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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당장 팔까요?" 강동구 입주 쓰나미에 위례·미사 초비상

    입력 : 2019.04.18 18:10 | 수정 : 2019.04.19 14:07

    “올해 강동구에 입주가 쏟아지면 미사신도시 새 아파트들은 찬밥 신세가 될 걸요. 작년에 헬리오시티 입주 여파로 고생했던 위례신도시랑 똑같은 상황을 겪을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경기 하남시 미사신도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위례신도시는 안그래도 헬리오시티 때문에 전세가·매매가 모두 떨어진 상태인데, 올해 강동구 대규모 입주까지 이어지면 제법 충격이 오래 갈 겁니다.”(위례신도시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2019~2021년 강동구 아파트 입주 물량. /심기환 기자

    올해 서울 강동구 주택시장에 ‘입주 폭탄’이 예고되면서, 인근 하남 미사신도시와 위례신도시 주택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대규모 입주 여파로 강동구의 아파트 전세가 하락하면 바로 붙어 있는 미사신도시와 위례신도시 전세 세입자들이 대규모로 빠져 나가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서울 지난해 말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때도 위례신도시에서 전세·매매가격이 제법 큰 폭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동구에 1만1000가구 정도의 새아파트가 입주한다. 6월 ‘래미안명일역솔베뉴(1900가구)’, 9월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등 모두 대규모 단지들이다. 올해 서울 전체 입주량(4만3237가구)의 25% 이상이다. 지난해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을 끌어내렸던 매머드급 단지인 ‘헬리오시티(9510가구)’ 가구 수보다 많다.

    ■ 강동구 입주 시작도 안 했는데…인근 신도시 전세 비상

    지난해 12월 송파구 가락동에 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가 쏟아지자 송파구의 전세 하락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례신도시의 전세 하락 폭이 더 컸다. 위례신도시는 15분 정도 버스를 타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만 건너면 송파구에 닿을 정도로 가까운 위치다.

    헬리오시티는 최근 입주를 마무리하면서 지난 1월만 해도 4억원 후반대였던 84㎡ 전세가가 다시 5억원 후반~6억원 선으로 반등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헬리오시티 유탄을 맞아 폭락했던 위례신도시 아파트 전세가는 강동구 입주 폭탄을 앞두고 초토화된 상태다. ‘위례롯데캐슬’ 84㎡는 올해 3월 4억1000만(7층)~4억4000만원(6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1년 전인 지난해 3월보다 6000만~9000만원 정도 낮은 금액이다.

    미사신도시에서 버스로 15~20분이면 강동구에 닿는다. /심기환 기자

    강동구와 미사신도시·위례신도시는 서울 핵심 강남권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입지 여건이 비슷하다. 미사·위례신도시는 강동구에서 버스로 각각 15~20분,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다.

    강동구 주택 시장에 대규모 입주가 예고되면서 벌써 미사신도시에서는 이미 전세금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사강변리버뷰자이’ 98㎡ 전세보증금은 지난해 4월 5억원(4층)이었는데 올해 2월 4억3000만원(28층)으로 1년만에 7000만원 떨어졌다. ‘미사강변더샵리버포레’ 89.7㎡ 전세금도 지난해 3월 5억원(23층)에서 올해 2월 4억4000만원(13층)까지 낮아졌다.

    최근 1년간 위례신도시와 미사신도시 아파트 전세가 추이. /심기환 기자

    ■매매가도 떨어진다…“‘팔고 나가야 하나’ 문의 속출”

    미사신도시·위례신도시 아파트는 앞으로 전세가 뿐 아니라 매매가 하락세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7억원 초반에서 11월 최고 9억원까지 올랐던 ‘미사강변푸르지오’ 84㎡가 올해 1월 8억원(19층), 2월 8억1000만원(19층)에 팔렸다.

    최근 1년간 위례신도시와 미사신도시 아파트 매매가 추이. /심기환 기자

    미사신도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경기도 집값은 서울과 연결하는 지하철이 들어온다던지 하는 대형 호재가 생기지 않는 이상 크게 오를 일이 없다” 며 “그동안 미사신도시 집값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번 강동구 입주로 하락 조정되면 앞으로는 당분간 그 수준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입주량 늘어봤자 정작 집값 떨어지는 건 수도권 아파트들일 것

    게다가 신도시 주민들이 기다리던 교통망 개통은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 미사신도시에서는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 위례신도시는 위례신사선과 트램 사업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핵심 지역은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지역이라고 말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강동구 뿐 아니라 서울권 어느 곳에든 ‘입주 폭탄’이 떨어져도 가격이 하락하는 곳은 서울의 아파트 단지보다는 서울 배후지 역할을 하는 경기·인천권 아파트 단지”라면 “경기권에서 주택을 살 때는 항상 가까운 서울 지역의 주택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건물이 경남 남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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