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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살겠다" 집값 올라도 집 떠나는 북촌 주민들

    입력 : 2019.07.07 05:43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은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 /위키백과

    특정 지역에 살던 원주민이 임대료 상승 등의 이유로 원치 않게 이주하는 현상을 이른바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 또 다른 종류의 젠트리피케이션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바로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주택지가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기존에 살던 주민들이 집을 떠나는 현상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옥이 밀집해 관광명소가 된 서울 종로 ‘서촌’. ‘북촌’ 등지에서 이런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한옥 2000여 채가 밀집한 북촌과 서촌은 2000년대 이후 각종 온라인 매체와 방송을 통해 속칭 핫플레이스로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네가 유명해질수록 주택 수와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가회동 일대 인구와 가구 수 추이. /종로구청

    주거용으로 쓰던 한옥이 게스트하우스 등 상업용 건물로 속속 바뀌고 주거 환경은 점점 나빠졌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쓰레기와 소음, 흡연 피해에 시달렸을뿐만 아니라 집에 무단침입하는 관광객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물론 주택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북촌 일대는 1996~2000년 개별 공시지가가 1㎡당 평균 약 3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현재 재동·계동·가회동 일대는 1㎡당 평균 800만원이다.

    주거비가 상승하면서 생활과 밀착형 업종은 폐업하고 관광객을 위한 상업시설만 늘어나면서 주거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이 있는 북촌로 11길 일대 단독주택 전세보증금 추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센터장은 “한옥마을뿐만 아니라 벽화마을처럼 유명세를 탄 주택가에서는 어김없이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도시재생 등으로 지역을 활성화하기 전에 원주민들이 지역을 떠나는 부작용을 막는 대책도 함께 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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