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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토건 카드' 꺼낸 정부…집값 상승 불붙이나

    입력 : 2019.02.12 06:00 | 수정 : 2019.02.12 10:31



    ▶이상빈
    이번주 5분픽 주제는 ‘정부의 24조원 예타 면제’입니다. 예비타당성조사, 국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 타당성을 따져보는 것인데, 23개 사업, 24조원 규모의 사업들에 이를 면제하는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대규모 예타 면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한상혁 기자, 이런 사업들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까요?

    예타 면제 대상 23개 사업./조선일보

    ▷한상혁
    이번 사업에는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이말대로 지방을 중심으로 사회간접자본, 즉 SOC 위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 사업비 24조 중 국비가 18조, 지방비 2조 등으로 대부분 세금이 투입됩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ITX가 마산역을 지나 진주역으로 가는 모습. /연합뉴스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이 4조7000억원이 들어가는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사업인데요, 서부경남KTX라고도 불리죠. 이 사업이 있는 경남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도에 8000억원씩 고르게 분포됐다는 것이 ‘기계적인 배분이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우선은 SOC 건설로 수혜를 받는 기대 지역에 돈이 몰리면서 땅값이나 집값이 상승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토지 보상인데요. 공공사업으로 토지가 수용되면 보상금을 받게 되는데 그 보상금은 대부분 다시 부동산으로 투자되기 때문에, 이 역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상금이 나오기도 전에 보상 지역 이전 토지를 선점하는 투자도 성행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상빈
    토지 보상 같은 경우, 과거 노무현 정부때 전국적으로 부동산이 폭등했던 원인이라고 지목을 받기도 하고 있죠? 이번에도 그때처럼 큰 영향이 나타날수 있을까요?

    ▷한상혁
    네. 공교롭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하늘이 두쪽나도 집값만은 잡겠다’면서 주택 시장에 각종 세금과 규제를 도입해 억누르는 한편 지방에 혁신도시·기업도시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였죠. 이번 정부 들어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역대 정부의 예타 조사 면제 현황.

    사실 이번 정부 들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규모는 4대강 사업이 있었던 이명박 정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큰 편인데요. 하지만 이번 사업이 대부분 SOC, 그것도 철도 중심이기 때문에 공공주택이나 신도시 개발에 비해서는 토지보상금의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철도의 경우 사업비의 35% 정도가 토지 보상에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24조 중에서 최대 10조원 정도가 토지 보상금으로 풀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이상빈
    그럼 약 10조원이라고 한다면, 어느 시점부터 토지 보상금이 풀립니까?

    ▷한상혁
    공공주택지구나 산업단지 등은 보상이 끝나면 공사를 시작하는데, SOC는 착공과 동시에 보상이 들어갑니다. 공사 기간 순차적으로 보상금이 나오는 건데요. 남부내륙철도 같이 지자체나 정부 의지가 강하게 들어간 사업의 경우 이르면 올해 부터라도 일부 구간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면, 올해부터 토지 보상금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문제는, 이번 예타 면제 사업뿐만 아니라 이미 올해와 내년, 후년까지 과거 어느때보다 많은 토지보상금이 예상돼있었는데, 거기에 이번 조치로 보상 규모가 더 커지고,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상빈
    사실 작년 집값보다도 땅값이 크게 올랐다, 이런 지적이 있거든요.

    ▷한상혁
    네. 지난해 토지 시장의 가격 상승은 전국적으로 주택 시장을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지난해 전국이 4.58% 올라서 2004년 이후 최대로 올랐는데요. 배후에 공공주택지구, 산업단지, 도시개발 사업지구 등 대규모 개발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연도별 전국 땅값과 집값 상승률 비교./국토교통부

    개발정보업체 지존에 따르면 올해 토지보상규모가 22조원으로 예상돼서 노무현 정부때 최고 29조원보다 작지만 2010년 이후로는 최대인데요. 지존 신태수 대표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신태수 지존 대표(녹음)
    신태수 지존 대표./조선DB
    토지는 영향이 많다고 봐야한다. 토지 가격은 호재를 먹고 산다. 개발 사업이 발표 시점에 오르고. 착공때 오르고 준공에 오르고. 당연히 인근 지가는 뛸수밖에없는 것이 기정사실.

    올해 22조 풀리고 내년에도 유사하게 풀릴 것으로 보이는데, 신도시까지 연계되는 3년동안에 막대한 자금이 땅값을 자극하는 것은 당연한 거고, 땅값이 어느정도 오르면 주택시장으로 옮겨붙는 시점이 생기는…

    ▶이상빈
    네. “토건 사업은 안한다”고 했던 정부인데요. 세금을 쓰는 것도 문제지만, 결국 땅값 상승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안정된 집값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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