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3.06 04:30
[★들의 빌딩] 용산에서 부동산 투자 성공 맛본 노홍철, 강남에서도 웃을까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개그맨 노홍철(40)씨. 최근 빌딩 투자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는 데 성공해 재치있는 입담 뿐 아니라 투자 선구안도 갖췄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노씨는 2016년 1월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 있는 건물 한 채를 6억7000만원에 매입했습니다. 대지면적 118.3㎡, 연면적 174.6㎡ 규모입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 빌딩을 14억4000만원에 매도해 약 3년 만에 7억7000만원의 차익을 거뒀습니다.
노씨가 건물을 매입한 2016년은 해방촌 신흥시장 상권이 막 형성되던 시기입니다. 아기자기한 식당이나 카페가 많아 ‘핫 플레이스’가 된 지금과 달리 공방이나 니트 공장을 낀 낡은 주택가였죠. 그가 직접 책방을 운영하면서 해방촌 거리가 활성화하자 ‘노홍철 효과’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는데요. 신흥시장이 활기를 찾고 동네 건물 시세가 폭등한 건 과연 노씨의 브랜드 파워 때문만일까요?
전문가들은 해방촌 건물 가치가 오른 첫째 요인으로 서울시가 2016년부터 추진한 도시재생사업 영향을 꼽습니다. 도시재생사업이란 신도시 위주 개발 때문에 발생하는 도심 공동화 현상을 극복하면서 경제 여건도 함께 개선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단순한 물리·환경적 개선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적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이 사업의 방향성인데요. 해방촌도 도시재생사업 수혜 상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신흥시장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의 낡은 주택가가 젊은 감각을 듬뿍 담은 맛집이나 카페로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노씨 뿐 아니라 일반인이 해방촌 부동산에 투자했어도 많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었던 지역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노씨가 빌딩을 매입한 2016년 시중 금리가 지금보다 낮았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저금리 시기에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급증해 비교적 단기간에 차익을 낼 수 있는 편입니다.
해방촌 건물 투자에 성공한 노씨는 강남 부동산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해방촌 건물을 매도한 직후인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건물 한 채를 122억원에 매입했죠. 대지면적 517.5㎡, 연면적 1374㎡,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입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채권최고액은 42억원, 실대출금액은 35억원으로 나옵니다. 노씨가 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새로 대출을 받은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았던 매도자의 기존 대출을 승계받은 것입니다.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강화된 현 시점에서 보면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국내 최대 상권 중 하나인 가로수길 이면도로, 일명 ‘나로수길’에 지어졌습니다. 건물 맞은편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앞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있어 배후 수요가 풍부한데요. 지하철 신사역은 신분당선 연장선과 위례신사선이 지나 만약 개통하면 약 15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남부지역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씨가 사들인 신사동 빌딩은 1988년 준공해 2009년 이미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리모델링을 다시하기로 결심했는데요. 건물 앞쪽이 넓은데도 공실(空室)이 절반 이상일 정도로 관리가 전혀 안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노씨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건물을 매입할 수 있었는데요. 인근 A건물이 2017년 8월에 3.3㎡(1평)당 9789만원, B건물이 2018년 9월 8764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노씨는 시세보다 15~20% 정도 저렴한 7794만원에 매입했습니다.
상가 건물은 전면이 넓을수록 좋습니다. 1층에 매장을 최대한 많이 배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면적의 다른 건물과 비교했을 때 더 커보여서 눈에도 잘 띄는 편입니다. 그만큼 모객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임대료도 비싸게 받을 수 있겠죠. 만약 노씨의 건물이 리모델링을 통해 공실이 없어지면 연 4% 이상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