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1.01 04:06
“서울 아파트 청약이 과연 ‘로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2~3년 후 주택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 2~3년과는 다를 겁니다. 정부 규제로 집을 갖고 있으면 엄청난 부담이 따라 옵니다. 이제는 직접 거주할 것이 아니라면 청약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열린 ‘2019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청약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한국 부동산 시장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것이 맞지만 중단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굴곡이 있다. 아파트 청약시장은 주택 경기와 시장의 단기적인 굴곡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그런 점에서 지금은 아무리 강남 아파트라고 해도 청약에 당첨되면 무조건 ‘대박’이 터지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최근 열린 ‘2019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청약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한국 부동산 시장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것이 맞지만 중단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굴곡이 있다. 아파트 청약시장은 주택 경기와 시장의 단기적인 굴곡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그런 점에서 지금은 아무리 강남 아파트라고 해도 청약에 당첨되면 무조건 ‘대박’이 터지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강연에서 지난 5년 사이 집값이 급격하게 올랐는데, 이는 보유에 따른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집을 몇 채씩 갖고 있어도 세금 부담이 적었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금리 인상과 종부세 등 집을 보유할 때 투입되는 비용이 급증했고, 청약 시장에도 정부의 규제 강도가 높아져 청약으로 재테크 하기에 좋지 않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 청약 아파트 진짜 저렴할까…아파트도 대지지분, 미래 시장 상황 따져야
이 연구위원은 “앞으로 청약을 할 때는 주변 아파트 시세와 단순하게 비교하지 말고, 가구당 대지 면적과 용적률을 좀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또 분양 받은 아파트를 매도할 시기에 그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까지도 예측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서초동에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의 분양가는 3.3㎡ 당 4450만원이었다. 지난해 초 입주한 인근의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 83㎡이 지난해 10월 시세가 19억원대였다. 래미안리더스원은 이보다 최고 4~5억원 정도 저렴해 ‘로또’청약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래미안 리더스원의 건축비를 뺀 대지 3.3㎡(1평) 당 가격과 서초동의 기존 아파트 같은 면적 땅값을 환산해 비교해보면 오히려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이 더 비쌌다”고 말했다. 주택을 구입할 때 입지와 거주 환경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하기 때문에 땅값만이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로또’라고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해서, 이후에 집값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그는 청약시장의 거품이 낀 사례로 2~3년 전 부산의 아파트 청약 광풍과 현재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당시에는 부산 아파트의 경쟁률이 100대1이 넘을 정도로 치열했지만 지금 그 아파트들 가격이 많게는 1억원 이상 하락한 곳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부산은 8·2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2017년 8월 대비 57% 감소했고,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해 1월 대비 3.48% 하락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5일 국토교통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이 연구위원은 “청약경쟁률이 청약시장의 수익성을 분석하는 절대 지표가 될 수 없다”며 “부산처럼 입주 후 전체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라 청약은 이득이 될 수도,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 청약 할 때 확실한 임대·실거주 계획 없으면 위험
9·13 대책 이후 무주택자들의 청약 당첨기회가 늘어난 대신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른 각종 부담이 늘어났다. 이 연구위원은 “일단 서울에서 집을 구입하면 수억원의 대출을 받아야 하고, 한 번 사면 거주 의무 등 부담도 늘어난 만큼 이제는 청약을 할 때 확실한 임대계획이나 실거주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9·13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조정지역 및 수도권·광역시에서는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할 때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또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전용 85㎡를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 각각 전체 물량의 50%와 70%를 추첨제로 결정한다.
하지만 분양권을 갖게 되면 의무와 부담도 늘어난다. 정부는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를 무주택자에서 제외했다. 분양권·입주권을 갖고 있으면 거의 집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된다. 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공공택지에서 분양을 받을 경우 최대 8년 보유하고 5년 이상은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도 생겼다.
또 고가 1주택자의 양도세 공제 요건도 강화했다. 시세가 9억이 넘는 아파트를 보유하면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2년 간 거주해야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된다. 보유에 따른 부담 뿐 아니라 이후에 거래를 할 때도 세금을 늘어난 것이다.
■ ‘강남불패’ 옛말…내년 강남 집값 빠질 가능성 커
이 연구위원은 강남 집값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연구위원은 “강남 불패란 말이 있는데, 지금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가 3억씩 빠지고 있다”며 “과거 강남을 중심으로 한 전체 부동산 시장 가격 하락 조짐이 내년에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이 이날 발표한 2007년 이후 아파트 거래가격 지수 자료에 따르면 2011년과 2012년 사이 강남구와 송파구 집값은 11% 이상 하락했고 서초구 역시 2년 간 8.73% 하락했다. 강남 집값이 중단기적으로 언제라도 조정이 될 수 있어 지금은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서 성급하게 매수 대열에 끼어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둘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2%로 5주 째 하락했다. 재건축 시장 역시 -0.06%로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 순위 5위권 안에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가 모두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 이어 신도시와 경기도, 인천 등도 하락했는데, 2014년 5월 말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는 국면에 무주택자들이 성급하게 청약에 나설 수 있다”며 “불안 심리에 쫓겨서 성급하게 아파트 청약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