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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 최첨단 기술 더한 '프롭테크' 시대 온다

    입력 : 2018.11.17 04:30

    부동산 시장에 ICT(정보통신기술)로 무장한 젊은 기업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른바 ‘프롭테크’(Proptech)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부동산 산업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부동산 가치 평가, 부동산 임대 관리 플랫폼 등이 대표적 프롭테크 서비스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프롭테크 시장은 주로 직방, 다방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한정됐다. 하지만 최근 기술로 무장한 젊은 프롭테크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의 거래 방식과 사업진행 방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1~2년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드론 등을 이용한 프롭테크 회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하거나 360도 카메라와 드론캠을 활용한 기술도 부동산 시장에 등장했다. 땅집고가 국내에서 떠오르는 대표적 프롭테크 서비스를 소개한다.

    ■클릭 몇 번으로 개발수익률 시뮬레이션

    스페이스워크의 '랜드북'은 지도에서 지번을 입력하거나 필지를 클릭하면 토지 정보와 예상 분양수익과 임대수익 등 추정치를 알려준다. /랜드북 홈페이지 캡처

    현업 건축가들이 만든 ‘랜드북’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토지개발 솔루션이다. 한 개인이 특정 토지를 개발하려면 인근 땅값이 얼마인지, 법규에 따라 몇층까지 개발 가능한지, 주변 월세는 얼마나 나오는지를 일일이 알아보러 다녀야한다. 하지만 랜드북을 이용하면 특정 필지를 개발할 때 유사한 10개의 필지를 찾고, 예상 비용과 수익을 쉽게 산정할 수 있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엘비스(Lbis)’가 필지의 높이제한, 용적률, 건폐율, 해당 법규 등을 검토해 3D 모델링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건물 개발에 필요한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를 산정하고, 개발 후 원하는 목표수익금을 입력하면 총 수익금이 나온다. 클릭 몇 번에 자동적으로 수익률을 시뮬레이션해주는 것이다. 현재는 이용료가 무료다. 내년 상반기 유료화 계획이 있다. 아직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은 없고, 인터넷 웹상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호갱노노’는 일반 사용자는 물론 부동산공인중개사 사이에 인기 있는 앱이다. 아파트 가격은 물론 주변시설, 아파트 경사도, 해당지역 인구변동, 아파트 공급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하나의 지도에서 한 눈에 볼 수 있다. 평형대와 가격, 세대수, 입주년차, 갭가격(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 월세 수익률, 주차공간 등을 필터로 원하는 아파트를 검색할 수 있다. 분양 단지만 따로 확인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아파트를 살 때 여러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없어 불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호갱노노'는 아파트·오피스텔 관련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 웹과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제공한다. /호갱노노

    스마트폰을 통해 월세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홈버튼’은 임대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임대관리 프롭테크 서비스다. 세입자가 돈을 제때 입금했는지 확인하고, 미납하는 경우 세입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독촉하는 등 집주인이 꺼려하는 일을 스마트폰을 통해 처리해 준다.

    집 여러 채를 임대한 임대사업자나 집주인들을 대신해 오피스텔이나 소형 주택 여러채를 관리하는 관리형 부동산중개업소가 주요 고객이다. 최근에는 홈버튼 앱을 통해 월세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용료는 월셋집 한 가구당 3000원이지만 현재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김태이 홈버튼 대표는 “작은 상가나 월세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임대 사업자나 중개업소가 아직까지 종이 장부로 월세관리를 하거나, 엑셀로 관리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토지·상가 데이터 보기 쉽게…VR·AR 이용해 빌딩 확인

    ‘밸류맵’과 ‘디스코’는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지, 단독, 다가구·다세대, 상가, 공장 등 가치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프롭테크 기업이다. 토지와 단독주택 등은 아파트와는 달리, 개별 물건마다 특성이 다르고 지역마다 규제가 달라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서비스는 지도 위에 다양한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토지 등의 직접 감정가를 제공하기 보다는 지도 위에 인근 매매사례와 시세 변화, 용도지역,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아파트 평면을 3차원 그래픽으로 바꿔 보여준다. 사용자는 그래픽을 돌려가며 공간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평면. /어반베이스

    VR이나 AR(증강현실), 드론(소형비행체) 카메라 등으로 현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부동산 물건을 보거나 직접 디자인 할 수 있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어반베이스’는 VR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나 원룸 등 아파트 평면을 3차원 입체 그래픽으로 만든다. 데이터베이스에 아파트 평면이 저장돼 있어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를 찾아 그 공간을 확인하고, 각종 가구나 전자제품 등을 미리 배치해볼 수 있다.

    밸류맵이 준비 중인 빌딩 AR 서비스. 엘레베이터(위)에서 6층을 누르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나 실제 건물을 돌아다니듯 볼 수 있다. /밸류맵

    밸류맵은 360도 사진을 활용한 AR 방문 서비스를 상업용 건물까지 확대한다. 드론을 이용해 토지 개별 물건을 사진 데이터베이스도 축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원투룸이나 아파트 뿐만 아니라 상가나 토지 등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웹상에서 확인이 가능해진다.

    ■전 세계 프롭테크 기업 4000개 넘어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프롭테크 기업의 수는 4000개를 넘어섰고, 투자 유치액은 총 78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이른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국내에서도 프롭테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엔 각 분야의 프롭테크 기업들과 건설·시행사들이 참여하는 ‘한국프롭테크포럼’이 발족했다.

    그래픽=조숙빈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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