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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살아보세요"…요즘 부쩍 늘고 있다는 분양방식

    입력 : 2019.09.03 05:59

    일반분양에서 '4년 전세 후 분양'으로 변경한 충북 청주 '오송역 동아 라이크텐'. /홈페이지 캡쳐

    지난해 6월 동아건설사업이 충북 청주에 공급한 ‘오송역 동아 라이크텐’. 970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데 341명만 접수했고, 이후 미계약물량이 대거 발생하면서 93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결국 청약을 접수한지 2개월만에 4년 동안 전세로 임대한 후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3월 대전 도안신도시에 공급한 ‘대전 아이파크시티’도 총 2560가구 중 600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대신 ‘4년 전세 후 분양’ 방식을 택했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도시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건설사들이 ‘선임대-후분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른바 ‘전세 분양’으로, 수요자들에게 일단 전세로 임대한 후 계약 기간이 끝난 시점에 분양하는 방식이다. 전세 분양 아파트는 통상 전세기간이 만료된 이후 전세 세입자를 대상으로 우선 분양권을 준다. 통상 분양 전환 시점의 시세보다는 다소 낮게 분양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주택경기 침체기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충북 청주에 공급하는 '오송 동아 라이크텐'은 미분양을 우려해 일반분양에서 전세 후 분양으로 변경했다. /동아건설

    실제로 전세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는 주택경기가 위축된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다. 충북 청주 ‘오송 동아 라이크텐’은 분양에 나선지 약 두 달만인 지난해 3월 임대로 전환, 4년짜리 전세 세입자 모집에 나섰다. 충남 아산 ‘아산 우방 배방 아이유쉘’과 경기 양주신도시 ‘세영 리첼 레이크파크’도 일반분양했다가 전세 후 분양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미분양 해소하려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 후 분양’하는 건설사들

    우선 전세로 살아본 뒤, 분양전환 시기에 주어지는 우선분양권을 활용해 분양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땅집고

    보통 ‘전세 후 분양’은 전세 보증금을 분양가의 70~90% 수준으로 책정한다. 건설사 입장에선 어차피 미분양이 된 아파트를 비워두는 것보다 전세금이라도 받아 놓으면 일정 부분 자금을 회수 할 수 있고,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 살아보고 분양 받을 수 있어

    반면 전세 후 분양은 소비자 입장에선 딱히 손해볼 것은 없는 제도다. 첫째, 전세금 정도만 내고 살다가 분양 전환 시점에 가격이 적당하다고 판단하면 분양을 받으면 되기 때문에 선택권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통상 임대 후 분양은 2~4년 정도 전세를 놓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이 아닌 건설사들이 전세를 놓기 때문에 전세 시세가 조금 올랐다고 해서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셋째, 본인이 살 아파트에 전세금만 내고 일단 2년 정도 살아 보면서 주변 환경과 아파트 건축 상태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에 들어선 목조 전원주택단지 '북한강 동연재'. /드림인사이트코리아

    전세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사업장이 늘면서 아파트 뿐 아니라 전원주택을 전세 후 분양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경기 가평군 남이섬 인근의 전원주택 ‘북한강 동연재’는 전체 154가구 중 10가구를 2년 혹은 4년간 전세임대한 후 분양한다. 동연재 분양 회사 관계자는 “보통 전원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재산 가치를 형성하기까지 시간이 올래 걸리는데, 전세로 살아보는 동안 가격 추이를 파악한 뒤 주택 매입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전원 주택에 살고 싶지만, 투자 수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요즘처럼 지방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전세 후 분양’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다만, 신규 주택 시장이 일시적으로 침체된 경우라면 분양 전환 시점에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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