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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했던 신용산역 상권이 벌떡, '아모레퍼시픽 효과'

    입력 : 2018.08.09 06:15

    대한민국 전자제품 아이콘인 용산역 일대는 2004년 KTX(고속철도) 개통 이래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글로벌 도시를 향한 굵직한 개발 계획도 잇따라 발표되면서 상권도 호황을 맞는 듯했다. 하지만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이 무산되면서 이 지역 상권도 극도의 침체에 빠지게 됐다.

    다행히 최근 용산역 인근 신용산역 개발 사업이 민간 주도로 진행 중이고, 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등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신용산역 일대에는 지난해 말 ‘아모레 퍼시픽’ 본사가 입주하면서 칙칙했던 상권이 벌떡 일어서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의 본사가 들어서면서 나타난 효과다.

    용산역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곳에 있는 신용산역은 용산역에서 이름을 따와 1983년 역명이 결정됐다. 용산역과 신용산역 지역은 대단지 아파트가 모여 있고 이촌한강공원, 용산가족공원, 국립박물관 등 대규모 문화시설이 있다. 더불어 주한 미군기지가 떠난 자리에는 초대형 ‘용산민족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한민국 대표 전자제품 상권인 용산역 주변은 연이은 대형 개발호재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스미디어

    용산전자상가는 1980년대 후반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용산역에 있던 청과물 시장이 가락동으로 이전한 자리에 연면적 1만2900㎡ 규모로 들어섰다. 권 이사는 “1990년대 ‘전자제품 메카’로 중흥기를 맞았으나, 2000년대 온라인 쇼핑이 등장하고 낙후된 시설과 업자들의 과한 호객 행위가 입방아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상권의 특징은 유통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일부 서비스센터들이 있고 소매점 비율은 낮다. 용산역 북동쪽으로 컴퓨터 부품에 특화된 선인상가와 나진상가가 있으며 북서쪽으로 원효전자상가, 전자랜드 등이 있다. 대로변에서 빈 점포가 곳곳에 보이지만, 거리는 여전히 인적이 많고 활기가 넘친다. 올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용산전자상가 연령별 유동인구 자료에 따르면 30대가 23.8%로 가장 많다. 그 뒤로 40대가 20.9%, 20대가 19.7%로 높았다.

    전자타운 뒤편에는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건물 구조상 대형 식당보다는 소규모 식당이 대부분이다. 비교적 저렴한 한식 메뉴가 주를 이루고 인근 전자상가로 근거리 배달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주변 상인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한목소리로 “전자타운 주변은 낮에는 손님이 제법 있는 편인데, 저녁이 되면 외곽으로 빠져 나가는 경향이 강해 전체적으로보면 예전보다 손님이 좀 줄었다”고 말했다.

    신용산역 주변은 대형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용산역 상권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스미디어

    거의 붙어 있는 상권이지만, 신용산역 상권과 용산역 상권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으로 불과 7~8년 전만해도 서울의 대표적인 집창촌 중 한 곳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이곳에 초고가 주상복합 아파트와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들어 오면서 상권이 반전됐다.

    신용산역 일대는 LS타워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었고, 이미 입주를 마친 래미안 용산과 용산 푸르지오 써밋, 아모레퍼시픽 사옥 등 고층 건물이 웅장함을 자아낸다. 특히 작년 11월 입주한 아모레퍼시픽(지하 7층~지상22층) 신사옥으로 인한 ‘아모레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조선일보 DB

    건물 상층부가 뚫려 있는 모양의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경우 건축물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게다가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라는 럭셔리한 이미지와 젊은 여성의 근무 비율이 높다는 점이 이 지역 상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고가 주택과 기업 본사 건물의 유동 인구들이 활발하게 오가면서, 신용산역 1번 출구와 삼각지역 3번 출구 사이 한강로2가 및 용산우체국 주변 이면도로는 ‘용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핫’한 상권으로 뜨고 있다.

    신용산역 주변은 앞으로도 호재가 많은 편이다. 오는 2022년엔 신용산역에 강남과 용산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으로 트리플 역세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개통 시 신용산역에서 강남역까지 20분 내로 이동이 가능해진다. 권 이사는 “통상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역 주변 유동인구가 증가하는데, 더욱이 강남과 직통으로 통하는 노선이 뚫리기 때문에 신용산역 일대 상권 활성화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불과 150m 떨어진 거리에서 마주보는 용산역과 신용산역은 용산개발의 중심이다. /땅집고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까지 이어진 도로 주변으로는 식당가가 형성돼 있다. 최근 유동인구가 많이 늘었고 전체적으로 거리에 활기가 있다. 이 식당가의 특징은 메뉴도 다양한 편이며 젊은 여성 비율이 용산역 상권에 비해 많다는 것이다. 신용산역 상권에는 이미 전통 맛집과 퓨전 음식점들이 혼재돼 있으며, 연령층 역시 비교적 다양하다. 이런 상권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서비스, 저렴한 가격 등 메뉴 이외에 점포만의 색깔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오는 2022년에는 신용산역에 강남과 용산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한스미디어

    신용산역에서 용산역을 이어주는 지하도로 옆은 한식, 횟집, 치킨집 등 주로 중장년층을 위한 점포들로 구성돼 있다. 재개발 예정지인 이곳은 오래된 건물들이 대부분이나 용산과 신용산을 이어주는 유일한 도로인 만큼 유동인구는 많다. 신용산 상권의 유동인구 역시 용산전자상가 상권과 마찬가지로 30대 유동인구가 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권 이사는 “유동인구에 비해 식당이 부족한 편이지만, 점포가 밀집된 형태로 형성돼 있지 않아 신규 창업 시 위치 선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용산 재개발 예정지에 과한 권리금을 주고 창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스미디어

    용산역 인근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도시락 업종, 20대 후반 남성들을 겨냥한 왕돈가스, 수제 버거 등의 업종을 노려볼 수도 있다. 워낙 패스트푸드 전문점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최근 리모델링 등을 거치면서 더욱 찾아보기 어렵게 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 경쟁력이 있다. 평범한 아이템은 평일 낮 이외에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수 있어 창업을 하려면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컴퓨터와 관련 부품 중심 상권이었던 선인상가는 온라인 공략에 성공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됐다. 상권이 가장 좋은 2층도 권리금 없이 창업 가능한 매장이 있다. 1칸(18.18㎡) 임대료는 약 60~80만원 선이다. 온라인 사업도 입지가 중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충분히 창업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용산역과 신용산역 주변 상가 임대료와 권리금, 유동인구. /한스디미어

    용산역과 신용산역 상권의 상가 권리금과 월세는 얼마나 될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전자타운 먹자골목 A급 점포의 3.3㎡(1평)당 권리금은 200만~300만원, 연간 월세는 120만~144만원 정도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앞 A급 점포는 3.3㎡당 권리금이 250만~350만원, 1년치 월세는 144만~180만원 수준이다.

    신용산역 상권에서 가장 인기있는 업종은 숙박업으로 월 평균 매출액이 4375만원이다. 소매업(3394만원), 음식업(3027만원), 오락업(2212만원), 생활서비스업(136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권 이사는 “신용산 지하차도 옆 점포들은 재개발 예정지여서 과한 권리금을 주고 들어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강수의 상권 열전]은 20여년간 상권 분석 전문가로 활동 중인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가 최근 펴낸 책 ‘부자들의 상가 투자’를 재가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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