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29 05:24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해 보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시리즈 두번째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대장지구에 분양하는 마지막 단지다.
[디스(this) 아파트] 판교 대장지구 제일풍경채
[디스(this) 아파트] 판교 대장지구 제일풍경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2만467㎡에 조성 중인 ‘판교 대장지구.’ 총 6000여가구 규모로 계획된 도시개발사업지역이다. 판교 인구와 인프라를 분산하기 위해 계획돼 일명 ‘미니 판교’라고 불리기도 한다.
판교는 ‘아파트 분양 불패(不敗)’ 지역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미니 판교라는 별칭만큼 입지가 좋아 아파트를 공급하면 청약자가 구름처럼 모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올 1월 분양한 3개 아파트 청약 성적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모든 단지에서 미계약 가구가 발생했고 경쟁률도 위례신도시 등 타 지역보다 훨씬 낮았다.
오는 28일 대장지구에서는 마지막 민간아파트가 공급된다. 제일건설이 A5·7·8블록에 짓는 ‘판교대장지구 제일풍경채’다. 이 아파트는 그 동안 약세를 거듭했던 대장지구의 막판 반전이 될 수 있을까. 땅집고가 이 단지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봤다.
■ 분당·판교 생활권 공유할 수 있을까?
대장지구는 ‘판교’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실제 판교 위치와는 제법 떨어져 있다. 판교는 태봉산 자락에 있는 남서울CC가 남쪽 경계인데, 대장지구는 산너머다. 분당·판교와 직선거리 3㎞ 안팎, 자동차를 타면 5㎞ 정도 이동해야 한다. 지하철은 없다. 따라서 전철로 서울 강남 출퇴근이 가능한 판교와는 거리가 멀다.
서판교에는 월곶판교선 서판교역(예정)이, 분당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성남역(예정)이 지난다. 지하철역까지 차로 20분쯤 이동해야 이용할 수 있다. 부지 주변은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도로망도 많지 않다.
올 초 대장지구에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판교 중심지역보다 훨씬 저렴했지만, 청약 성적이 저조했던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분양가가 3.3㎡ (1평)당 2100만~2400만원대로 판교동 아파트 매매가격(3.3㎡ 당 2910만원)보다 500만원 이상 낮았다. 청약경쟁률이 수십, 수백 대 1에 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쟁률은 대부분 한자릿수에 그쳤다.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 A6블록 128㎡ 주택형은 21가구가 1·2순위 청약에서 미분양됐고, 나머지 단지도 수십 가구 씩 미계약 물량이 발생했다.
■ 모든 가구가 남향·4베이 판상형…송전탑 먼 것도 장점
대장지구는 판교 중심지역과 비교하면 입지 경쟁력은 확실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번에 분양하는 제일풍경채 단지 자체의 설계와 향(向)은 우수한 편이다. 이 아파트는 지상 20층 15개동에 총 1033가구다. 주택형은 84㎡(이하 전용면적)로만 구성된다. 판교 대장지구 한 가운데 두 곳에 부지를 점하고 있다. A7·8블록은 단지 맞은 편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다.
모든 가구의 구조가 거실과 방 3개를 전면 발코니쪽으로 배치하는 ‘4베이 판상형’이다. 4베이 판상형은 통풍과 채광 기능이 탁월해 주택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제일풍경채의 모든 단지가 남향인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판교 대장지구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송전탑까지 거리가 다른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멀다. 가장 가까운 송전탑은 지중화할 예정이다. 송전탑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의견이 엇갈리지만, 소비자가 꺼려하는게 사실이다. 다만 멀리 떨어진 송전탑이 아파트에서 눈에 보일 수는 있다.
■ 내부 인프라 부족한 것 아닌지 살펴야
제일풍경채는 ‘숲세권’을 강조한다.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역세권이 아닌만큼 교통이 불편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지하철 교통, 상가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주변에 산밖에 없는 허허벌판이어도 ‘숲세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말이 등장할 때는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은지 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일건설 측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종합병원 등 판교·분당의 수준 높은 인프라’도 강조한다. 그러나 판교동 K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대장지구는 주변에 산이 둘러싸 숲세권인 것은 맞지만 인프라는 판교나 분당만큼 들어서지 않는다”며 “4~5㎞ 정도 떨어진 분당·판교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교 대장지구의 전체 상업용 부지 면적은 8354㎡로 현대백화점 판교점(2만2905㎡)의 절반 이하다.
판교 대장지구 전체에 고등학교는 1곳도 없다. 자녀를 둔 주택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판교 대장지구 내에 고등학교 신설 계획이 없어 분당구 등 주변 지역으로 고등학교 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명문 학교라고 소문난 곳에 배정받을 수도 있지만 분당은 평준화 지역이어서 일반 학교에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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