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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끝내주는 하천 옆 전원주택 사지 말라는데…"

  •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입력 : 2019.07.27 08:03 | 수정 : 2019.07.29 10:11

    [고준석의 경매시크릿] 신축 전원주택 경매에 나왔는데…왜 사지 말라는 걸까?

    경매에 나온 경기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 2층 전원주택(여주지원 2018-5343-1). /PBS경매

    대학교수 A(66)씨는 정년 퇴직 후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경기도 외곽에 있는 주택을 경매로 싸게 매수해 볼 계획이다. 그러던 중 경기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에 있는 2층짜리 전원주택(여주지원 2018-5343-1)을 발견했다. 경매로 나왔다가 한 번 유찰돼 다음달 14일 2차매각기일을 앞두고 있다. 최저입찰가는 최초감정가의 70% 수준인 4억563만원이었다. 대지면적 609㎡(184평), 건물면적 260.85㎡(79평)이라 넉넉한 크기의 집인데다가 지하철 경의중앙선 오빈역까지 580m 정도 떨어져 있어 서울을 오가기에도 좋아보였다.

    최저입찰가가 최초감정가보다 30% 저렴하고,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는 없는 깔끔한 주택이었다. /신한옥션SA

    등기부를 보니 1~4순위까지 근저당권, 5순위 경매개시결정(임의경매) 순이었다. 등기부에 공시되는 모든 권리는 경매로 소멸한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도 없어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는 하나도 없었다. A씨는 경매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 지난주 아내와 함께 현장탐방까지 마쳤다. 2015년에 신축해 주변 건물과 비교하면 상태가 매우 양호해 보였다. 그런데 한평생 서울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A씨는 전원주택을 매수할 때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또 전원주택도 아파트처럼 미래가치를 기대해볼 수 있는지도 알고 싶어졌다.

    전원주택을 고르는 기준. /이지은 기자

    많은 은퇴자들이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막상 준비해 보면 주택을 고르는 일부터 만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교외 주택이라면 계곡이나 하천 저수지에서 떨어진 곳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안전하다. 경사가 심한 곳에 지은 주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이런 집은 축대(토사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쌓아올린 벽)를 쌓은 곳에 지어지는데, 악천후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집 크기는 어느 정도가 좋을까. 전원주택은 소형(전용면적 60㎡ 이하)일수록 좋다. 면적이 너무 크면 관리하기가 힘들 뿐더러 여름과 겨울철에 관리비도 많이 나와서다. 위치가 고민된다면 되도록 마을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골라야 좋다. 그래야 동네 사람들과 쉽게 어우러질 수 있다. 서울 접근성도 중요하다. 종합병원이나 문화생활 시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다.

    A씨가 관심을 가진 전원주택은 축대를 쌓아 올린 땅에 지었다. /이지은 기자

    A씨가 관심을 가진 양평 전원주택의 경우 지은지 4년된 신축 주택이서 집 안에서 생활하기에는 좋을 수 있다. 서울로 가는 지하철역도 가깝고, 마을 안에 있는 것도 장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 사진을 확인해 보면 경사를 메꾸려고 축대를 쌓은 땅 위에 지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해야 하는 것. 배우자와 둘이 생활하기에는 너무 넓은 집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고 무조건 주택부터 장만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뜻밖의 복병인 ‘고독’과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노년에 외로움과 쓸쓸함에 빠지기 쉬운 것. 따라서 적어도 2~3년 정도는 텃밭이 딸린 집을 전세로 마련해 서울을 오가며 살아보자. 이 기간 동안 외로움을 극복할 자신이 없다면 전원생활에 대한 열망은 접어야 한다. 잘 적응했다면 이 때는 전원주택을 장만해도 된다. 다만 전원주택은 미래가치를 기대하기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이므로, 투자나 자산 관리에는 별 다른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건물 한번 올리고나면 10년은 늙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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