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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으로 꼬마빌딩? 그 돈이면 100억 빌딩 산다"

    입력 : 2018.09.21 13:32 | 수정 : 2018.09.21 13:43

    ‘부동산의 중심’ 조선일보 땅집고가 절대 실패하지 않는 집짓기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할 ‘제4기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www.csacademy.kr)이 10월 2일 문을 엽니다. “좋은 집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 4기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건축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김철수 두바이컨설팅본부장 “10억보다 100억 빌딩이 낫다”

    “꼬마빌딩(소규모 빌딩)을 시세 차익만 기대하고 투자할 시점은 이미 지났습니다. 인기가 너무 높아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연간 수익률이 3% 정도밖에 안 나오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가 날로 강해지면서 빌딩 시장에 눈을 돌리는 자산가가 많다. 그 중에서도 매매가격이 10억~20억원 정도인 ‘꼬마 빌딩’의 인기는 그야말로 절정이다. 그러나 빌딩중개·투자 전문가인 김철수 두바이컨설팅 본부장은 “꼬마빌딩 살 돈이 있으면 차라리 대형 빌딩으로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김철수 두바이컨설팅 본부장은 "꼬마빌딩은 몸값이 너무 높아 수익률이 낮다"고 말했다. /한상혁 기자

    서울 동대문 쇼핑몰 밀리오레와 강남구 삼성동 옛 휴비스 사옥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매매된 대표적인 빌딩이다. 오는 10월 2일 개강할 제4기 조선일보 건축주대학에서 ‘꼬마빌딩 재테크’ 강의를 맡게 된 그를 땅집고가 만났다. 그는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이젠 더 이상 1970~80년대처럼 처분 수익(자본 이득)이 2~3배 나오는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안정성 있는 투자를 위해 연 5~7% 정도 보유 수익(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를 하는 것이 옳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100억원이 넘는 대형 빌딩을 10억~20억원만 갖고도 투자할 수 있나

    “3년 전에 중개한 서울 서초구 아우디 전시장 빌딩을 예로 들겠다. 기존 소유자인 아우디 측이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매도한 것이다.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매된 서울 서초구 아우디 전시장. /네이버거리뷰

    매수자는 자기 돈 20억원만 들여 240억원짜리 빌딩을 매입했다. 대출을 180억원 받고 임차인(기존 소유자)으로부터 보증금 40억원을 받았다. 임대료가 연 14억원(월 1억1600만원)으로, 보증금을 제외한 매각가격 대비 연 7% 수익률이다. 대출 이자(연 2.5% 10년 고정 금리)까지 계산한 자기 자본(취득세 10억원 포함) 대비 수익률은 연 31%에 달한다.

    대출을 많이 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맘맞는 사람끼리 투자 법인을 만들어 주주가 돼서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5명이 10억씩 투자해 50억원으로 건물을 산 뒤 수익을 배분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분하는 방식이다.”

    -100억원이 넘는 빌딩이 안전한 투자라고 보는 이유는?
    “대형 업무·상업용 빌딩이 안정적인 이유는 장기 임차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동차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처럼 한번 임차하면 15~20년씩 계약을 맺고 들어오기 때문에 공실 위험이 없다. 이런 빌딩에 투자해 연 5~7% 임대 수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공실 위험이 높은 꼬마빌딩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시세가 올라서 얻는 자본 이득은 ‘플러스 알파’로 생각해야지 투자 목표가 돼선 곤란하다.

    대형 빌딩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LTV(담보대출비율)이 꼬마 빌딩보다 훨씬 높다. 100억원짜리 건물에 90억원을 대출받는 경우도 흔하다. 그만큼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자의 신용이 좋고 수익률이 높아야 가능한 일이다.”

    -대출이 많을 수록 금리가 오르면 위험하지 않나?
    “금리는 오를 일만 남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건상 금리를 급격히 올릴 수 없다. 많이 올려봤자 1%포인트 정도일 것이다. 내수가 안 좋은데 살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소비가 줄고 이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저금리를 되도록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변동 추이. /조선DB

    미국과의 금리 격차 때문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높지 않다. 미국이 2%포인트 올린다고 할 때 우리는 1%포인트밖에 못 올린다. 흔히 IMF때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갔던 것을 생각하며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안정적인 상태다.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인데도 외국인들이 투자했던 이유는 엔화가 안전 자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위협만 제외하면 일본과 별 차이가 없다. 현재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상태인데도 금리가 유지되는 것만 봐도 알지 않나.”

    -내수가 얼어붙어 자영업자와 빌딩 시장까지 연쇄 침체될 것이란 불안감이 있다.
    “자영업이 안 좋아지면 빌딩 시장도 당연히 안 좋아질 수 있다. 그래서 과거에 경기 좋을 때는 전국 어디 땅만 사놔도 가격이 올랐지만 지금은 수도권을 벗어나면 안 된다. 특히 지방 구 도심은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 구 도심을 재개발하느니 주변의 싼 땅을 개발해 신도시를 만드는 게 더 싸기 때문이다. 인구가 줄면서 수도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유망 투자처를 고르는 방법은 없나.
    “우리나라에서 서울 강남 땅값이 제일 비싼데 왜 비싼지 생각해보자. 교통을 얘기하는데 교통 때문에 땅값이 비싸다면 버스터미널 앞이 가장 비싸지 않겠나. 중요한 건 소비다. 강남은 직장도 많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란 데 있다. 20대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소비한다. 10대들은 부모한테 받은 돈이라서 중요성을 모르고 소비를 많이 한다. 그래서 임대료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10~20대 젊은이들로 항상 북적이는 서울 강남역 일대. /조선DB

    그런데 여의도 같이 직장인들이 모이는 곳은 돈이 귀한 줄 알기 때문에 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값이 안 오른다.”

    -부동산 가격은 언제까지 오를 수 있을까?
    “먼저 주택 시장에 한정해 보면 문재인 정부가 각종 규제를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는 가격을 절대 잡을 수 없다. 그린벨트를 풀어 청년 임대주택 짓는다고 하는데 청년들은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주는 계층이 아니다. 가격을 주도하는 부유층은 실제로 자기들이 살거나 임대 놓을 수 있는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을 찾는다. 그 공급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현 정부는 분양가를 통제하면 가격이 내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정반대다. 공급자인 시행사나 건설사가 이득을 볼 수 없어서 집을 공급하지 않고, 공급이 줄어 가격은 더 오른다. 이런 정책이 계속되면 아파트값은 폭등할 수밖에 없다.

    업무·상업용 부동산 역시 인구 구조상 한계가 올 때까지는 가격이 오를 것이다. 경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지금도 강남에 빈 사무실이 많은데 가격이 안 떨어진다. IMF 사태 때는 빌딩 소유자들이 대출과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하다가 은행 빚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며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대출과 보증금이 적고 월세받는 구조다. 1~2년 월세를 못 받아도 은행 빚을 감당 못할 정도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이어지면 언젠가 하락을 피할 수 없다. 특별한 대책을 세워 신생아가 많이 생기지 않으면 일본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 따라서 초고령사회가 되는 시점부터는 부동산에 투자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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