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6.06 06:00
중소기업 직장인 A(37)씨는 자산관리로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가며 부동산 공부에 몰두했다. 주말이면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며 투자할 물건을 탐색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중개업소에서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다세대주택(건물 39㎡) 매입을 권유받았다. 7000만원만 투자하면 매월 45만원씩 임대수익(연 7.7%)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이었다. 높은 임대수익에 솔깃한 그는 종잣돈을 긁어모아 투자했다.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한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떠올리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하지만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에게 다세대·다가구 투자가 위험한 이유와 실패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들어봤다.
■보일러 수리 한번에…3개월치 월세 날아가
그러던 어느날 한 중개업소에서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다세대주택(건물 39㎡) 매입을 권유받았다. 7000만원만 투자하면 매월 45만원씩 임대수익(연 7.7%)을 받을 수 있는 물건이었다. 높은 임대수익에 솔깃한 그는 종잣돈을 긁어모아 투자했다.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한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떠올리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하지만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에게 다세대·다가구 투자가 위험한 이유와 실패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들어봤다.


A씨는 첫 5개월간은 아무 문제 없이 월세를 받았다. 하지만 겨울이 되자 강추위가 몰려오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세입자로부터 방에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았다.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 새 보일러로 교체해주며 120만원이 들었다. 3개월치 월세가 한순간에 날아간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입자는 이사가겠다며 임대보증금 500만원을 돌려달라고 했다. 세입자 요구를 받아준 그는 임대보증금을 빼줬다. 엄동설한이어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세입자가 없는데도 보일러는 켜야 했고 기본적인 관리비도 부담했다. 힘겹게 겨울을 보내고 나서야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수 있었다.
3개월의 공실, 보일러 수리비용과 관리비(18만원)을 감안한 투자 첫해 A씨의 임대수익은 267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임대수익률은 당초 기대의 절반인 3.8%에 불과했다.
■“임대 수익에 눈멀어 보이지 않는 위험 간과”
A씨가 생애 첫 부동산 투자를 실패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경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이들은 대부분 수익형 부동산을 잘 모르면서 막연하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 마찬가지로 종잣돈이 부족한 3040세대도 소액 투자가 가능한 다세대 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에 유혹 당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런 부동산은 실패할 위험이 큰 상품이기도 하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우선 아파트에 비해 튼튼함과 편리성이 떨어진다. 주차장과 보안시스템도 부족해 공실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는 사계절 온도 차가 커 주택을 신축한 지 10년쯤 지나면 보일러 누수를 비롯해 각종 수리비가 급증한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은 수리비의 위험성을 잘 모른다.
임대주택을 수리할 경우 세입자가 고의로 훼손한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집주인이 비용을 내야 한다. 집주인은 전월셋집에 대해 계약 기간 중에도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집을 수리하고 비용을 지출했다면 집주인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 “급매로만 투자하고, 기대수익 도달하면 과감히 처분”

위험성을 알더라도 종잣돈이 부족하면 다세대 주택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A씨도 그랬다. 그는 첫 투자한 주택을 매입가격보다 600만원 낮은 가격에 처분했다.
A씨는 투자가 실패했던 지역의 다세대 주택에 다시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급매’ 물건에만 관심을 가졌다. 어느날 부동산 중개업자로부터 빨리 처분해야 하는 다세대 주택(건물 39㎡)을 다시 소개받았다. 급매물이어서 주변 시세보다 3000만원 정도 싼 1억1000만원에 나왔다.
A씨는 이번에는 당장의 임대소득이 아니라 자본 수익을 목표로 투자 물건을 정했다. 지난번 주택에 비해 지하철역이 더 가깝고 지은 지 10년 안된 신축이었다. 그는 전세 보증금 9000만원을 끼고, 자기자본 2000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3년 보유한 끝에 1억7000만원에 되팔았다. 매입가가 저렴했던 덕에 비교적 단기에 자기자본 대비 3배 가까운 6000만원의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A씨가 첫 투자에 실패했던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무시하고, 물건을 고르는 데 공부가 소홀했던 탓이다. 반면 투자 지역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저렴한 물건을 빨리 잡은 덕에 두번째 투자는 성공할 수 있었다.
고 센터장은 “임대수익으로 포장된 다세대·다가구 주택 뒤에는 독버섯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독버섯을 골라내려면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다”며 “부동산 공부가 자산 관리를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