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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아들 부부도 동참한 '캥거루 재테크'가 뭐길래…

    입력 : 2019.04.24 11:02

    김명수 대법원장 아들인 김모(33) 판사 부부가 서울 강남의 고가(高價)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김 대법원장 공관에 들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신(新) 캥거루 재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김 판사 부부는 김 대법원장 공관에 입주하기 넉 달 전인 2017년 9월 재건축 예정인 서울 서초구 ‘신반포센트럴자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 이 아파트는 가장 작은 면적인 25평형(전용면적 59㎡) 분양가는 10억~11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김 판사가 아버지 공관에서 살면서 가진 돈과 대출금을 합쳐 아파트 분양 대금을 치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아파트 장만을 위해 부모 집에 얹혀사는 캥거루 재테크가 유행이다. /조선DB

    최근 고소득·전문직 젊은 부부들이 주택 구입 자금을 모으기 위해 김 판사 부부처럼 부모와 합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 불황기 때 주거비 절약을 위해 부모 집에서 살던 ‘캥거루족(族)’과는 달리 자기 명의로 아파트를 보유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부모 집에 살면서 분양 대금을 모으는 이른바 ‘신(新) 캥거루족’ 재테크다.

    대기업에 다니는 정모(35)씨 부부는 지난해 말 5억원에 전세 살던 서울 동작구 아파트를 나와 경기도 고양시 처가(妻家)로 들어갔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아내와 정씨의 연봉을 합치면 1억3000만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합가(合家)를 선택한 것은 아파트 때문이다. 정씨는 “처가에 살면서 주거비와 생활비를 아끼고, 번 돈은 저축해 3~4년 후 청약 대금을 모두 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신 캥거루족이 유행하는 이유는 서울의 높은 집값과 강력한 대출 규제 탓이다. 현재 분양가 9억원 넘는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이 나오지 않아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9억원을 훌쩍 넘는다. 아무리 고소득 직장인이라 해도 20~30대에 중도금 7억~8억원을 현금으로 모으기는 어렵다. 청약에 당첨돼도 사실상 부모 도움 없이 분양대금을 내기 어려운 것이다.

    부모 집에서 사는 게 아파트 청약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다(多)주택자인 부모와 같은 집에 살면 자녀는 해당 기간은 무(無)주택 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1주택자인 부모와 살거나 부모가 다주택자라고 해도 부모 소유 집에 자녀만 사는 경우 무주택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청약 여부와 상관없이 부모와 살면서 주거비를 아낄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처가나 시댁 부모와 같은 집에서 사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재산을 불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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