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20 09:44 | 수정 : 2019.06.20 14:14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에 부딪힌 서울 강남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잇따라 후(後) 분양을 선택하고 있다. 주변 시세 대비 턱없이 낮은 이른바 ‘로또 분양’으로 일부 당첨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선분양을 하느니 차라리 시기를 늦춰서라도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다시 꿈틀대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후분양 확산으로 신규 공급이 2년간 대거 중단된다면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2년 후에는 사실상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주택 시장 교란이란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세보다 2000만원 낮은 분양가 요구…결국 후분양 택한다
2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HUG와 분양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 재건축 아파트가 최근 대의원회의를 열고 일반분양 115가구를 준공 후 분양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일반분양 시기는 준공 예정일인 2021년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HUG와 분양가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논의를 중단했다. HUG는 올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일반 분양가(3.3㎡당 4569만원)에 맞춰 분양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다시 꿈틀대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후분양 확산으로 신규 공급이 2년간 대거 중단된다면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2년 후에는 사실상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주택 시장 교란이란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세보다 2000만원 낮은 분양가 요구…결국 후분양 택한다
2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HUG와 분양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 재건축 아파트가 최근 대의원회의를 열고 일반분양 115가구를 준공 후 분양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일반분양 시기는 준공 예정일인 2021년 9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HUG와 분양가 협의를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논의를 중단했다. HUG는 올 4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일반 분양가(3.3㎡당 4569만원)에 맞춰 분양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상아2차 주변 아파트 시세는 3.3㎡당 6500만원 정도로 HUG가 요구하는 분양가보다 3.3㎡당 2000만원 가까이 높다. 결국 조합은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후분양에 따른 비용 협의를 거쳐 후분양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지역에서는 HUG의 분양가 통제에 따라 후분양을 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과천 주공1단지’는 지난달 조합원 총회에서 후분양을 결정했다.
최근 조합원 이주가 마무리된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도 사실상 후분양으로 방향을 잡았다. 올해 하반기 이주가 시작될 서초구 ‘반포 주공1·2·4주구’, ‘방배13구역’, 잠원동 ‘신반포4주구’와 ‘반포 우성’, 강동구 ‘둔촌 주공’ 등도 후분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무리한 분양가 통제, 집값 못잡고 시장 교란 역효과만
착공과 동시에 분양하는 선분양과 달리 후분양은 사업 주체(조합 혹은 건설사)가 준공 시점까지 금융 비용과 미분양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라면 이런 부담이 없는 선분양이 선호되기 마련이다. 정부는 아파트 실물을 보고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후분양을 장려하기도 한다.
■ 무리한 분양가 통제, 집값 못잡고 시장 교란 역효과만
착공과 동시에 분양하는 선분양과 달리 후분양은 사업 주체(조합 혹은 건설사)가 준공 시점까지 금융 비용과 미분양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라면 이런 부담이 없는 선분양이 선호되기 마련이다. 정부는 아파트 실물을 보고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후분양을 장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재건축 조합이 자발적으로 후분양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상황과 완전히 다르다. 조합 입장에서는 HUG를 통한 분양가 통제가 과도해 주변 시세와 분양가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짐에 따라 선분양에 따른 손해가 커졌다. 여기에 저(低) 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 비용 부담도 과거보다 줄었다. 조합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낮은 분양가로 선분양하기보다 후분양을 택하면 조금 늦어도 제값받고 분양이 가능해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한 후분양이 지속되면 정부가 분양가 통제를 통해 의도했던 것과 달리 분양가가 상승하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후분양을 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공급량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수요자들이 주택을 소유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약 2년간 늦춰지는만큼 심리적인 공급 감소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매매 시장에서 심리적인 영향이 미치는 효과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2년간 공급이 미뤄진다는 점이 집값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분양가와 시장가격을 낮추기는 커녕, 의도했던 분양가조차 잡지 못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