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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우뚝 서는 초고층 빌딩들…집값도 요동칠까

    입력 : 2019.05.26 05:09 | 수정 : 2019.08.20 14:02

    여의도 최고 높이(318m) 건물인 파크원의 골격이 완성됐다. 지난 5월 2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본 파크원 빌딩. 오른쪽은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뉴시스

    지난 4월 말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로 불리는 ‘파크원’의 상량식이 열렸다. 지상 318m(69층)인 ‘파크원’은 여의도를 가로지르는 여의대로변에 우뚝 솟아올라 있다. 내년 7월 완공하면 롯데월드타워와 부산 엘시티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파크원 바로 옆에는 2010년 완공한 국제금융센터(IFC)가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한 때 빈 사무실이 많았지만 최근들어 공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여의도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평균 11.25%로 2012년 2분기 이래 가장 낮았다. 부동산 서비스회사 애비슨영코리아는 “메리츠종금이 ‘IFC3’로 이전하는 등 여의도 주요 오피스 빌딩이 신규 임차인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기존 공실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아파트와 고층 건물들. /조선DB

    광화문과 강남권에 이어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한 곳인 여의도에 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시화하면서 개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내년 7월 ‘파크원’이 완공되고, 건너편에는 MBC 사옥 부지에 지상 49층 초고층 빌딩과 오피스·아파트 등을 짓는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의도 부동산 업계에선 “‘파크원’의 랜드마크 효과와 신규 입점하는 대규모 상가·백화점, 호텔이 연계되면 여의도가 서울의 업무 중심지구로 다시 한번 도약하게 될 것”이라며 “오피스와 상권 뿐만 아니라 동여의도 중심의 아파트·오피스텔 등 여의도 주택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여의도 개발 한마디’로 서울 집값 폭등

    지난해 여름, 재건축 아파트와 다(多)주택자 규제 영향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은 여의도발(發) 호재로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방문 중 “여의도를 신도시에 버금가도록 통째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을 깜짝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아파트 매매가격 월간 변동률(%). /한국감정원

    박 시장의 ‘여의도 구상’ 발표 이후 여의도 집값은 즉각 2억~3억원씩 뛰었고, 곧 서울 전역으로 불길이 번졌다. 그해 8월 서울 집값 상승률(0.82%)은 전달의 두 배로 뛰었고, 9월 한 달새 1.84% 폭등했다. 박 시장은 결국 “집값 안정이 우선”이라며 발표가 임박했던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보류했다.

    지난해 말 정부와 서울시가 집값 잡기에 나서면서 여의도 집값 폭등세를 진정시키기는 했지만, 부동산 업계에선 여의도가 서울 집값 급등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 강남 넘보는 ‘재건축 잠룡’…서울시 인허가가 변수

    주택 시장이 크게 움직일 때마다 여의도 주택시장이 먼저 출렁이는 것은 여의도의 특수성 때문이다. 첫째, 여의도에는 재건축 아파트가 대거 몰려 있다. 공항이 있던 여의도는 1960년대 후반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개발했다. 1970년대 초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시작으로 단시간에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이 때문에 재건축 연한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도래했다.

    여의도에서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아파트는 시범·공작·한양·광장 등 아파트 11곳, 6323가구에 달한다.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성향이 강한 수요자들이 주로 매입하기 때문에 집값 상승기 때마다 여의도 전체 집값이 요동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의도 입지 자체도 경쟁력이 있다. 서울의 3대 업무지구인 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한 고소득 직종의 오피스가 몰려있다. 한강과 수변 공원을 끼고 있어 도심에 있으면서도 녹지 비율도 높다. 지하철과 자동차 전용도로를 통해 강남·광화문 어디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도 갖추고 있다.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오른쪽). 맨 왼쪽에 63빌딩이 보인다. /조선DB

    현재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은 지난해 박원순 시장이 개발 계획을 보류한 이후 분위기가 꺾인 상태다.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전용 79.24㎡)의 매매가격은 2017년 2월 7억7750만원에서 작년 7월 12억1500만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두 달 후인 9월 11억원으로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거래가 전혀 없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추진단지에 대한 정비계획 승인·심의를 미루고 있는 것도 큰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여의도 파크원과 MBC부지 등 업무·상업시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고, 재건축 사업성도 높은 편이어서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교통 환경도 개선 중이다. 여의도를 관통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과 서울대~여의도~새절역으로 이어지는 서부선이 추진되고 있다. 서부선은 새절역에서 고양시에 들어서는 3기신도시(창릉지구)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여의도 ‘딸기부동산’ 관계자는 “여의도 재건축이 진행되고, 학군이 조금 더 개선된다면 집값이 강남 수준을 따라갈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집값 억제 대책이 약효가 떨어지면 여의도, 용산이 가장 먼저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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