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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에어컨 돌려도 전기료 年14만원 나오는 주택

    입력 : 2019.02.15 04:00

    김포한강신도시에 들어선 로렌하우스 단지. 단지 뒤편으로 김포한강신도시 내 아파트가 보인다. /김리영 기자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 초입에 들어서니 운유산 자락 아래로 박공지붕을 한 단독주택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이날 입주가 시작된 단독주택 단지 ‘로렌하우스(120 가구)’다. 단지 안에는 이사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와 입주 청소를 하는 직원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로렌하우스는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단독주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막상 집안으로 들어가면 각종 에너지 절감 기술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정부가 에너지 자립형 주택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도입한 최초의 친환경 단독주택이다.

    전체 24개동(棟)으로 된 김포 로렌하우스는 동마다 벽을 맞대고 단독주택이 4~6채씩 이어졌다. 집집마다 테라스와 주차장, 작은 정원이 딸려있다. 포스코A&C가 시공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산 관리를 맡는다.

    이달부터 4월까지 김포한강신도시(120가구)·세종행복도시(60가구) ·오산세교지구(118가구) 에 총 29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분양은 하지 않고 임대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로렌하우스 사업개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

    ■ 한달 전기세 1500원…파격적인 관리비

    로렌하우스는 일본의 집합형 단독 임대주택 ‘다이와 하우스(Tokyo komorebi Okura)’ 등 해외 임대주택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다이와 하우스는 단독주택을 도심 역세권 입지에 ‘임대’로 공급하면서도 냉난방비를 절약하는 ‘제로에너지’ 방식을 적용해 거주비용 부담을 낮췄다.

    3중 유리로 된 거실 창호와 냉난방기가 있는 거실. /포스코A&C

    실제 입주자가 부담할 냉난방비와 전기요금은 파격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냉난방비는 연간 30만원대면 충분할 전망이다. 이재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과장은 “연간 난방비는 일반 주택과 비교했을 때 65% 수준”이라며 “가구당 1년에 2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냉방비의 경우 약 200㎡ 제로에너지 주택이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할 경우 연간 13만8000원이 든다. 로렌하우스는 이보다 작은 85㎡인만큼 10만원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한다.

    조현우 포스코A&C 공무팀장은 “냉난방을 제외하고 한 달 내내 전기를 틀어도 요금이 1500원 밖에 안 나왔다”며 “전기 요금만 보면 일반 주택의 약 10%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월세를 제외하고 내야 하는 총 관리비도 일반 아파트와 비교하면 3분의1 정도다.

    일반 주택과 패시브하우스에 적용하는 단열방식 비교. /한국토지주택공사(LH)

    김포 로렌하우스는 지상 2층 규모로 가구당 대지면적 143㎡, 건축 연면적은(전용면적) 85㎡다. 1층에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있다. 2층에는 방 3개와 화장실이 있다. 박공 지붕 아래 공간은 옥상 다락층으로 다락방과 작은 테라스가 있다.

    로렌하우스의 관리비가 파격적으로 낮은 이유는 일반 아파트의 내단열 시공 방법과 달리 바닥, 지붕 등 주택 외벽 전체를 끊김없이 감싸는 외단열 공법과 열교(熱交) 차단 공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외벽과 내벽 단열재 사이의 온도차로 인한 결로(結露)와 곰팡이 발생을 막아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피부와 호흡기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로렌하우스 내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1층 거실과 주방, 다락, 2층 방. /포스코A&C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겨울철이나 여름철에 문을 열고 환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로렌하우스는 독일산 고성능 3중 유리와 고기밀 시공으로 외풍과 바깥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열회수 환기장치를 통해 집안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 또 지붕에 남향으로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옥상 바닥은 방수처리와 함께 조약돌을 깔아 열섬(도심지의 기온 급상승) 현상을 예방했다.

    지붕에 남향으로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한다. 옥상 바닥은 방수처리와 함께 조약돌을 깔아 열섬 현상을 예방했다. /김리영 기자

    ■ 도심 역세권에 단독주택 로망 실현

    김포한강신도시의 마산역부동산 관계자는 “단독주택은 노년층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다자녀 부모들의 관심도 못지 않다”고 했다. 층간소음 걱정없이 마음껏 아이들을 양육할 수 있을뿐더러 집집마다 1대씩 개별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당과 테라스, 다목적실 등을 갖춰 정원을 가꾸거나 캠핑, 바베큐 파티도 가능하다.

    로렌하우스는 집집마다 주차장과 작은 텃밭이 있다. / 포스코A&C

    김포 로렌하우스 야경. /포스코A&C

    김포 로렌하우스는 오는 7월 개통하는 김포도시철도(마산역) 역사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아 교통도 편리하다. 버스를 타고 서너개 정거장만 더 이동하면 김포한강신도시 내 마트와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오산세교 로렌하우스 역시 전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다.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신도시 한복판에서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청약 문턱 낮고 보증금·월세 5종류 선택 가능

    로렌하우스는 일반 임대 아파트에 비해 청약 문턱도 낮다. 청약통장 가입 여부, 주택 소유 여부나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다만 노부모 부양 가구·다자녀 가구·신혼부부는 특별공급으로 우선 청약자격을 준다.

    입주자는 최초 2년 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계약 갱신을 통해 2년을 더해 최대 4년까지 임차할 수 있다.

    로렌하우스의 표준 임대보증금 및 임대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양가는 보증금 2억원대 기준으로 월세 48만원이다. 하지만 청약자 자금 사정에 따라 5가지 임대 조건을 고를 수 있다. 임대 보증금은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월 임대료는 29만2000원에서 최대 114만3000원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로렌하우스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할 방침이다. 김포 로렌하우스 바로 옆에 작년 6월 입주한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20만원 수준이다. 반면 김포 로렌하우스는 보증금 5000만원인 경우 월세102만원으로 15% 정도 낮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분양 전환하지 않고 임대사업자에게 일괄 매각할 예정이다. 세입자는 오랜 기간 임대로 거주할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일부 단지는 분양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공지원 임대주택 유형을 로렌하우스와 같은 단독주택으로 더 다양화해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 주거 문화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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