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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 재건축·재개발 조합 절반, 설립 10년째 삽도 못떴다

    입력 : 2019.04.24 04:15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서 조합을 설립하고서도 10년 넘게 착공하지 못한 곳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신규 택지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해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신규 주택 공급 수단이다. 하지만, 정비 사업이 제동에 걸리면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고 결과적으로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땅집고가 김현아 의원(자유한국당)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이전에 조합을 설립한 서울시내 145개 정비사업 구역 중 2019년 현재 착공 단계에 들어간 사업지는 64곳(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1개(56%) 구역은 조합이 설립되고도 10년 넘게 공사를 하지 못하고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조합 설립 10년돼도 착공 못한 곳 56%

    서울시내 정비사업 추진 현황. /김현아 의원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보통 정비구역 지정(재건축은 안전진단 통과)→추진위 설립→조합 설립→사업 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착공의 단계를 거친다. 조합설립이 이뤄지면 3~5년 내 착공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합이 비슷한 시기 조합이 설립됐더라도 사업의 진행 속도는 천차만별이었다.

    예를 들어 2009년에는 37개 구역에서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설립됐다. 이 중에서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합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구역이 6곳(중계본동·수색8·상계5·신월곡1·강북2·종로6가 도시정비)이다.

    2009년 조합설립 후 현재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멈춰있는 구역은 3곳(안암2·북아현2·양평12),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구역은 12곳(홍은13·등촌1 등)이었다. 정비 사업의 사실상 마무리 단계인 착공에 들어간 아파트는 16곳(43%)에 불과했다. 응암1·홍은14· 고덕2·가재울5구역 등이다.

    이렇게 2010년 이전에 조합이 설립된 145개 구역 가운데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구역은 모두 81곳이었다. 조합 설립에 머물러있는 곳이 21곳,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은 21곳, 관리처분인가는 39곳이었다.

    ■ 정비사업 규제 나날이 강화…“적기 공급 놓칠까 우려”

    조합이 설립된 지 5년 이내에 착공까지 진행된 경우는 더욱 드물었다. 2015년 설립된 18곳 중 2곳, 2016년 설립된 조합 중 2곳이 착공했을 뿐, 2017년 이후 설립된 조합에서는 착공한 경우는 아직 한 건도 없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조합을 설립하고도 착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서울시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러 인허가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2013년 조합이 설립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 요구대로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지난해 6월 재건축 설계안을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각종 이유를 들어 아직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 역시 갈수록 강화되는 중이다. 지난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고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했다. 서울시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 초기부터 시가 관여해 디자인을 결정하기로 했다. 또 재개발·재건축 시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의 건립 비율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조합 설립 이후 10년 넘게 사업이 지연되는 사업지들이 계속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김현아 의원은 “시간이 갈수록 낡은 주택은 증가하는 데 대책 없이 재건축·재개발만 억제하다 보면 오히려 적기 공급을 놓쳐 부동산 가격을 단기간에 급등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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