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서울 도심 소형아파트 몸값 천정부지…평당 4000만원대 속출

    입력 : 2019.06.19 17:42 | 수정 : 2019.06.24 16:52

    서울 4대문안 대표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3단지.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1억4000만원에 팔렸다. 3.3㎡(1평)당 매매가격은 4750만원. 웬만한 강남 아파트와 맞먹는다. 경희궁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 매매가격은 14억500만원으로 평당 가격은 4130만원이다. 똑같은 아파트인데 소형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매매 가격이 15%나 더 비싼 것이다.

    최근 서울 도심 내 소형 아파트가 주택 시장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젊은 층 중심으로 이른바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주거 상품을 선호하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형 아파트는 총 투자액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어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1순위 매입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종로구 경희궁 자이와 경희궁 롯데캐슬의 전용 59㎡, 전용 84㎡ 실거래 가격. 전용 59의 단위 면적당 매매가격이 15~20%정도 더 높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도심 아파트의 경우 대형과 소형 주택형간 평당 매매가 역전(逆傳) 현상은 이젠 흔한 일이 됐다. 그만큼 소형 아파트 몸값이 계속 치솟고 있는 셈이다. 올 1월 입주한 서울 종로구 ‘경희궁롯데캐슬’의 경우 전용 84㎡가 올 6월 1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반면 같은 아파트 59㎡는 지난 5월 9억8500만원에 팔렸다. 3.3㎡당 매매가격을 계산하면 전용 84㎡는 3380만원, 전용 59㎡는 4100만원으로 역시 전용 59㎡의 평당 매매가격이 20% 이상 더 비쌌다.

    성동구 금호동 ‘신금호파크자이’ 전용 84㎡ 실거래가는 11억9000만원(평당 3500만원), 전용 59㎡ 실거래가는 9억4000만원(평당 3916만원)이었다.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전용 59㎡가 11% 정도 높다.

    신규 분양을 앞둔 도심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도 오르고 있다. 이달 말 서울 종로구에서 분양을 앞둔 ‘힐스테이트 세운’은 전용 59㎡ 일부 가구의 경우 3.3㎡당 3500만원대 이상에서 분양가를 책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관계자는 “대부분 가구는 총 분양가를 9억원 이하로 책정할 계획”이라며 “4대문안 신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권 아파트를 대표하는 종로구 '경희궁 자이' 아파트. /조선DB

    분양 시장에서도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아파트가 인기 상한가다. 올 4월 공급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전용 59㎡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04대 1로 모든 주택형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전용 84㎡가 평균 21.9대 1, 전용 150㎡가 평균 19대 1 순이었다.

    작년 7월 분양한 서울 ‘힐스테이트 신촌’ 전용 52㎡는 69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아파트 중대형 경쟁률의 12배를 웃도는 것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시장에서 전용 60㎡ 미만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올 들어 전용 60㎡ 미만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3190건. 전체 매매 건수의 78%를 차지한다. 10년 전인 2009년에는 전용 60㎡ 미만 거래 비중이 61%에 그쳤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서울 도심의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 수요 뿐만 아니라 임차 수요도 많아 주택임대사업을 고려하는 청약자에게도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서울 도심에 있는 소형아파트는 종종 오피스텔과 비교하지만 주거용 공간 구성, 상대적으로 낮은 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오피스텔보다 인기가 더 좋다.

    전용 59㎡ 새 아파트 평면도. 침실 3개와 발코니 확장 공간으로 3~4인이 거주하기에도 넉넉하다. /조선DB

    특히 새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을 통해 중소형 아파트도 3~4인 가구가 살기 충분할 만큼 실사용 공간이 넓어졌다. 건설사들이 작은 주택도 넓게 쓸 수 있도록 설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한 것도 중소형 주택 인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가구원 수가 줄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중소형 주택이 우리나라 아파트의 대표적인 주택 크기로 자리잡았다”며 “출퇴근 직장인 수요가 많은 도심일수록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