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1.21 05:13
[아파트 맞수] '강북 가성비甲' 미아뉴타운 SK시티 vs. 트리베라
서울 강북구 미아뉴타운은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개통되면서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아뉴타운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선 광화문 도심까지 버스는 많지만, 출퇴근 시간 길이 막혀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전철역까지 가려면 버스를 10분 이상 타고 환승해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우이신설선 개통 후 서울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이나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6호선 보문역 등에서 환승해 미아뉴타운의 교통 환경이 바뀌었다.
우이신설선 솔샘역과 삼양사거리역을 쓰는 SK북한산시티(이하 SK시티)와 미아래미안트리베라1·2차(이하 트리베라)는 각각 5327가구(일반분양 3830가구), 2577가구(1차 1247가구, 2차 1330가구)로 미아뉴타운의 대표 아파트다. SK시티는 지어진 지 18년 됐고, 트리베라는 9년된 아파트다. 미아뉴타운의 전통적인 ‘대장주 아파트’는 SK시티였다. 하지만, 트리베라가 들어서면서 대장주 아파트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다.
두 단지는 지난 1년간 1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의 전반적인 집값 상승 영향도 있지만, 우이신설선 개통 효과도 집값 상승의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SK시티가 5억2000만~5억75000만원, 트리베라가 6억2000만~7억80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땅집고는 미아뉴타운 SK시티와 트리베라를 찾아 장단점을 비교분석 했다.
■우이신설선 개통에 SK ‘3분’, 트리베라 ‘5분’ 역세권
우이신설선이 생기기 전에는 SK시티보단 트리베라가 교통 환경이 좀더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트리베라에선 4호선 미아사거리역과 길음역까지 거리가 좀 있기는 해도, 걸어서 10~15 정도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SK시티에서 지하철역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고가 환승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우이신설선 개통 후, SK시티 상황이 좀더 좋아졌다. 단지 바로 앞에 역이 생긴 것. SK시티는 우이신설선 솔샘역 초역세권이다. 역과 가장 가까운 147~148동에서 역까지 3분 거리다. 트리베라도 우이신설선의 수혜 단지긴 하지만, 가까운 삼양사거리역까지 길을 건너 최소 5분은 걸린다.
다만 두단지 모두 대단지여서, 단지 내에서도 동별로 전철역 접근성에 차이가 있다. SK시티는 역과 가장 먼 137~138동에서 10분 걸리고, 트리베라는역과 먼 1차 113동 등에선 18분까지 걸린다. 버스 노선은 삼양동사거리 정류장에서 미아리 고개를 넘어 성신여대, 혜화, 도심 등까지 가는 버스(104·109·152번)가 있다. 도심까진 우이신설선 등을 이용해 40분이면 닿는다. 강남까진 1시간은 잡아야 한다.
■ ‘초ㆍ중품아’ SK vs 평지의 트리베라
SK시티와 트리베라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학군이 잘 형성돼 있어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아파트다. SK시티는 삼각산초등학교와 삼각산중학교가 단지에 붙어있는 ‘초·중품아(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다. 길 건너편 미양초등학교에도 진학하지만 대부분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는 삼각산초등학교로 진학한다.
트리베라 주민 자녀들은 대부분이 길 건너에 있는 송천초등학교로 진학한다. 트리베라 1차 일부에선 길음뉴타운 학군인 길음초등학교로 배정받을 수도 있다. 중학교는 두 단지 모두 여러 학교로 흩어져 배정받는다. R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각산초등학교 학군은 강북에서도 학구열이 높은 부모들이 몰려 있어 자부심이 높은 편이다. 트리베라의 경우 송천초등학교까지 큰 길을 건너야 한다는 점에서 걱정을 하는 부모도 있다. 트리베라 1차에서 일부 배정받는 길음초등학교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딸 등 삼성가 자제들이 진학해 유명세를 탄 영훈초등학교도 두 단지에서 가깝다. 고등학교는 서울지역 6개 외고 중 하나인 대일외국어고등학교가 두 단지 인근에 있다.
SK시티는 산자락에 있어 단지 내 경사가 좀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트리베라는 1·2차는 상대적으로 경사가 덜하다. 1차와 2차를 비교하면 2차가 좀더 평지에 있고 경전철 역과 가까워 가격이 더 비싸다. SK시티는 경사가 있는 대신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단지 내에서 시작한다.
■가격은 상품성 앞서는 트리베라의 우세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최근 3개월 간 아파트 가격은 전용 84㎡ 기준 SK시티가 5억2000만~5억7500만, 트리베라 2차가 6억5000만~7억8000만원, 트리베라 1차가 6억2000만~7억원 정도다. Y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우이신설선 개통 이후 가격이 상승세를 탔고, 9·13 대책 전까지 인근 지역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세는 전용 84㎡ 기준 SK시티가 3억 초중반, 트리베라가 4억 초중반대로 아이 있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할만한 가격대다. 두 단지 모두 전용 59㎡와 84㎡가 주력 평형이다. SK시티와 트리베라 모두 전용 59㎡, 84㎡, 114㎡ 등으로 구성돼 있다.
SK시티는 2000년대 초반 지어져 지하주차장과 아파트가 연결되지 않은 동이 있다는 점도 아파트를 고를 대 고려해야 할 점이다. 전문가들은 교통과 교육 면에선 기존 대장주 자리를 누려오던 SK시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상품성이나 미래가치에 대해선 트리베라의 손을 드는 경우가 많았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교통과 교육 면에선 SK시티가,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트리베라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SK시티가 경전철역이 붙어 있고, 초ㆍ중학교를 품고 있는 등 좋은 점이 많지만 노후했다는 점이 트리베라보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요인”이라며 “9·13대책 이후 가격조정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급매물 수준은 아니어서, 매수자들은 매입 시기를 좀더 기다려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