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29 05:00
[아파트 맞수] 남산 자락의 대단지 ‘남산타운’ vs. ‘동아약수하이츠’
서울 중구는 지도에서 보면 ‘서울의 한복판’이다. 서울 강남·강북 가릴 것 없이 도심으로 쉽게 갈 수 있고, 교통도 편리하다. 특히 강남 테헤란로나 삼성동 일대 업무지구, 강북 광화문이나 종로 업무지구 사이에 있어 부부의 직장이 남북으로 갈리는 경우 한번쯤 중구를 주거지로 생각해보곤 한다.
‘신당 남산타운’(이하 남산타운)과 ‘동아약수하이츠’(이하 하이츠)는 지하철 3·6호선 약수역을 끼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입주 17~19년차로 비슷하고 남북으로 뻗은 교통편도 좋아 직장인이 선호한다. 집값은 전용면적 84㎡ 기준 각각 7억원 후반과 7억원 초반대다. 두 단지 모두 최근 1년새 1억~1억5000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남산타운은 5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인데다 남산 생활권이 강점이다. 하이츠 역시 2000가구로 서울 도심에선 대단지에 속하며 남산타운과 비교하면 평지에 있는 것이 장점이다. 3·6호선은 물론 5호선 청구역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 도심 접근성에선 하이츠가 앞선다.
땅집고 취재팀은 서울 중구의 라이벌 대단지 남산타운과 하이츠를 찾아 직접 비교·분석했다.
■교통은 3·6호선에 5호선 얹은 하이츠의 ‘우세’
두 단지는 3·6호선 환승역인 약수역을 끼고 있다. 약수역에 더 가까운 단지는 하이츠다. 하이츠 101동(棟)은 약수역 3번 출구까지 걸어서 3분이면 닿는다. 남산타운은 31동에서 약수역 5번 출구까지 걸어서 8분 정도 걸린다. 두 단지 모두 단지 안쪽 동에서는 약수역까지 걸어서 5~10분이 더 걸린다. 하이츠 119동에서는 12분, 남산타운 3~5동에서는 최대 20분까지 걸린다.
하지만 남산타운은 6호선 버티고개역을 홀로 쓴다. 41동을 제외하면 버티고개역에 가까울수록 동 숫자가 낮다. 대부분의 동이 버티고개역까지 걸어서 10분 이내로 닿는다. 30동까지는 버티고개역, 31~40동은 약수역이 더 가깝다.
하이츠는 대신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 5·6호선 환승역인 청구역, 5호선 금호역에서 각각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갈아타지 않아도 도심권으로 갈 수 있다.
강남까지 거리는 서로 비슷하다. 자동차로 20분 정도 걸리고, 지하철을 타면 3호선으로 내려간다. 남산타운의 경우 단지 앞에 강남과 시내로 향하는 버스(142, 144, 407)가 있고, 하이츠는 길을 건너야 버스를 탈 수 있다.
하이츠 주민 김휘수(27)씨는 “하이츠는 약수역은 물론 5호선 청구역과 신금호역이 가까워 강남은 물론 광화문과 여의도 가기도 괜찮다”고 말했다. 남산타운 주민 박민우(32)씨는 “버티고개역에서 청구역도 멀지 않아 남산타운에서도 도심과 여의도까지 가는 시간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약수역 앞에서 삼성전자로 향하는 셔틀버스가 있고 도심과 강남 중간에 있어 강남권 회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강북에 직장을 둔 ‘남북 커플’의 수요가 제법 많다”고 말했다.
■“동(棟) 잘못 고르면 아파트에서 등산한다”
두 단지는 남산자락에 있어 모두 경사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하이츠가 상대적으로 평지다. 신당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나이드신 분들은 높게 올라가거나 급경사로 내려가는 것을 싫어해 하이츠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 주로 101, 107, 109동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단지 뒤쪽에 응봉근린공원이 있어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약간의 경사는 있다. 약수역 인근 상권이 발달돼 먹을거리도 많다.
남산타운은 워낙 규모가 커서 단지 안에서도 오고 가려면 최대 15분까지 걸린다. 남산과 매봉산 자락에 있어 꽤나 가파른 편이다. 남산타운에선 “동을 잘못 고르면 ‘등산’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산타운은 경사가 심한 것은 단점이지만 남산과 매봉산공원, 국립극장 등 남산과 주변 편익시설을 뒷마당처럼 누릴 수 있다. 남산은 곳곳에 정원과 성곽길이 있고, 자동차와 자전거 출입이 금지된 조깅코스는 물론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도 예쁘게 단장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도 도심의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성곽길 따라 나있는 동호로17길엔 중구청이 다산동 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있어 상권도 형성 중이다.
남산타운에서 조망이 좋은 동은 3~5동이다. 6층 이상에선 한강 조망도 좋다. 가격도 좀 더 나간다.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5동의 경우 로얄층 호가는 최대 9억에서 12억원까지도 나오는데, 실거래가는 1억원 정도 더 나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대단지 프리미엄·평면은 남산타운
남산타운은 5162가구로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다. 이 중 일반분양은 3118가구이고 나머지는 임대다. 하이츠는 2282가구다. 여기도 684가구는 임대다. 남산타운은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됐다. 기본계획 수립 컨설팅과 추정분담금 산정, 1차 안전진단 일부 지원 혜택 등을 받는다.
두 단지 모두 대단지여서 관리비는 저렴한 편이다. 남산타운(18만~21만원)이 하이츠보다 최대 5만원가량 싸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두 단지 모두 매물이 많지는 않다. 하이츠는 전세가 3~5월 손바뀜이 제법 있었고, 전세가격이 최소 5000만원 정도 올랐다. 남산타운은 단지가 커 상대적으로 전세 물량도 많은 편이다.
내부 평면은 하이츠가 전용 57㎡(24평), 65㎡(28평), 84㎡(32평), 114㎡(42평) 등 4개 타입, 남산타운이 59㎡(26평), 84㎡(32평), 114㎡(42평) 등 3개 타입이다. 두단지 모두 30평형대 이하 소형은 복도식, 중형 이상은 계단식이다.
지난 3개월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전용 84㎡ 남산타운은 7억4000만~8억5000만원, 하이츠는 6억8000만~8억원이다. 남산타운 59㎡는 6억~6억5000만원, 하이츠 56㎡는 5억4000만~5억9000만원이다.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하이츠가 초역세권 입지이긴 해도 남산타운도 버티고개역 초역세권에 대단지 프리미엄을 지녀 가격이 더 높다”며 “50㎡대 평면은 남산타운이 조금 더 크고 방도 3개여서 신혼부부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두 단지가 비슷한 입지를 공유하지만 대단지 프리미엄을 지닌 남산타운이 근소하게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하이츠는 3·6호선 환승역인 약수역과 붙어있고, 5호선 신금호역도 이용할 수 있어 교통에선 우위”라며 “다만 남산타운의 대단지 프리미엄은 두 단지 간 비교우위 요소다. 가구수가 많아 거래도 많고 가격 상승 폭도 크다”고 말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두 단지는 남산자락에 있어 훌륭한 자연환경과 서울 중앙의 입지를 공유하는 단지”라며 “남산타운 일부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최근 서울시 지원 리모델링 단지로 선정된 점 등을 감안하면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