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24 04:00
올해 열린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영화에서 주인공 기택(송강호)이 사는 곳은 소위 말하는 ‘달동네’다. 쓰러져가는 단독주택과 검붉은 벽돌집, 전신주 위로 전선이 어지럽게 엉켜 있는 모습이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런 동네는 서울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의 재개발 대상지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규제, 사업성 부족 등으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곳이 많다. 그렇다면,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동네는 어디일까.
실제로 이런 동네는 서울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서울의 재개발 대상지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규제, 사업성 부족 등으로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곳이 많다. 그렇다면,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동네는 어디일까.
영화의 배경이 된 달동네는 서울 강북 한복판인 마포구 아현동 일대다. 2003년부터 ‘아현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지역은 가구점이 밀집한 ‘북아현동 가구거리’ 맞은편이다. 만리동고개 아래 자리잡아 경사가 심하다.
‘기생충’의 스틸 컷에는 다세대주택에 전선이 뒤엉켜있고 언덕을 따라 계단이 있는 골목이 나온다. 이 골목은 아현동 ‘환일1길’이다.
영화에서 기택의 아들 기우(최우식)과 친구 민혁(박서준)이 만나 술잔을 기울인 장소인 집 앞 슈퍼는 실제 아현동에서 40년 간 운영 중인 가게로 알려졌다. 아현동 손기정로에 있는 ‘돼지슈퍼(아현동 707번지)’다. 영화 모습 그대로 경사지고 가파른 언덕에 오래된 빌라가 밀집했다.
하지만 이 지역도 재개발 사업이 추진된지 20년이 넘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렇다보니 동네 분위기가 영화 세트장으로 써도 될만큼 낡았다. ‘환일1길’과 ’돼지슈퍼’가 있는 아현동 699 일대는 ‘아현1구역’으로 묶여 있다. 현재 계획상으로 이 지역은 3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영화 배경이 된 동네를 제외한 주변 지역 중에 개발 속도가 빠른 곳도 있다. 아현동과 북아현동 일대는 지난 5년 간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하며 상전벽해(桑田碧海) 수준으로 탈바꿈했다. 강북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와 ‘신촌e편한세상’ 아파트들이다. 영화 배경에서도 고개만 돌려보면 고층 아파트가 줄줄이 나타난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아현1구역은 아현동 일대 재개발의 ‘마지막 퍼즐’이라고도 불린다. 1구역까지 개발되면 아현동의 노후 빌라촌은 거의 사라진다. 아현 1구역은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 2·5호선 충정로역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개발만 이뤄지면 마포·공덕 대장주 아파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현역에서 서울 광화문, 종각 등 업무지구까지는 지하철로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아현 1구역은 아직 구역 지정이 완전히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재개발 초기 단계인 ‘추진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았다. 현재 몇몇 주민들이 주도해 재개발 구역 지정에 대한 주민 동의를 받고 있다. 마포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현동699 일대(10만3979㎡) 재개발에 관한 주민 의견조사에서 과반수(57.9%) 동의를 얻었다. 현재는 아현1구역 일대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개발 기대감에 1구역 대지 지분 가격은 지난 2~3년 간 크게 상승했다. 돼지슈퍼에서 100m떨어진 손기정로 일대 다가구주택(면적 88㎡)은 2017년 3.3㎡(1평)당 4187만원에 팔렸다. 2018년에 거래된 대로변 근린상가(면적 235㎡)는 땅값만 3.3㎡당 4324만원에 거래됐다. 아현동 J공인중개사무소는 “요즘 아현 1구역은 대지지분이 33㎡(10평)인 다세대 주택 기준으로 호가가 3.3㎡ 당 5000만원대에 형성됐다”며 “2~3년 전보다 3.3㎡당 1000만원 가량 가격이 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이 추진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재개발 사업은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이후에도 10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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