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재테크·절세 걱정 한방에 날려줄 세상에 없던 계산기

    입력 : 2019.06.14 05:46

    “집 사고 팔 때 재산세와 양도소득세 계산을 미리 해보는 것은 필수인데, 일반인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복잡한 수식이나 법령을 전혀 몰라도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부동산 세금은 세금 분야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 복잡한 계산 방식 뿐만 아니라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법규가 변경돼 고려할 사항이 워낙 많은 탓이다. ‘부동산 세금 계산기’로 유명한 ‘셀리몬’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복잡한 부동산 세금 계산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에 끝내는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이며 수많은 스타트업 가운데 주목받고 있다.

    땅집고는 ‘셀리몬’을 운영하는 이선구(54) 아티웰스 대표와 셀리몬의 기술적인 기반을 만든 이정우(28) 아티프렌즈 대표를 만났다.

    부동산 세금 계산기 '셀리몬'을 만든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가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땅집고와 인터뷰하고 있다./심기환 기자

    ―세금 계산기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만든 계기는.
    “아파트를 한 채 가진 사람이라도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를 대략 얼마 내는지 알기 쉽지 않다. 이전에도 기본적인 세금 계산기는 있었다. 집이 1~2채라면 같은 단순 조건에서 세금을 계산한다. 하지만 집이 3~4채이거나 임대주택을 등록했을 때 단순히 세금을 합해야 하는지, 세금 중과는 얼마나 되는지, 합산 배제가 되는 조건은 무엇인지를 따지기 시작하면 복잡해진다. 여기에 보유기간, 소유지분, 연령, 면적에 따른 변화까지 커버하는 계산기를 만들고 싶었다.”

    ―세금 계산기가 일반인에게도 필요할까.
    “부동산 세금 계산기는 재테크에도 필수다. 절세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부부 공동 명의로 바꾸면 종부세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계산해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인터뷰 도중 셀리몬 계산기를 통해 즉석에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를 부부 공동 명의로 전환할 경우 연간 재산세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20초 만에 계산했다.

    셀리몬 세금 계산기 서비스 화면

    이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가 728만원으로 예상되지만 소유지분을 부부 공동명의로 할 경우, 각각 295만원으로 합계 590만원이 된다. 1인 보유시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율 때문에 명의만 공동으로 바꿔도 연간 138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아파트 보유세 말고 다른 사례는 없나.
    “상속·증여세 계산도 셀리몬 계산기에서 가능하다. 예컨대 상가 건물 한 채를 가진 사람이라면 상속·증여세를 미리 계산해보고 사전 증여가 좋을지, 얼마씩 증여하면 좋을지를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 건축물은 개별 상가나 아파트와는 달리 정부가 공시하는 가격이 없기 때문에 건물의 재산가치를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보통은 능숙한 세무사가 하더라도 10층 짜리 건물을 계산하는데 1시간이 걸린다.

    셀리몬 세금 계산기로 재산 10억원을 채무 2억원을 부담하는 부담부 증여하는 경우의 증여세를 계산한 결과./셀리몬

    이때 셀리몬 계산기에서는 어떤 건물이든 주소만 입력하면 일반 건축물의 상속·증여세법상 재산평가가 자동으로 계산된다. 이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컨설팅하는 분들이 셀리몬 계산기를 필수로 사용하고 있다.”

    ―보험 상담사는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나.
    “보통 월 납입료가 많은 종신보험은 절세 효과가 커 증여용으로 많이 활용한다. 종신보험은 5년 불입 후 5년 계약을 유지하면 비과세여서 자산가들에겐 이미 유명한 절세상품이다. 보험 상담사가 이 내용을 고객 눈 앞에서 얼마나 절세 효과가 있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이때 세금 계산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세금 계산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빅데이터 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부동산 세금을 계산하려면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관련 데이터가 필수인데, 현재 정부가 제공하는 부동산 정보는 토지대장, 주택 가격정보, 건축물 대장 등이 7개의 각각의 데이터베이스(DB)에 분산돼 있다. 도로명 주소와 지번 주소도 혼용돼 사용한다.

    셀리몬 세금 계산기를 만들면서 전국 4000여만개 지번 정보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의 지번 우편 번호체계, 지도정보시스템GIS의 토지 모양 정보, 국세청의 기준시가 정보 등을 통합해 데이터를 구축했다. 이렇게 해서 주소만 입력하면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기반으로 한 재산세·양도세와 일반 건축물의 재산 평가금액까지 한번에 계산할 수 있도록 했다.”

    셀리몬 계산기를 개발한 두 사람은 원래 부동산과 관련 없는 일을 했다. 이선구 아티웰스 대표는 증권회사에서 기업 금융, 기업 심사 파트에서 일하다 퇴사 이후 부동산 세금 분야 신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가 가진 아이디어는 카이스트 수학과에 재학 중이던 이정우 아티프렌즈 대표가 기술적으로 실현해 냈다.

    부동산 세금 계산기 '셀리몬'을 만든 이정우 아티프렌즈 대표가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땅집고와 인터뷰하고 있다./심기환 기자

    이정우 대표는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어떻게 부동산과 관련이 있을까 싶어 이 대표의 말을 더 들어봤다.

    ―블록체인을 부동산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나.
    “블록체인이란 쉽게 말하면 하나의 서버가 데이터를 독점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동시에 분산 저장해 관리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위조·변조나 임의적인 수정이 불가능한 것이 특징이고, 이 때문에 암호화폐의 저장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이용 범위는 단순히 암호화폐 정도가 아니라 훨씬 방대하다.

    블록체인을 부동산 중개에 이용하면 우선 허위 매물도 사라질 수 있다. 말했듯이 블록체인이란 임의로 수정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개사가 허위 매물을 올렸던 기록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또 중개인들이 공동 중개망을 이용하는데, A라는 중개사가 올린 매물을 B 중개사가 팔아버리는 식으로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 공동 중개망에 블록 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지난 5월 열린 블록체인 개발자 100여명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이정우 대표

    이정우 대표는 카이스트 수학과 4학년 휴학하고 창업해 셀리몬 뿐 아니라 부동산 분야의 프로그램 개발을 폭 넓게 시도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해 전혀 모르던 그는 셀리몬 계산기를 만들기 위해 2017년부터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현재 주변 부동산 공시가격과 매매가격의 비율을 기준으로 단독주택·일반건축물의 시세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는 부동산 뿐 아니라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계속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