백산 눈 축제', 영월은 '동강 뗏목 축제' 등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태백·영월·정선 등 태백산맥 자락의 강원 남부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봄가을에는 태백산 등산, 여름에는 고원 스포츠·래프팅·자연 휴양림, 겨울철에는 눈 축제·스키장 등 즐길거리도 많다. 태백은 '한강·낙동강 발원지 축제' '태백산 눈 축제', 영월은 '동강 뗏목 축제' 등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홍보해도 이 지역은 일반 국민에겐 그냥 '먼 곳'이다. 지난해 태백을 찾은 관광객은 약 350만명, 영월은 약 180만명이다. 그나마 관광객이 많은 태백도 강릉시(1900만명), 속초시(1700만명)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홍천군(560만명), 원주시(560만명) 등 내륙보다도 적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 답은 교통이다. 태백은 시 단위 지자체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1시간 이내로 닿는 고속도로가 없다. 충남 서산에서 태백을 지나 강원 삼척으로 이어지는 국도 38호선(왕복 4차로)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고도 차이가 심하고 급커브가 많다 보니 관광객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태백시 관계자는 "태백의 관광 자원이 동해안권 도시나 홍천·원주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데, 결국 교통이 문제"라며 "고속도로가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태백·영월 등 강원 남부 지역과 달리 최근 2~3년 새 양양은 전국 '서핑 1번지'로 떠올랐다. 양양도 태백·영월처럼 국도만 있고 고속도로가 없어 수도권에선 심리적으로 '먼 곳'이었다. 그러나 2017년 6월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이후 180도 달라졌다. 서울에서 4시간 정도 걸리던 거리가 2시간 30분대로 단축된 것. 양양은 고속도로 개통 이후 산업이 살아나고 균형 발전의 수혜도 톡톡히 보고 있다. 무엇보다 2002년 이후 15년째 줄어들던 인구가 2018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단지 1곳보다 적은 인구(2만7000명)에 불과한 양양에 고속도로가 놓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가 낙후 지역에도 교통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지역 균형 발전' 논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1990년대 '제1차 도로정비 기본 계획'을 통해, 국가 간선도로(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건설의 밑그림을 그렸다.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방사환상(放射環狀·뻗어나가고 순환하는)형 도로망과 전국 어디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격자형 도로망이다. 이 중 격자형 도로망 계획은 이른바 '7×9 국가 간선도로망 계획'이란 이름으로 남북 7개, 동서 9개 축의 간선도로를 놓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7×9 계획'의 고속도로 총 6400㎞ 중 800㎞는 아직도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서 6축에 해당하는 경기 평택~강원 삼척 간 고속도로다. 2015년까지 평택~제천 구간만 일부 개통했고, 나머지 제천~삼척 구간은 계획이 나온 지 20년 넘도록 예비타당성 조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인구가 적어 예상 사업비(4조원)에 비해 경제성이 확실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은 "정치 논리로 경남과 호남에는 중복 투자 논란이 일 정도로 과도한 교통 인프라 투자를 하고, '표'가 적은 강원 남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나마 정부는 올 들어 지방 사회 기반 시설의 경우 경제성 평가만이 아니라 균형 발전 평가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제천~영월 구간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올렸다. 류한우 평택~삼척 동서고속도로 추진협의회장(충북 단양군수)은 "1980년대까지 국내 산업 발전의 기반을 제공했던 탄광 산업이 몰락한 후 지역을 살릴 방법은 관광산업밖에 없다"며 "국토 균형 발전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라도 평택~삼척 고속도로 나머지 구간 공사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 답은 교통이다. 태백은 시 단위 지자체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1시간 이내로 닿는 고속도로가 없다. 충남 서산에서 태백을 지나 강원 삼척으로 이어지는 국도 38호선(왕복 4차로)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고도 차이가 심하고 급커브가 많다 보니 관광객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태백시 관계자는 "태백의 관광 자원이 동해안권 도시나 홍천·원주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데, 결국 교통이 문제"라며 "고속도로가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쉽다"고 했다.
태백·영월 등 강원 남부 지역과 달리 최근 2~3년 새 양양은 전국 '서핑 1번지'로 떠올랐다. 양양도 태백·영월처럼 국도만 있고 고속도로가 없어 수도권에선 심리적으로 '먼 곳'이었다. 그러나 2017년 6월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이후 180도 달라졌다. 서울에서 4시간 정도 걸리던 거리가 2시간 30분대로 단축된 것. 양양은 고속도로 개통 이후 산업이 살아나고 균형 발전의 수혜도 톡톡히 보고 있다. 무엇보다 2002년 이후 15년째 줄어들던 인구가 2018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단지 1곳보다 적은 인구(2만7000명)에 불과한 양양에 고속도로가 놓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가 낙후 지역에도 교통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지역 균형 발전' 논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1990년대 '제1차 도로정비 기본 계획'을 통해, 국가 간선도로(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건설의 밑그림을 그렸다.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방사환상(放射環狀·뻗어나가고 순환하는)형 도로망과 전국 어디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격자형 도로망이다. 이 중 격자형 도로망 계획은 이른바 '7×9 국가 간선도로망 계획'이란 이름으로 남북 7개, 동서 9개 축의 간선도로를 놓는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7×9 계획'의 고속도로 총 6400㎞ 중 800㎞는 아직도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서 6축에 해당하는 경기 평택~강원 삼척 간 고속도로다. 2015년까지 평택~제천 구간만 일부 개통했고, 나머지 제천~삼척 구간은 계획이 나온 지 20년 넘도록 예비타당성 조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인구가 적어 예상 사업비(4조원)에 비해 경제성이 확실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은 "정치 논리로 경남과 호남에는 중복 투자 논란이 일 정도로 과도한 교통 인프라 투자를 하고, '표'가 적은 강원 남부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나마 정부는 올 들어 지방 사회 기반 시설의 경우 경제성 평가만이 아니라 균형 발전 평가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제천~영월 구간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올렸다. 류한우 평택~삼척 동서고속도로 추진협의회장(충북 단양군수)은 "1980년대까지 국내 산업 발전의 기반을 제공했던 탄광 산업이 몰락한 후 지역을 살릴 방법은 관광산업밖에 없다"며 "국토 균형 발전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라도 평택~삼척 고속도로 나머지 구간 공사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