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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많아진 일본에 출시된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입력 : 2019.05.17 10:56 | 수정 : 2019.05.17 11:23

    [한줄 부동산 상식] 평생 빚쟁이?…50년짜리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출시한 일본

    /조선DB

    한국에서 만기가 가장 긴 대출은 몇 년짜리일까?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 등 주택도시기금이 운영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최장 만기는 30년이다. 30세에 취직해 60세에 은퇴한다고 하면 한평생 일을 해서 빚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일찍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 이보다 만기가 20년이나 더 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출시됐다.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는 지난달부터 50년 만기 장기우량주택담보대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대출 실행은 10월부터다. 기존 장기대출 제도의 만기인 35년 보다 15년 더 연장한 것. 금리는 연 1.6~2.1% 고정금리다. 30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80세가 돼야 만기가 끝난다.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에 소개된 만기 50년짜리 장기 주택담보대출. /일본 주택금융지원기구 캡쳐.

    신청 연령은 만44세 미만이며 대출한도는 8000만엔(약 8억6000만원)이며 주택가격의 9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이 나온 배경은 일본에서 일하는 노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제 활동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은 800만명. 이는 일본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12%를 차지한다. 임원을 제외한 70~74세 근로자는 129만명, 75세 이상도 53만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2013년 정한 법적 정년 65세를 70세나 75세까지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오랜 기간 침체한 일본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려는 목적도 있다. 일본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신축 주택 비율은 62.1%로 부동산 버블(거품)이 꺼진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치였다.

    하지만 50년 초장기 대출은 은퇴세대를 빚더미에 앉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초장기 대출을 받으면 은퇴 연령인 65세보다 15년 더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가 장지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교수는 “대출 상환을 끝내기도 전에 주택 수명이 다할 가능성도 있고, 80세까지 소득이 보장되지 못하는 노인들이 상환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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