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2.28 05:00
[땅집고, 3기 신도시를 가다|① 남양주 왕숙]
1134만㎡에 6만6000가구…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
인접 주민들 "지금도 출퇴근 힘든데…교통지옥 뻔해" 분노
예정 부지 원주민도 집단 반발…별내는 GTX에 살짝 기대
전문가들 "서울보단 주변 집값에만 영향 줄 듯" 평가 싸늘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 전쟁터인데 바로 옆에 3기 신도시까지 들어서면 이 일대 교통이 출퇴근 시간마다 마비될 겁니다.”(남양주 다산신도시 주민 A씨)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 19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시작됐다. 신도시로 토지가 강제 수용되는 원주민들은 물론 주변의 기존 택지지구와 신도시 주민도 반발하기 시작했다. 정부 발표와 동시에 반발이 시작된 곳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남양주 ‘왕숙신도시’다.
왕숙신도시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진건읍·양정동 일원 1134만㎡에 짓는다. 3기 신도시 12만2000가구의 절반이 넘는 총 6만6000가구 규모가 이곳에 들어선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둘로 나눠 1신도시(5만3000호)와 2신도시(1만3000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바로 옆에 이미 조성된 다산신도시(3만2000가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1134만㎡에 6만6000가구…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
인접 주민들 "지금도 출퇴근 힘든데…교통지옥 뻔해" 분노
예정 부지 원주민도 집단 반발…별내는 GTX에 살짝 기대
전문가들 "서울보단 주변 집값에만 영향 줄 듯" 평가 싸늘
“지금도 출퇴근 시간이 전쟁터인데 바로 옆에 3기 신도시까지 들어서면 이 일대 교통이 출퇴근 시간마다 마비될 겁니다.”(남양주 다산신도시 주민 A씨)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 19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시작됐다. 신도시로 토지가 강제 수용되는 원주민들은 물론 주변의 기존 택지지구와 신도시 주민도 반발하기 시작했다. 정부 발표와 동시에 반발이 시작된 곳은 3기 신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남양주 ‘왕숙신도시’다.
왕숙신도시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진건읍·양정동 일원 1134만㎡에 짓는다. 3기 신도시 12만2000가구의 절반이 넘는 총 6만6000가구 규모가 이곳에 들어선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둘로 나눠 1신도시(5만3000호)와 2신도시(1만3000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바로 옆에 이미 조성된 다산신도시(3만2000가구)의 2배가 넘는 규모다.
■ “지금도 막히는 출퇴근길, 왕숙신도시 들어오면 ‘교통지옥’될 것”
남양주 주민들이 신도시 정책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 문제다. 최근 10여년 사이 조성된 남양주 일대에 조성된 별내·진접·다산신도시는 지금도 서울 출퇴근 길이 막히는 것으로 악명(惡名) 높은 지역이다. 이곳에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들은 ‘잠실까지 30분’, ‘서울까지 30분’이라며 광고했지만, 실제 이 지역 주민들이 출퇴근에 쓰는 시간은 하루 3~4시간 쯤 된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신도시가 들어서면 남양주 일대가 ‘교통 지옥’이 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보고 있다. 다산신도시의 B공인중개사 대표는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신도시를 발표했는데, 결과적으로 신도시 예정지 주변 지역 경기도 주민들이 고통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도 반대활동을 시작했다. 청원 게시판에 19일부터 올라간 ‘남양주 교통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이미 약 4500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에 참여했다. 다산신도시 총연합회 이진환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광역교통 대책만으로는 남양주시 입주 수요를 감당하기 역부족”이라고 주장했다.
왕숙신도시 예정 부지 원주민도 집단 반발하기 시작했다. 24일 오전 10시 남양주시 청사 앞에서는 ‘남양주 개발제한구역 국민대책위원회’ 소속 약 300명(경찰 추산)이 남양주시청사 앞에서 개발제한구역 강제 수용을 반대한다는 집회를 열었다.
강제수용이 이뤄질 경우 감정평가금액으로 보상을 받게 되는데, 원주민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집회에 나온 주민들은 “대체할 수 있는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신도시로 강제수용을 해 버리면 이곳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영업자들은 먹고살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날 맹추위 속에서 ‘사유재산 보장하라’ ‘강제수용 결사반대’ 라는 구호를 외치며 남양주시 청사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 별내신도시 ‘신도시 수혜지역’ 기대감 퍼져
같은 남양주지만 다산신도시와 달리 별내신도시는 나름 신도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는 왕숙신도시의 핵심 광역교통 대책으로 GTX-B 노선의 신설역을 왕숙신도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계획상 GTX-B 노선의 역 중 하나가 별내신도시에 들어설 계획이다. 별내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선 “정부가 왕숙신도시 계획을 추진하면 GTX-B 사업이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GTX-B 노선 사업은 현재 3개 노선의 GTX 사업 중 사업속도가 가장 더디고, 언제 착공이 될지 기약이 없는 사업이다.
별내신도시에는 4·8호선 연장선 사업도 각각 2022년 준공 예정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교통망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별내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 계획이 추가로 발표된 이상 현재 공사 중인 전철 연장 사업도 속도를 더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그래서인지 주민들도 3기 신도시 계획을 반기고 있고 매수 문의도 좀 늘었다”고 말했다.
강제수용이 이뤄질 경우 감정평가금액으로 보상을 받게 되는데, 원주민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집회에 나온 주민들은 “대체할 수 있는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신도시로 강제수용을 해 버리면 이곳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자영업자들은 먹고살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날 맹추위 속에서 ‘사유재산 보장하라’ ‘강제수용 결사반대’ 라는 구호를 외치며 남양주시 청사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 별내신도시 ‘신도시 수혜지역’ 기대감 퍼져
같은 남양주지만 다산신도시와 달리 별내신도시는 나름 신도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는 왕숙신도시의 핵심 광역교통 대책으로 GTX-B 노선의 신설역을 왕숙신도시에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계획상 GTX-B 노선의 역 중 하나가 별내신도시에 들어설 계획이다. 별내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선 “정부가 왕숙신도시 계획을 추진하면 GTX-B 사업이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GTX-B 노선 사업은 현재 3개 노선의 GTX 사업 중 사업속도가 가장 더디고, 언제 착공이 될지 기약이 없는 사업이다.
별내신도시에는 4·8호선 연장선 사업도 각각 2022년 준공 예정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교통망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별내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도시 계획이 추가로 발표된 이상 현재 공사 중인 전철 연장 사업도 속도를 더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그래서인지 주민들도 3기 신도시 계획을 반기고 있고 매수 문의도 좀 늘었다”고 말했다.
■ “3기 신도시 서울 집값보다는 경기도 집값 잡을 것”
현재는 주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3기 신도시에 정책에 대해 찬성·반대로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과거 새로운 신도시가 들어서면 주변 집값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양주 일대 주택 시장에는 신도시가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주택 시장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데, 공급이 늘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도 2기 신도시인 판교신도시와 동탄2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분당과 동탄1 신도시 집값은 결국 하락했다.
부동산 시장의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예상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신도시 자체가 서울 집값을 끌어내리기 보다는 주변 지역에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는 그나마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곳에 집을 대규모로 공급한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소장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선다고 서울 집값이 잡힐 것 같지는 않다”며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고 해서 신도시 주변 지역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 타이밍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