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2.27 04:30 | 수정 : 2018.12.27 10:28
▷유하룡: 지난 19일 3기 신도시 입지가 발표됐습니다. 정부는 경기도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에 총 12만2000가구 규모 신도시를 짓기로 했습니다.
과연 신도시가 개발되면 집값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땅집고 이상빈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신도시 개발은 호재입니까 아니면 악재입니까?
▶이상빈: 네, 이번에 발표된 신도시들 모두 서울 접경에서 약 2㎞ 떨어져 있는 위치입니다. 공급 규모는 12만가구 정도 되는데, 위례신도시의 두배 정도 되는 규모고요. 무주택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기대를 갖게 할만한 소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기존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이냐인데요. 우선 판교신도시 전체 가구수가 약 3만가구였는데, 이때 바로 옆에 있던 분당신도시 집값이 어떻게 됐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할 것같습니다.
자료=부동산114
그래프에서 보시는대로 분당신도시 집값은 2005년에 무려 32%나 올랐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판교신도시가 분양을 시작한 것이 2006년 이고, 2008년에 첫 입주를 시작했는데, 2008년에는 집값이 15%나 하락했죠.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고려한다해도 같은 해 수도권이 평균 6%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폭락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 주택 수요가 한정돼 있는데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분당이 이미 노후화됐고 지하철 교통이라든지 산업기능 등이 판교가 더 좋았기 때문에 분당에서는 판교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많았고요.
이번 3기 신도시를 보더라도 남양주 왕숙 주변에는 다산·별내 신도시 등이 이미 개발돼있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 아닙니다. 인천 계양도 마찬가지고요. 이 때문에 신도시 지정이 예상되는 곳 주변에서는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공급이 늘어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건데,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서울 근교에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니까, 서울 집값을 잡는 효과가 있겠네요.
▶ 맞습니다. 과거 1기 신도시 사례를 봐도 대량 공급으로 서울 집값이 안정화되는 효과가 분명 있었습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당장의 공급량 증가 효과보다는 심리적 안정 효과를 이야기하는데요. 서울의 무주택 실수요자 상당수는 3기 신도시 청약을 고려해서 한동안 주택 매수 의사를 접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신도시 입지 자체는 하남이나 과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강남에 집중된 주거 수요를 분산하기 어려운 위치라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상반기 10만 가구 정도 추가 공급 발표가 있는만큼 앞으로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서울에서도 많진 않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소유한 자투리땅 32곳에 1만9000가구 규모의 중소규모의 택지를 조성합니다.
강남권에선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에 800가구,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에 2200가구 등이 들어서구요. 비강남권에선 강서구 서남물재생센터 쪽에 2390가구, 은평구 수색역세권에 2170가구를 더 짓습니다. 용산구와 종로구에 공실이 많은 오피스 빌딩과 호텔을 각각 200가구, 260가구 규모 주택으로 바꾼다고도 하는데요. 서울에 집을 찾으시는 분들은 주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번 발표에서 가장 유력 후보였던 광명시가 빠졌는데 내년에 다시 포함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 광명이 지역 주민 반대나 사전 유출 같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요. 이번에 발표된 곳들이 서울 동쪽에 치우쳐져 있어서 균형을 위해서는 서쪽에 추가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9만 가구 정도로 규모도 크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도 이미 해제됐고, KTX나 신안산선 같은 교통망에도 장점이 있어서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운 위치가 아닐까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