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0.15 03:06
아파트 겨냥한 규제 잇따르자 풍선효과로 투자 수요 이동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에 있는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미사역' 전용면적 84㎡의 최근 매도 호가(呼價)는 5억9000만~6억1000만원이다. 지난해 6월 분양가가 5억1000만원대였으니 최대 1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은 셈이다. 인근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매달 임대 수익이 생기지만 시세 차익은 기대하기 힘든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억대 웃돈이 붙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최근 아파트값이 너무 많이 오른 데다 오피스텔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가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지역 아파트를 겨냥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로 아파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데다 아파트 실수요자까지 대체재로 오피스텔을 찾는 분위기다.
지난달 18일 진행된 '안양KCC스위첸' 청약은 평균 경쟁률 32.69대1로 마감됐다. 지난 6월 분양한 '삼송 더샵'은 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다 팔렸다. 제주시 노형동에 들어서는 '빌리브 노형'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9·13 대책 후 오히려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전했다.
분양권도 인기다. 강서구 마곡지구 '마곡나루역 보타닉 푸르지오시티' 전용 22㎡는 분양가보다 7176만원 오른 2억39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마곡나루역 캐슬파크' 전용 23㎡는 지난 8월 분양가 대비 60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에 거래됐고,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역 효성해링턴타워' 전용 28㎡도 분양가보다 6000만원 비싼 2억60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기존 오피스텔 매매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018년 3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7월 0.1%에서 8월 0.16%, 9월 0.2%로 꾸준히 커지고 있다. 전국 기준 변동률을 살펴봐도 7월 -0.06%에서 8월 0.01%, 9월 0.06%로 회복 추세다.
오피스텔의 인기는 거래량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초부터 8월까지 오피스텔 누적 매매 거래량은 12만86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3133건)보다 14% 늘었다. 올해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6만9912건으로 지난해(42만1539건)보다 12% 줄었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다주택자 여부를 판단하는 주택 수에 합산되지 않으며 아파트에 비해 대출 규제도 덜 까다롭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어도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