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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2020년부터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입력 : 2019.08.09 04:44

    [땅집고 북스]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20년부터 하락하는 이유

    부동산 분야의 책 중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책을 선별해 핵심적인 내용을 추려 독자들에게 ‘땅집고 북스’로 소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책은 ‘증권가의 부동산 분석 전문가’로 유명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펴낸 ‘다시 부동산을 생각한다(라이프런)’입니다. 필자는 2013년 전문가들 중 가장 이른 시점에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언해 주목받았던 인물이지만, 작년 9월 부터는 정부의 규제 정책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으로 선회했습니다. 아래는 그 원인을 주택·택지 공급량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글입니다.


    2013~2018년, 지난 6년간의 부동산 시장을 돌이켜보면 상승 일변도였던 것 같지만 사실 중간에 아주 중요한 변곡점이 한 번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첫해인 2013년 ‘4·1 부동산 대책’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2기 신도시 이후 택지 개발 예정지를 더 이상 지정하지 않고, 보금자리주택을 연 7만가구에서 2만 가구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공급 감소가 핵심이었다.

    2013 년 경기 회복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 시작했는데, 주택 가격 추이에서 보여주듯 전국의 집값 상승률이 서울시를 앞설 정도로 지방의 상승세가 확연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자 수요 공급의 원리로 자연스레 공급 증가가 잇따랐다.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분양 물량을 쏟아냈고, 2015년에 정점을 찍는다.
    연도별 분양 물량 추이. 2013~2015년 주택 가격 상승기에 개발 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채상욱 애널리스트

    분양의 경우 신도시(택지 개발·도시 개발)로 공급하는 개발 분양과 구도심을 재건축·재개발 하는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연도별 분양 추이에서 보듯이, 2013~2015년의 주택 가격 회복기에 주택 분양이 빠르게 탄력적으로 공급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은 그 특성상 비탄력적인 재화다. 집이라는 재화는 가격이 뛴다고 해서 쉽게 공급하기 어려운 물건이라는 말이다. 택지부터 인허가 등을 거쳐서 실제 준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아파트의 경우 시공 기간만 2년반~3년이 걸리고, 사업 계획, 토지확보 등의 기간까지 고려하면 5~6년이 넘어가기 일쑤다. 그럼 어떻게 2013~2015년엔 그렇게 탄력적으로 빠르게 시장 수요에 맞춰서 분양을 늘릴 수 있었던 걸까?

    연도별 택지 신규 지정과 공급량. 2000년대 초반 대규모로 지정된 택지가 2011년까지 공급됐고 이 때 공급된 택지가 2013~2015년 분양 물량 증가로 나타났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택지를 이미 오래전부터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즉, 쌓아둔 택지가 있었으므로 2013~2015년에 이를 소진하면서 수요에 맞춰 늘릴 수 있었다. 도표와 같이 택지는 2004년부터 2기 신도시 공급을 위해서 큰 폭으로 공급량이 늘어났었고 2011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공급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약 7년여에 걸쳐 대규모로 공급했던 방대한 택지들이 쌓여 있었다. 이 택지 물량을 2013~2015년의 주택 가격 상승기에 분양을 통해 소진했다.

    2016년, 드디어 변곡점이 발생한다. 전체 분양 중 개발 분양이 2015년의 37만 가구에서 30만3000가구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2004~2010년에 공급했던 막대한 택지 재고가 소진됐음을 의미한다. 가격은 오르는데 공급이 따라붙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자 주택 시장은 아주 기민하게 움직였다. 역시 가장 민감한 것은 가격이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아파트 단지들. 신도시에 대규모로 공급된 아파트는 서울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조선DB

    2016년부터 서울·부산·대구로 대표되는 구도심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2013~2015년의 3년간은 평온하게 전국적으로 완연한 상승이었으나, 2016년부터는 소위 서울의 ‘부동산 랠리’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4·1 대책이 예고한 ‘신도시 개발 중단’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주택 수요는 존재하는데 주택을 지을 땅이 없다면 당연히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구도심 정비사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2016년부터 구도심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

    지역별 주택 가격 변화 추이. 연도별 분양 물량이 감소하는 2016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의 주택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채상욱 애널리스트

    그리고 2016~2018년에 걸쳐, 서울시는 구도심에서도 왕 중의 왕이었고 쉼 없이 가격이 상승했다. 지나고 보면 2013~2018년 6년에 걸친 상승장이었으나, 2016년에 택지 소진이 야기한 개발 분양의 감소가 중요한 변곡점이었던 것이다.

    2018년 11월, 정부는 3기 신도시 후보 지역으로 남양주 왕숙지구 와 하남 교산지구 등을 포함해서 신도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택지 개발부터 주택 공급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당장 공급이 이뤄질수는 없다. 부동산은 늘 그렇듯 비탄력적이다. 그러나 2011년부터 사실상 공급량이 종전 대비 3분의 1 수준을 겨우 유지해온 택지 개발과 공급 물량이 2020년을 전후로 다시 증가할 것이다. 이는 다시 자연스럽게 분양 시장에서 개발 분양의 증가로 연결된다. 그렇게 구도심 강세를 주도했던 특별한 요인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부동산은 매년 경기에 민감한듯 보이지만, 실상은 경기의 주된 변곡점마다 정부 정책이 반드시 등장했다. 너무 과열되면 냉각시키고, 너무 냉각되면 다시 과열을 위한 정책을 썼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다지만 정부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부동산에서의 철칙 또한 진리다.

    2020년 전후로 택지 개발 공급 물량이 증가하고, 정부의 강한 규제 정책의 효과가 만들어낸 세그먼트(분절)로 인해 85㎡ 초과 혹은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들에는 투자 수요가 차단되었다. 매수가 사라지면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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