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10.04 05:00
[아파트 맞수] 왕십리 쌍두마차 텐즈힐 vs. 센트라스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은 2012년 분양 당시 미운오리 새끼였다. 미분양이 넘쳐 최초 분양가에서 최대 6000만원까지 속칭 폭탄세일도 했다. 하지만 최초 입주 후 4년여년만에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른바 직주근접(職住近接)을 무기로 마포 공덕·아현동, 성동구 옥수동과 함께 강북 대표 3대 주거지로 떠올랐다.
왕십리뉴타운을 대표하는 아파트는 ‘텐즈힐’과 ‘센트라스’다. 텐즈힐은 왕십리뉴타운 1·2구역을 재개발했고 총 2850가구다. 3구역을 개발한 센트라스는 총 2529가구다. 현재 실거래가는 두 단지 모두 3.3㎡(1평)당 3300만원을 넘었다. 전용면적 84㎡ 기준 텐즈힐이 최근 11억원 후반~12억원 중반대를 기록했고, 센트라스는 13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년새 3억~5억원쯤 급등했다.
땅집고가 왕십리뉴타운의 대장주격인 텐즈힐과 센트라스를 직접 찾아 장·단점을 비교 분석했다.
■교통은 센트라스가 우위
센트라스는 2호선 상왕십리역이 가깝다. 주상복합인 129동과 130동은 역과 붙어있다. 로열동으로 꼽히는 116~122동에서는 걸어서 5분쯤 걸린다. 텐즈힐의 경우 걸어서 8~20분 정도 걸린다. 역과 가까운 101~103동, 113~115동을 로열동으로 꼽는다. 센트라스 101~110동은 2·6호선 신당역, 텐즈힐 2단지 일부에서는 1·2호선과 우이신설선 신설동역이 더 가깝다.
왕십리의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교통은 상왕십리역과 맞닿은 센트라스가 조금 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상왕십리역에서 한 정거장만 가면 2·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을 갈아탈 수 있는 왕십리역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도심과 강남,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역까지 30~50분이면 간다.
텐즈힐 입주민인 김민기(30)씨는 “왕십리역 중심으로 신설동 등 인근에 지하철 노선이 하나둘씩 추가되면서 교통 여건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센트라스가 지하철역 접근성은 좋지만 텐즈힐도 상왕십리역이나 신설동역, 신당역을 이용하기에 무난하다”고 했다.
버스 노선은 도심권(173, 202, 421) 강남권(147, 241, 463), 잠실권(302, 303) 등 다양하게 연결된다. 영등포~도심~건대입구 등을 지나는 N62, 도심~신설동역~강동 라인을 지나는 N30 등 야간 버스도 있다.
하지만 두 아파트 주변 도로는 문제다. 차로가 넓지 않은데 교통량이 많아 상습정체구간으로 꼽힌다.
두 아파트 모두 텐즈힐몰과 센트라스몰 등 단지 내 상가를 잘 갖췄다. 이마트 왕십리역과 청계 이마트 등 쇼핑시설도 가깝다. 황학동 주방거리, 서울풍물시장, 행당시장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성동구청, 성동구의회, 서울시 동대문도서관도 가깝다.
■교육ㆍ자연환경은 텐즈힐이 우위
텐즈힐은 단지 내 초등학교(숭신초)를 품고 있다. 텐즈힐은 1·2단지 모두 숭신초교를 배정받는다. 센트라스도 숭신초교와 멀지 않지만 4차로 도로를 건너야 한다. 일부 동에서는 좀 더 떨어진 무학초교로 배정받기도 한다. 두 아파트 모두 반경 1㎞ 이내에 중학교가 없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텐즈힐의 또 다른 장점은 단지 북쪽으로 청계천을 맞대고 있다는 점이다. 텐즈힐과 센트라스 모두 인근에 큰 공원이 없는데, 그나마 청계천이 있는 텐즈힐이 주거여건은 다소 낫다는 평이다.
왕십리의 R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두 아파트 모두 공원없이 도로로 둘러쌓여 외곽의 동(棟)은 소란스러운 감이 없지 않은데, 텐즈힐은 북쪽으로 청계천이 흘러 공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다”면서 “텐즈힐 105~108동 고층에선 청계천도 보인다”고 했다.
두 아파트 모두 주차장을 지하에 두고 지상에는 나무와 풀을 심고 산책로를 내 공원처럼 꾸며놨다. W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텐즈힐은 동과 동 사이 거리가 센트라스보다 넓고 작은 개울과 연못, 나무와 풀 등 조경도 좋아 작은 공원이 곳곳에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맞벌이는 센트라스, 아이 있으면 텐즈힐 선호
텐즈힐과 센트라스 모두 전용면적 84㎡가 가장 많다. 텐즈힐은 125~157㎡ 등 중대형도 10% 이상 차지하지만, 센트라스는 84㎡보다 큰 타입이 115㎡ 하나 뿐이다.
센트라스가 역에 붙어있고 중소형이 많아 맞벌이 직장인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텐즈힐은 조용한 분위기에 초등학교가 가까워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
텐즈힐 1·2단지는 입주 3, 4년차가 돼 전세입자가 한차례 물갈이됐다. 센트라스는 오는 11월 말 입주 2년차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전월세 물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개월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텐즈힐은 전용 84㎡ 기준 1단지가 9억9000만~12억5000만원, 2단지가 10억3000만~12억원에 거래됐다. 센트라스는 같은 면적이 11억6000만~13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2년전 센트라스 입주 당시와 비교하면 4억~5억원 정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쾌적성에서는 텐즈힐이 앞서지만, 지하철역과 가깝고 입주가 늦어 상품성이 좋은 센트라스의 근소한 우위를 들었다.
이남수 신한은행 PWM도곡센터 PB팀장은 “두 아파트는 교통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왕십리뉴타운 대표 단지로 광화문, 종로 등 강북권 직주근접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센트라스는 지하철 접근성, 텐즈힐은 동간거리·아파트 내부구조 등에서 각각 우위를 점한다”고 말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교육과 자연환경은 숭신초와 청계천을 낀 텐즈힐이 낫지만, 텐즈힐보다 1년 늦게 입주한 센트라스가 상품성이 좋고 역세권이란 점에서 텐즈힐보다 약간 우세하다고 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