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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왕십리 후광에…무섭게 떠오르는 답십리·용답

    입력 : 2019.06.05 05:09

    [발품 리포트] 낡은 주택에 혐오시설 있던 답십리·용답, 이젠 '강북 기대주'

    “청량리와 왕십리가 동시에 개발되면서 답십리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더니 2~3년 전부터는 남쪽 용답동 재개발 지역에도 프리미엄(웃돈)이 크게 붙었어요. 지금은 매물이 아예 없어요.”(서울 성동구 참조은공인중개사 김인철 대표)

    지하철 답십리역 7번 출구 인근 용답동 주택가. 재개발을 위해 철거와 주민 이주가 진행되고 있다. /김리영 기자

    서울 성동구와 동대문구 경계와 맞붙은 답십리동과 용답동. ‘도성 밖 10리 거리(踏十里)’라는 이름처럼 서울 도심과 지척이다. 하지만 이 곳은 3~4년전만 해도 서울에서 가장 낙후한 곳 중 하나였다. 단독주택과 다세대·빌라가 빼곡한 주택가는 겉보이에도 낡았다. 용답동에는 혐오시설로 꼽히는 하수처리장이 떡하고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답십리동과 용답동은 최근 ‘강북의 기대주’로 평가받을 만큼 위상이 크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올 1분기 지가변동률 조사를 통해 성동구(1.34%)가 서울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이유는 ‘용답동 재개발이 원인’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서울 청량리역과 왕십리역이 철도 교통 중심지로 급부상하면서 배후지 역할을 하는 답십리와 용답동이 후광(後光) 효과를 입고 있다고 분석한다.

    ■ ‘도성 밖 10리’ 교통이 강점…집값, 분양가의 2배 올라

    답십리 일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파트는 ‘래미안 크레시티’다. 이 아파트는 2012년 분양 당시 전용 59㎡ 일반 분양가가 4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주택형의 매매가격이 작년 3월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답십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기간 집값이 2배 넘게 오른 경우는 서울 전체로 봐도 흔치 않다”며 “교통이 좋은데 그동안 낙후됐던 지역이 재개발을 통해 양질의 주거지로 개발된 좋은 예”라고 말했다.

    올해 전농동과 답십리동의 3.3㎡ 당 아파트값은 2012년 대비 2배 가까이 치솟았다. /부동산114

    답십리·용답동의 최대 장점은 교통이다. 서울 도심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5호선 답십리역, 2호선 지선인 신답역을 끼고 있어 전철 이용도 편리하다. 내부순환도로와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로 곧바로 진입할 수 있어 도로망도 좋은 편이다.

    더구나 강북 철도 교통의 ‘핵’으로 개발 중인 왕십리역과 청량리역까지 2~3정거장 거리로 가깝다. 청량리역에는 KTX(고속철도)·분당선·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까지 다섯개 철도가 지나고 있으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과 C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다. 왕십리역에도 강남으로 직결되는 신분당선을 비롯해 현재 4개 노선이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 동북선 도시철도(왕십리~노원구 상계동)까지 뚫릴 예정이다.

    ■ 청량리·왕십리 개발에 후광 효과 급부상

    답십리동과 용답동 일대에서는 주택 재정비사업이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2003년 전농·답십리 90만m² 면적에는 뉴타운 사업이, 2007년 용답동 7만3441㎡(용답동 108-1 일대)에는 재개발 사업이 각각 진행됐다.

    청량리와 왕십리 중간에 있는 답십리동과 용답동. 답십리 일대 뉴타운 사업을 마무리됐고 용답동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김리영 기자

    처음부터 이 지역이 주목받은 건 아니었다. 현재 전농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래미안크레시티’도 분양 당시엔 미분양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래미안 크레시티’가 입주한 2014년부터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마(포)·용(산)·성(동) 등 강북 주요 지역이 재개발을 통해 집값이 급등하는 것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다음 차례로 눈여겨 본 곳 중 하나가 답십리·용답동 일대”라며 “입지가 좋고 낙후된 곳이 개발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발 호재도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시가 용답동의 절반(80만1503m²)을 차지하는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공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작년 9월 2556억원을 들여 1차로 일부(3만5592㎡)를 서울수도과학관, 물순환테마파크, 공원 등으로 조성했다.
    지중화 사업이 진행 중인 중랑물재생센터 일대. /김리영 기자


    ■ “전농·답십리 뉴타운 입주 후 4억 올라”

    답십리·용답동 일대는 이미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답십리뉴타운과 현재 재개발이 진행 중인 용답동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전농·답십리 뉴타운은 연초 새 아파트가 모두 입주한 상태다. 올 1월 입주한 ‘답십리 파크자이’의 경우 전용 59㎡가 4억 1000만~4억7000만원에 분양했는데 입주 후 4억원 가까이 상승한 8억원(12층)에 팔렸다.

    전농·답십리 뉴타운 아파트 입주 현황. /서울시

    용답동 재개발구역(용답동 108-1 일대)에도 웃돈이 4억원 정도 붙었다. 2022년까지 최고 35층 14개동에 1670가구가 들어선다. 김상영 용답동 재개발조합장은 “현재 이주가 50% 진행됐고 내년 초 일반 분양, 2022년 가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용답동 일대 단독주택. /김리영 기자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이 신도시 개발에 한정돼 있어 서울 중심지 인근 재개발 아파트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정부 규제로 주택시장이 위축하는 국면인만큼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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