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1.09 04:00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2300㎡(약 700평) 넓이의 땅. 지목이 임야와 전(田)이다. 일부는 도로로 쓰이면서 개발이 어려운 보존녹지와 자연녹지 지역이어서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땅은 지난 2일 법원 경매에서 49명의 입찰자가 몰린 끝에 비싼 값에 팔렸다. 이 땅의 낙찰가격은 감정가격의 307.58%인 3억299만원에 달했다. 이유가 뭘까.
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땅 위치가 청주시 동남택지지구 경계에서 불과 100m 떨어져 있다는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개발 예정지가 아니라 그 주변 땅을 사라’는 투자 격언은 검증된 법칙으로 통한다. 토지 보상금을 받은 땅 주인이 주변 토지에 다시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발을 위해 수용하는 땅의 보상금이 개발 전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반면, 개발지 주변은 개발 완료 이후 미래 가치를 예상해 팔 수 있다.
실제 이번에 낙찰된 토지 주변인 청주 동남지구는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위한 청주 최대 규모 택지개발사업 지구이다. 207만4000㎡에 1만 4768가구, 3만 6000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공공기관이 옮겨왔고 주변에 기존 주택지와 신규 택지지구가 어우러져 생활편의시설과 각종 인프라가 풍부하다.
현지 부동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동남지구 인근 토지는 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아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면서 “택지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상당히 높은 가격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토지가 경매로 나왔으니 투자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만 땅 투자는 불확실성이 높아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부동산태인 관계자는 “이번에 낙찰된 토지도 활용도에 많은 제약이 있고, 향후 개발 방향이나 주변 개발 여건 변수가 많아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