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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양산하는 '인테리어 A/S 지옥',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 성보람 아파트멘터리 콘텐츠마케터

입력 : 2019.01.09 15:11 | 수정 : 2019.04.25 16:18

[아파트멘터리×땅집고] 인테리어 A/S 지옥①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인테리어 A/S 지옥’,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집을 인테리어 하는 데 목돈을 들이고도 울화통 터지는 고객, 이런 고객들의 A/S가 무서워 잠 못드는 업체. 양 측 모두가 억울한 ‘인테리어 A/S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큰돈 들이고도 ‘진상’ 되는 고객

서울 광진구 구의동 전경. 사진은 글 내용과 관계 없음./ 심기환 기자

얼마 전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30평대 아파트를 구입한 A씨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인테리어 A/S’ 지옥을 경험했다.

“20년 일한 끝에 ‘내집 마련’했어요. 이젠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어 큰 맘 먹고 리모델링을 했죠.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어요. 확장한 발코니 바닥은 냉골이고, 붙박이장은 도면과 다르게 완성돼 볼 때마다 짜증나는 데다 아랫집에서 수시로 물이 샌다는 전화까지 와요. 사서 지옥으로 떨어진 거죠. ‘고객이 최우선’이니, ‘고객 입장’이니 하는 광고 문구들은 그저 허울 좋은 말일 뿐이에요.”

새아파트에 입주한 상태에서 A/S를 진행한 탓에 A씨의 자녀는 연신 콜록댄다. 계속되는 그의 불만 전화에 담당 디자이너는 겁부터 먹는 눈치. 미안한 마음이 희미하게 들기도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처음 상담할 때 원하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가족들이 앞으로 쭉 그 집에 살면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다. 이걸 어쩌나? 이 순간에도 욕실 배수구를 청소하던 아내가 푸념을 늘어놓는다. 욕실 바닥 경사도에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매일 배수구를 청소하는데도 배수가 잘 안 된단다. 이럴 바엔 이전에 살던 집으로 다시 이사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전에 집을 고쳐줬던 시공업체를 다시 찾는 고객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반면 A씨의 경우처럼 목돈을 들였는데도 인테리어 결과는 마음에 안 들고, 상처만 남았다는 이야기는 흔하게 들린다. 고객 입장에서는 품위를 버리고 침 튀기며 싸웠던 시공 담당자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A/S 무서워 잠 못 이루는 업체

./ pixabay

‘악플’이 두려워 실명 공개를 거부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B씨는 매일 밤 억울하고 막막한 마음에 밤잠을 설친다. 그는 “고객들이 상처 받았다고 하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A/S가 발생할까 무서워 최대한 신중을 기해 시공한다고요. 인테리어도 소비재라 시간이 지날수록 망가지는 것이 당연한데, 시공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전화가 와요. 업체 측 잘못일 때도 있지만, 그 집의 건축적·환경적 요인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인데도 말이에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제가 책임질 순 없잖아요”라고 토로한다.

B씨의 아침은 수화기 너머로 고객들의 격앙된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오늘은 붙박이장을 다시 짜달라는 요구다. 요즘 인기가 많은 디자인을 원하는 고객. B씨는 ‘사용하기에는 불편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고객이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해서 가구를 주문했다. 오늘에서야 “이 정도로 불편할 줄은 몰랐죠, 철거하고 다시 설치해주세요”라고 전화하는 고객 때문에 그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그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도 B씨는 업체 측 과실임을 인정하고 무상 A/S를 진행해야 할까? 겨울의 낮은 기온 때문에 벽지가 터지거나, 시공 전부터 아랫집에 물이 새는 상태였어도 항상 인테리어 시공 업체가 책임지는 것이 과연 옳을까? 고객, 현장 소장, 아파트 관리실, 심지어 가전 설치 기사까지 애매한 문제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미리 짠 듯이 B씨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잦다. 한 달간 시공해 300만 원의 수익을 남겼는데, 1년 후 A/S 비용으로 500만 원이 나갔다. 무료 봉사가 차라리 낫지 않나 싶을 정도다.

정말 ‘A/S 지옥’ 탈출구는 없을까


양 쪽이 달라도 너무 다른 A/S 관련 경험담. 어떻게 해야 ‘A/S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고객 입장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업체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업체를 선택해야 A/S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소규모 업체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시공 숙련도가 낮은 사장이 직접 시공해 ‘인건비 따먹기’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경우 A/S가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테리어 업계에는 미숙하게 시공한 후 끊임없는 A/S 요구를 감당하지 못해 폐점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 반면 아파트멘터리의 경우, 사소한 시공 하나도 비전문가가 맡는 일이 없다. 전문가에게 정식으로 시공비를 지불하기 때문에, 기술 미숙으로 인한 A/S가 생길 확률이 자연히 낮아진다.


그럼 업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파트멘터리 측은 “CS센터를 운영한 뒤로 디자이너들의 불만이 확 줄었다”고 귀띔한다. 아파트멘터리는 현재 고객들을 위해 카카오 플러스 친구 CS 센터에 A/S 접수 시스템을 마련했다. A/S가 접수되면 담당자가 1차 점검을 하고, 바로 해결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전문 기술자가 2차로 방문해 보수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멘터리 파이브(FIVE)팀 매니저는 “하자 보수 건으로 디자이너에게 일일이 전화하기 미안해하는 고객도 많아요. ‘A/S가 접수되었다’, ‘곧 점검차 방문하겠다’는 답장을 받은 고객들은 화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고 불만을 좀 더 편하게 얘기하시는 편이죠. 아직 담당 디자이너에게 직통으로 연락하는 분들도 여전히 있어서 ‘A/S 지옥’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CS 센터 팀장님이 불만 사항을 맡아주시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CS 센터를 운영하면서 회사는 A/S에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결과가 발생하긴 했지만,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눈에 띄게 줄었을 뿐더라 직원 이탈율도 낮출 수 있었어요”라고 전했다.

물론, 고객과 업체가 함께 시공 대상 주택을 샅샅이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도·난방 배관· 곰팡이 유무·비디오폰 정상 작동 여부·현관문 상태까지 함께 확인해 두어야 추후 분쟁의 소지가 줄어들고, 보수가 필요한 부분을 발견한다면 리모델링 시공 전에 미리 고쳐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고객과 업체가 서로 우려되는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기록으로 남겨 두면 더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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