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1.13 05:14 | 수정 : 2018.11.13 10:09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타일 사이로 100개의 식물을 키우는 아파트
[세계의 주택] 타일 사이로 100개의 식물을 키우는 아파트
◆건축 개요
건축가: 수퍼임포우즈 건축사무소(Superimpose Architecture)
위치: 중국 베이징
연면적: 85㎡
사진: 보리스 시우(Boris Shiu)
이번에는 중국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례다. 현대 중국인의 주거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방향을 기준으로 한 공간 배치는 동양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 집은 기존 구조가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지 못한 점을 발견하고 개선했다.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기존 구조를 변경해 집안을 전체적으로 밝게 바꿨다. 흰색과 회색 톤의 벽과 바닥 마감재에 나무 소재 가구와 계단으로 따뜻한 느낌을 줬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집안 곳곳에 화분을 설치해 뒀다.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중국 베이징의 85㎡ 아파트다. 어둡고 폐쇄적이며 황폐화했던 아파트가 젊은 커플을 위한 녹색의 밝고 넓은 공간으로 변신했다. 시공에는 2개월이 걸렸다. 베이징티비(BTV) 방송을 통해 전 과정이 소개됐다. 건축가는 이번 기회를 활용해 베이징 아파트의 열악한 생활, 내부 기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광, 공간, 단순함, 지속가능성, 녹색 공간과의 밀접한 관계에 기초한 주거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 철학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거실이 집의 동쪽에 있고 공간 활용을 제한하는 계단도 있었다. 또 낮은 층은 과도한 벽으로 햇빛과 환기가 차단돼 습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 환경을 초래했다.
아파트를 밝게 만든 첫번째 방법은 태양의 방향에 따라 각 실의 기능을 재배치하는 것이었다. 거실과 침실을 바꾸면서 거실은 서쪽으로, 침실은 동쪽으로 각각 향하도록 했다. 이렇게 재배치해 침실은 아침 햇살을 받고, 거실은 젊은 커플의 일상을 위한 오후 햇빛을 받는다.
새로운 계단은 거실과 주방에 밝은 공간을 제공한다. 계단을 아파트 중앙으로 옮겨 가장 어두운 부분까지 햇빛을 비춰 집안을 넓게 보이게 한다. 동시에 검은 난간은 아파트에 대비를 더하고 계단의 건축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100개의 식물들이 아파트를 가로질러 놓인 타일 사이에서 자라고 있다. 유연한 화분 벽 시스템으로 아파트에 녹색을 추가하려는 커플의 바램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중앙 계단에 이런 화분 시스템을 적용해 아파트에 들어서자마자 녹색 공간을 강조한다. 건축주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가 거실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닫힌 부엌을 고집했다. 부엌은 미닫이 문으로 완전히 분리했고 거실과 식사 공간은 넓게 지켜지도록 했다.
작은 아파트가 넓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 계단 주변에 보일러, 가스계량기, 에어컨, 냉장고, 오븐을 통합 설계했다. 1층 욕실은 캐비닛 벽 뒤에 숨기고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더 큰 욕실은 따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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