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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동네였는데…" 환희에 가득 찬 부천 대장지구

    입력 : 2019.05.26 19:16 | 수정 : 2019.05.26 20:29

    [3기 신도시를 가다] ②다른 곳은 결사반대라지만…부천 대장지구 “우리는 적극 환영”
    경기 부천시 대장동 곳곳에 대장지구가 3기신도시로 지정된 것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지은 기자

    “부천 대장신도시 확정 발표를 적극 환영합니다.”

    지난 21일 찾은 경기 부천시 대장동. 비포장 도로 위에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서울과 붙어 있는데 오래된 주택과 논밭이 대부분인 대장동은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었다.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할 때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결사 반대’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지만, 부천 대장동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대장동 주민 김모씨는 “대장동은 도시가스도 안 들어와서 집집마다 이동식 가스통을 놓고 살 정도로 환경이 열악한 동네”라며 “부천에서도 유독 개발 소외지로 꼽혔던 지역이어서 주민들이 반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직선거리로 3km 정도 떨어져 있을만큼 입지가 좋은 대장지구. /이지은 기자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부천 대장지구(대장동·오정동·원종동 일대 343만㎡)를 3기신도시로 추가하고 이곳에 2만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대장지구는 3기신도시 중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장동은 김포공항 서남쪽에 붙은 지역으로 지하철 5호선 마곡역·화곡역과 직선거리로 각각 3km 가량 떨어져 있다. 버스만 한번 갈아 타면 서울에 금방 닿는다. 대장지구에서 북쪽으로 1km만 가면 김포공항역이 있다. 같은 3기신도시인 계양테크노밸리와도 나란히 붙어 있어 함께 개발되면 이 일대가 서울을 대체할 만한 주거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낙후된 곳이었는데…신도시 개발 소식에 “대환영”

    대장동은 도시가스나 수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이지은 기자

    대장동 주민들이 3기신도시 지정을 반기는 이유는 그동안 이 일대 개발이 이런저런 이유로 20년 넘게 미뤄져와서다. 대장동은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부천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이나 부천 도심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버스(12-1번) 노선 1개 뿐이고, 아직 각 가구에 도시가스나 수도가 들어오지 않아 생활 불편을 겪어왔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주민들 항의가 빗발치자 부천시는 2007년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대장동 ‘안동네’를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고 도시개발사업(환지방식) 계획지구로 지정고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아 선뜻 개발에 나서겠다는 사업자를 22여년 동안 찾을 수 없었다. 실제로 대장동에는 동네 전체에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가 딱 1곳 있다.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어떤 투자자도 대장지구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주민들도 딱히 기대하는 바가 없었다.

    대장신도시의 99.9%는 그린벨트 농지다. /이지은 기자

    3기신도시에 추가된 대장지구의 99.9%는 그린벨트 농지다. 주민 40~50명 정도가 거주하는 안동네는 신도시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 안동네 환경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대호 부천 대장안지구 도시개발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은 “개발 소식이 워낙 더딘 탓에 주민들이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는데, 정부가 나서서 신도시로 개발해준다니 주민들에겐 단비같은 소식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보상비로 평당 150만원은 나오지 않겠나”

    부천 대장지구 그린벨트 토지 평당 실거래가. /국토교통부

    대장지구 주민들이나 외부 투자자들 모두 토지보상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현재 대장지구 일대 그린벨트 농지를 소유한 토지주는 약 200명.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대장동 301㎡ 규모 논이 1억원, 230㎡가 7700만원에 팔렸다. 3.3㎡ (1평)당 가격을 계산해보면 각각 109만원, 110만원 정도다. 대장동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이 곳 그린벨트 땅은 일반적으로 평당 100만~12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다.

    토지 소유주들은 3기신도시 토지보상비로 3.3㎡당 최소 150만원 정도 받을 것이라고 본다. 강도원 부천 대장안지구 도시개발추진위원장은 “지난해 부천도시공사가 동네 하천 토목 공사를 진행하면서 땅 주인들에게 보상비로 평당 130만~150만원을 줬다”며 “최근 대장동이 친환경 산업단지를 짓는 ‘부천 테크노폴리스’ 사업 대상지로도 지정된 것을 고려하면 3기신도시 지정에 대한 토지보상비는 평당 150만~180만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단신도시 죽이는 대장지구?

    지난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인천 검단 신도시 연합회 주민들이 고양 일산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연합회와 함께 집회를 열고 3기 신도시 계획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지구 개발사업이 추진되면 주택단지가 대거 들어서는 것은 물론 교통 인프라도 확충될 예정이다. 정부가 개발 계획에 김포공항역(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대곡소사선)과 부천종합운동장역(지하철 7호선, 대곡소사선, GTX-B노선) 사이 17.3km를 잇는 슈퍼 BRT 노선 신설을 포함했다. 슈퍼 BRT가 완공할 경우 대장지구에서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 25분 정도면 출퇴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장지구 개발에 반대하는 지역도 있다. 대장지구 서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인천 검단신도시가 대표적.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대장지구 지정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검단신도시는 지난해와 올해 미분양을 겪은 데다가 아직 분양할 아파트도 많이 남아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과 더 가까운 입지인데다가 교통 대책을 끼고 있는 대장지구를 3기신도시로 지정해버린 것”이라며 3기신도시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대장지구를 비롯해 최대한 서울과 가까운 곳에 3기신도시를 마련했겠지만, 기존 2기신도시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2기신도시 교통망 확충안을 함께 마련하는 등 합의점을 찾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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