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숑 "집값 더 오른다" vs. 박원갑 "냉정해져라"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이) 오를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몇 천만원이라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급매물이 없어지고 호가(呼價)가 너무 올라 투자 성격의 매입은 적절하지 않다.”(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

“8·2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1년 됐지만 집값은 규제가 강한 곳일수록 많이 올랐다. 걱정 말고 오를 곳 중에 살 수 있는 곳을 사면 된다.”(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부랴부랴 부동산 대책을 다시 내놨다. 이번엔 정말 집값이 잡힐까.

최근 ‘2018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 참여한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가 2명이 해답을 제시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과 김학렬 더리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필명 ‘빠숑’)이다.

■“지금은 투자할 때 아니다” vs. “오를 곳은 더 올라”

박 위원과 김 소장은 “앞으로 조정기가 올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해법에는 차이가 있었다.

박 위원은 “정부는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추가 대책을 계속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설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 발 떨어져 냉철하게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김 소장은 “서울 아파트값이 조정은 받겠지만 정부 정책 효과가 아니라 높아진 가격 때문일 것”이라며 “입지 좋은 곳에 들어선 새 아파트나 새 아파트가 될 지역을 골라 사면 조정기가 오더라도 그 이상으로 가격이 오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입지가 좋지 않은 곳의 기존 아파트가 싸다고 해서 사면 안된다”며 “집값이 비싼 지역은 그만큼 ‘안전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어 더 비싼 것임을 잊지 말라”고 덧붙였다.

■ “집값 10억인데 보유세 연간 200만원이 부담될까”

정부가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도 두 전문가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박 위원은 “앞으로 보유세 규제는 더 강해질 것이 뻔하다”면서 “당장은 보유세가 안 나오니까 모르지만 내년에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보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가급적 집은 한 채만 보유하고, 두 채 이상을 꼭 보유해야 한다면 절세(節稅) 전략을 함께 세우라”고 했다.

그는 “세금을 줄이려면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를 활용해야 하는데 종부세를 안내는 기준은 수도권 기준 시가 6억 이하(8년 임대 등록시),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받으려면 전용 85 ㎡이하(10년 임대 후 매각시·올해 말까지 한시 적용)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김 소장은 “집값이 10억원 넘는 고가(高價) 주택 소유자들에게 연간 100만~200만원 정도 보유세를 더 내는 것이 그렇게 큰 부담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 인상이나 주택 공시가격 인상은 비싼 집보다 오히려 공시가격 합계 6억원이 넘는 중저가 주택 보유자들의 부담을 높여 아파트 가격 차이에 따른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했다.

■ “규제 피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는 더 위험할 수도”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중·동대문·동작구 등 4곳을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김 소장은 이 같은 수요 억제책에 대해 “정부가 투기 수요라는 가상(假想)의 적과 싸우고 있으니 규제가 먹힐 리 없다”고 했다.

그는 “2006년 서울 전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집값이 사상 최대로 올랐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수요 억제로는 소용이 없고, 이명박 정부 시절 보금자리주택과 같은 대규모 공급 정책이 나와야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규제를 피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상권이 형성되기 이전의 신규 상가를 분양받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앞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소비가 줄어들 것을 대비하면 상가보다는 오히려 원룸 같은 소형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 집은 언제 사는게 좋을까?

그럼 집은 언제 사는게 좋을까? 김 소장은 “집은 마음의 준비가 되면 사면 된다. 지금 비싸기 때문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 절대 안된다”며 “실거주할 분은 지금 사면 되고, 미래 가치가 확실한 곳을 골라 산다면 타이밍을 따질 필요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조심할 것은 딱 한가지다. 싼 지역에 싼 집은 사지 마라”며 “자금이 부족하면 좋은 지역에서 싼 걸 사든지, 싼 지역에 있는 좋은 걸 사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은 “지금은 마음을 느긋하게 먹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젊은 세대라면 분양가 규제로 싸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신규 분양이 답이다”라며 “자기가 무주택 세대주 요건에 해당하는 지, 지난 5년간 당첨받은 적이 있는 지 등을 포함해 당첨 전략을 세울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