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8.03 05:00
20여년간 상권 분석 전문가로 활동 중인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가 최근 ‘부자들의 상가 투자’를 펴냈다. 땅집고는 권 이사가 지난 2년 동안 서울에서 이름난 핵심 상권 40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현지 상인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확인한 알짜 상권 정보를 소개한다.
[권강수의 상권 熱戰] 컵밥과 공무원 열풍의 상징된 ‘노량진역 상권’
“노량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요. 바로 수산시장과 컵밥 가게가 밀집한 거리 노점상입니다. 노량진 상권은 이런 상징적인 요소가 탄탄해 유동인구가 많은 게 강점입니다.”
공무원·경찰·입시 학원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상권은 대한민국 대표 고시촌 상권으로 통한다. 과거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중심으로 상권이 이뤄졌는데, 2009년 지하철 9호선이 뚫리면서 노량진삼거리까지 상권이 확대됐다.
[권강수의 상권 熱戰] 컵밥과 공무원 열풍의 상징된 ‘노량진역 상권’
“노량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요. 바로 수산시장과 컵밥 가게가 밀집한 거리 노점상입니다. 노량진 상권은 이런 상징적인 요소가 탄탄해 유동인구가 많은 게 강점입니다.”
공무원·경찰·입시 학원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상권은 대한민국 대표 고시촌 상권으로 통한다. 과거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중심으로 상권이 이뤄졌는데, 2009년 지하철 9호선이 뚫리면서 노량진삼거리까지 상권이 확대됐다.
노량진역 주변에는 각종 유명 학원만 60여 개가 밀집해 있다. 학원가 뒤쪽으로는 취업 준비생들이 사는 고시원과 원룸 타운이 형성돼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근 로스쿨 영향으로 고시촌은 한산해졌지만 공무원 고시 열풍을 등에 업은 노량진 상권은 점점 더 달아오르고 있다”고 했다.
노량진 메인 상권은 노량진로 대로변 라인과 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 골목이다. 대로변은 임대료가 비싸 대형 프랜차이즈와 패션 업종이 차지하고 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유동인구를 잡기 위한 점포보다 거주자들을 위한 미용실, 철물점, 서점 같은 생활밀착형 점포가 눈에 많이 띈다.
이 업종들의 공통점은 고시생 수요에 맞춰 단가가 낮다는 것. 식당 메뉴는 주로 4000~5000원, 카페도 2000원 전후 가격대다. 노량진역 3번 출구 입구 지하 1층 ‘음식백화점’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원생들이 많이 찾는다. 권 이사는 “좁은 골목에 마주 보는 점포들은 마치 대학가 상권을 보는 듯한 착각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동작구청 뒷길인 노량진로8길은 먹거리 골목으로 유명하다. 칼국수와 부대찌개, 치킨을 파는 호프집, 양꼬치집 등을 만날 수 있다. 비교적 오래된 건물이 많고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도 있어 향후 상권 외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노량진 상권은 노량진역에서 고시촌까지 연결된 육교 인근 골목길을 따라 길게 들어선 노점상이 전부였다. 특히 컵밥은 노점상 중에서도 빼어난 맛과 가격, 푸짐한 양으로 유명세를 탔다. 고시생뿐 아니라 외지인까지 끌어들였다. 하지만 기존 점포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과 크고 작은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통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동작구는 2015년 육교를 철거했다. 현재 컵밥거리는 만양로 입구와 사육신공원 인근 ‘노량진거리 가게’로 이주한 상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올 1월 발표한 노량진역 상권 인구분석 자료에 따르면 20대 유동인구가 27.7%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30대(23.7%)와 40대(17.4%) 비율이 높다. 고시생들이 많은 지역인 만큼 연령별 주거인구도 20대가 55.2%로 가장 많았다.
노량진 상권의 최대 특징은 박리다매(薄利多賣). 매달 정기식사권을 대량으로 판매하거나 맛있고 빠르게 먹을 수 있고 가격까지 저렴한 음식을 제공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권 이사는 “상권 특성이 강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노량진역에서 민양로 중심으로 이면도로 안쪽에 편의점이나 작은 음식점을 창업하기에는 괜찮다”고 했다. 단, 낙후한 건물에 입주하면 권리금에 주의해야 한다. 건물 재난등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재건축으로 권리금이 사라지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가 권리금과 월세는 얼마나 될까. 권 이사는 “요즘 전반적으로 장사가 안돼 시세가 조금 떨어지는 추세”라며 “노량진역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11만4000여 명으로 다른 상권보다 높은 편은 아니다”고 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노량진역 3번 출구 앞 A급 점포의 3.3㎡(1평)당 권리금은 1000만~1300만원, 연간 월세는 360만~480만원 정도다. 수산시장 입구 삼거리의 B급 점포는 3.3㎡당 권리금이 500만~800만원, 1년치 월세는 180만~300만원 수준이다.
노량진역 상권에서 가장 인기 업종은 소매업이다. 월 평균 매출액이 4332만원이다. 교육업(3217만원), 음식업(3121만원), 숙박업(3068만원), 스포츠업(2424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소매업 중에서도 문구, 도서, 화장품 소매 등이 가장 매출이 많다. 권 이사는 “공무원 열풍, 사법고시 폐지와 함께 노량진 상권을 이용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면서 “상권 활성화는 바람직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의 희로애락이 담긴 상권이 바로 노량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