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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오피스텔 수두룩해도 공실 없는 이유는

  •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입력 : 2019.09.02 07:41

    부동산 분야의 책 중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책을 선별해 핵심적인 내용을 추려 독자들에게 ‘땅집고 북스’로 소개해드립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책은 부동산 입지 분석 전문가로 활동하는 김학렬 더리서치그룹부동산조사연구소장이 펴낸 ‘수도권 알짜부동산 답사기(지혜로)’입니다.

    [땅집고 북스] 서울 중의 서울, 종로

    ■ ‘도로원표’를 아시나요?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상단을 보면 ‘상행선 서울 기준 ○○km, 하행선 부산 기준 ○○km’하는 표식이 있는데, 그 시작이 되는 기준점을 바로 도로원표라고 합니다. 이를 중심으로 서울과 우리나라의 다른 도시간 거리뿐만 아니라 도쿄, 베이징,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도시까지의 거리도 산정합니다. 대한민국의 기준을 세워주는 이 도로원표가 종로구 세종로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모든 도로의 기점이자 종점이며, 종로가 우리 국토의 중심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요.

    도로원표.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 과거, 그리고 현재의 중심지

    종로구는 조선 건국 후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 (1394년)한 이래 오늘날까지 약 1000여 년 동안 국가의 중심지역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치·행정·문화·기업·상업 등 모든 분야에서 말이죠. 조선시대에는 한양으로 드나들려면 4대문과 4소문을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현재 이곳에는 청와대와 정부청사가 있고, 각종 대기업 본사들이 모여 있으며, 세종문화회관과 대학로 인근 각종 문화시설들은 밀집해 있습니다. 이처럼 종로는 비록 과거와 모습은 달라졌지만, 도시로서의 핵심 기능에 있어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종로 보신각.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청와대.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 과거와 현재가 매력적으로 공존하는 곳

    종로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연령대를 불문하고 가장 많은 사람이 통행하고, 생활하고, 일하는 것 중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유일한 지역’ 이라 하겠습니다.

    종로구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북악산과 인왕산이 있고,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사직단, 동대문 등 수많은 문화유산과 전통 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어 고풍스런 느낌을 줍니다. 반면 세종로, 신문로, 종로, 청계천의 고층빌딩을 바라보고 있으면 참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죠. 이렇게 종로는 신구(新舊) 건축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이 광경을 일상적으로 보기 때문에 별 감흥이 없지만, 서울로 관광을 온 외국인들은 오래된 궁과 고층 빌딩이 함께 보이는 장면을 보고 감탄을 쏟아내곤 합니다.

    이런 오묘한 매력이 어필했는지, 종로의 현재 상주인구는 20만명도 채 되지 않지만 주간활동인구는 관광객을 제외하고도 200만명이 넘어, 집객력은 가히 최고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수궁과 서울시청.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 정치적으로 중요한 건물, 철통 보안을 갖춘 곳

    정치적으로 중요한 건물이 있는 지역을 주목하세요. 이 건물을 중심으로 지역의 모든 시설들이 계획되고 배치가 되기 때문인데요. 이는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지역들도 마찬가지이니, 각자 사는 곳의 중심건물이 어디인지 한 번 파악해 보시고 그 주변 배치들을 이해하시면 아주 유용하실 겁니다.

    보안이 좋은 곳은 인기가 많습니다. 주거지역이든 상업지역이든 보안이 잘된 입지가 좋습니다. 고급 주거시설은 일반 주거시설보다 보안비용을 무려 5배 이상 지출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보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이죠. 하지만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철통 보안의 혜택을 누리는 곳이 있습니다. 청와대 인근과 대사관 등 외국 공관 인근이 그렇고, 대기업 본사 주변도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 주택 인근도 그런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종로구 주택 대부분이 낡았지만 여성분들의 임차 수요가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죠.

    특별한 역사가 있는 지역은 새로운 분야의 침투가 어렵습니다. 종로는 수백 년간 쌓여온 삶의 역사가 있는 지역입니다. 이런 지역은 새로운 분야의 부동산이 개발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곳에서는 유사한 업종이지만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공략하거나, 틈새시장이 있는 인근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주거지 부족하고 수요 많아…종로 위상 계속될 것

    종로에는 대규모 주거단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대단지 아파트로 말씀드릴 수 있는 곳이 사직동에 있는 스페이스본과 교남동의 경희궁자이인데요. 특히 스페이스본은 전통 골목 문화가 있던 '하꼬방', 즉 판자촌이었던 사직1구역을 재개발한 사례입니다. 제가 부동산 조사를 담당했던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있는 사직2구역도 정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직도 종로구에는 골목 문화가 남아있는 곳들이 많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사직동과 청운효자동이 그렇습니다. 또한 사직동 옆의 행촌동에는 대부분 다세대주택만 있는데요. 집과 집 사이가 거의 붙어있어 창문으로 서로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 교통 편리성과 보안이 좋고 조용한 매력이 있어 전·월세 인기 지역인 곳입니다.

    종로구에는 이렇게 상대적으로 낙후된 주거시설도 있지만, 오피스텔도 참 많습니다. 각종 언론사와 관공서, 기업들이 있어 오피스텔 수요가 많으며, 그 수많은 오피스텔 가운데 공실이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최근에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급증하여 서울 시내의 호텔 등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예전에는 레지던스만 단기 숙박용도로 활용했는데, 요즘은 오피스텔과 주상복합들이 숙박시설로 전용하여 쓰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이처럼 종로는 오피스텔 수요가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오피스텔 투자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는 참 좋은 지역입니다. 더구나 오피스텔의 매매가와 임대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몇 안 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부동산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느냐가 그 땅이 가지고 있는 힘입니다. 조선시대부터 사람들이 오가고, 생활하고 있는 종로구는 그런 힘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최근에는 외국 관광객들까지 가세해 더욱 대단한 곳이 되어 가고 있고요. 결국 청와대와 각종 업무시설이 이전되지 않는 한, 종로구의 위상은 지속될 것입니다.

    종로구 재개발ㆍ재건축 진행상황.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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