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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초역세권 두 아파트, 학교가 집값 갈랐다

    입력 : 2018.08.10 06:00

    경기도 성남시 판교 초역세권 맞수 판교푸르지오그랑블(왼쪽)과 판교알파리움. /이상빈 기자

    [동네 맞수 아파트] 판교는 경기도 부동산 시장의 ‘핫 플레이스’다.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도 판교를 한국 경제의 신성장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을 밝히면서 판교 집값은 계속 강세다. 제2판교 테크노밸리에 이어 제3판교 테크노밸리 개발이 확정되고, 역세권 개발 사업인 알파돔시티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판교 아파트 단지 중엔 판교역을 사이에 둔 두 아파트가 자웅을 겨루고 있다. 2011년 준공돼 ‘판교 대장주’를 자처하는 판교푸르지오그랑블(948가구·이하 푸르지오)과 2015년 준공된 ‘신예’ 판교알파리움(총 931가구·이하 알파리움) 1·2단지다.

    두 단지는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을 길만 건너면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 단지로 교통은 물론, 편의시설, 상권 등 빠질 것이 없다. 준공 연차도 큰 차이가 없고 단지 규모도 비슷하다. 현재 시세는 판교 푸르지오가 3.3㎡당 500만~100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두 단지의 가격 차이를 부른 결정적 원인은 무엇일까?

    땅집고가 판교 초역세권 라이벌, 푸르지오와 알파리움을 찾아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 봤다.

    ■판교 초(超)역세권 두 아파트…교통·편의시설은 무승부

    푸르지오와 알파리움 아파트 개요. /땅집고

    두 단지 모두 길 하나만 건너면 판교역으로, 교통 입지는 거의 차이가 없다. 알파리움은 4번 출구까지 걸어서 5~8분 걸린다. 푸르지오는 역과 가장 가까운 104동에서 2번 출구까지 5분, 가장 먼 110동에서도 10분 남짓이면 닿는다. 신분당선을 타면 강남역까지 20분 정도 걸려, 도보 이동을 포함해도 최대 30분이면 강남까지 갈 수 있다.

    도로 교통도 뛰어나다. 경부고속도로 판교분기점(JC)이 코앞이라 차를 이용해 서울 진출입이 편하고, 인근 정류장엔 서울 도심으로 향하는 버스가 많아 짧은 시간에 닿을 수 있다. 판교역 남쪽 버스정류장엔 20여개의 광역버스가 오고가는데, 명동, 광화문, 을지로 등까지도 40분~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광화문으로 출퇴근한다는 한모(31)씨는 “강남 접근성은 말할 것이 없고 서울 강북 도심까지도 바로 가는 버스가 많아 편리하다. 다만 출근길에는 서현, 이매 등 다른 분당 지역에서 오는 버스에 사람이 많아 서서 타야 한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푸르지오와 알파리움 위치. /네이버 지도

    두 단지는 판교역세권 상업시설을 공유한다. 특히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판교 뿐 아니라 성남, 용인, 여주, 이천 등 경기 남부권 주민들이 찾는 광역 쇼핑센터다. 축구장 두배 크기(1만3860㎡)의 식품관에 들어선 다양한 식당들의 인기가 높다. 지난 5월 개점 10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7740만명을 기록했다.

    그 밖에도 푸르지오는 롯데마트 판교점, 알파리움은 신세계 통합가전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와 자체상품 브랜드인 노브랜드가 지척에 있다. 알파리움이 화랑공원을 뒤에 끼고 있어 녹지환경이 좋다면, 푸르지오는 탄천이 도보 거리다.

    ■ 통학거리 중요하면 푸르지오, 새 아파트 좋아하면 알파리움

    두 단지의 선호도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점은 교육 환경, 특히 초등학교까지의 거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푸르지오는 판교 지역 선호 학군인 보평학군(보평초·중·고)를 걸어갈 수 있다.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선 길을 건너야하지만 최대 10분 거리로 멀지 않다. 중학교는 단지와 바로 붙어있어 통학이 편리하다.

    푸르지오 전용 98㎡, 117㎡ 평면도. 전통적인 판상형 아파트 구조다. /네이버 부동산

    알파리움 전용 129A·B·C 평면. 2015년 지은 타워형 아파트로 평면이 다양하다. /네이버 부동산

    하지만 판교 알파리움은 학교까지 거리가 제법 멀다. 알파리움은 신백현초·중을 배정받는데, 거리상으로 1㎞, 도보로 20분 가까이 걸린다. 초등학생이 걸어서 통학하기는 어려운 거리다. 그러다보니 이 동네에선 ‘기사 있는 집 아니면 애는 다 키우고 들어와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도 아이가 다 자란 가정은 알파리움을 더 좋아한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알파리움에서 신백현초교까지는 초등학생이 걸어가기도 버스를 타고 가기도 애매한 거리”라며 “출퇴근시 차로 데려다주는 부모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거리가 멀다보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푸르지오, 다 키운 분들은 알파리움을 찾는다”고 말했다.

    판교역 인근 F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알파리움은 새 아파트고 주상복합이다보니 내·외관도 고급스럽다”며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자는 알파리움, 전통적인 아파트 형태를 선호하는 사람은 푸르지오를 찾는다”고 말했다.

    ■GTX 성남역에 판교 2·3 테크노밸리까지 계속 이어지는 ‘호재’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푸르지오는 전용 117㎡ 기준 관리비가 27만~46만원, 알파리움은 129㎡ 기준 최대 29만~40만원 수준이다. 여름엔 푸르지오가 겨울엔 알파리움이 더 비싸다. 주차공간은 푸르지오가 가구당 1.81대, 알파리움이 2.8대 수준으로 알파리움이 좀더 여유롭다.

    두 단지 모두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있어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도로에 접한 동들은 외부로부터 소음이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알파리움은 판교JC에서 나오자마자 서현로와 대왕판교로에 접한 동들이, 푸르지오는 서현로와 분당내곡로와 붙어 있는 동들이 해당된다. F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푸르지오의 경우 도로에 붙어 있는 103~109동보다 안쪽에 있는 101~102, 112~114동이 더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푸르지오 전용 117㎡와 알파리움 2단지 전용 129㎡ 실거래가 추이. /국토교통부

    푸르지오 평면은 전용 97~265㎡, 7개 타입으로 구성돼 있다. 주력 주택형은 98㎡(37평형, 202가구)와 117㎡(44평형, 261가구)다. 알파리움은 1·2단지 평면이 약간씩 다르다. 1·2단지 모두 96~203㎡지만 1단지 10개 타입, 2단지 7개 타입으로 1단지가 더 다양하다. 주력 주택형은 각각 142㎡(54평형, 127가구)와 129㎡(49평형, 152가구)다.

    지난 3개월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푸르지오는 전용 117㎡가 지난 5월 18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알파리움은 전용 129㎡가 지난 6월과 4월 각각 16억2000만원, 1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판교신도시 인근에 들어서는 판교제1,2,3테크노밸리 위치. /조선DB

    두 단지는 판교역과 인접해 있어 판교에 발생하는 개발 호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먼저 판교역으로부터 750m 떨어진 곳에 파주~일산~삼성~화성 동탄을 잇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성남역이 2021년 개통 예정이다. 또 정부와 경기도가 추진하는 판교 제2·제3 테크노밸리가 각각 조성 중이다. 판교 2·3밸리가 완공되면 수요가 늘어 판교역 인근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입지를 공유하지만 결정적으로 교육 여건이 더 좋은 푸르지오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평했다.

    푸르지오와 알파리움 투자가치에 대한 전문가 의견. /땅집고

    이남수 신한은행 신한PWM 도곡센터 PB팀장은 “알파리움이 지하철역과의 교통 접근성이약간 더 우수하지만, 학군이 뛰어나고 단지 배치나 향, 평면 등에서 우위가 있어 먼저 지어졌음에도 유사 평형 아파트 가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알파리움은 새 아파트라는 점에서 푸르지오보다 상품 경쟁력이 있다”며 “하지만 알파리움이 도보권에 학교가 없어 교육환경의 격차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 푸르지오의 손을 들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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