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8 11:26 | 수정 : 2018.05.19 10:18
“이 집은 집합 건물이지만, 모든 구성원이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집 한 채가 5층이어서 가족들도 각자 전용 공간과 정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파트처럼 다른 집 바닥이 우리집 천장이 되는 구조도 아닙니다. 요즘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가 발생할 일이 없지요.”
경기도 분당 구미동에서 분양하는 최고급형 타운하우스 ‘더 포레 드 루미에르’를 설계한 건축가 케이스케 마에다(前田圭介)는 이 주택을 설계할 때 ‘프라이버시’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한 단지, 한 집에 살지만 각자의 공간과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더 포레 드 루미에르는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주택이다. 집 한 채가 지하1층부터 다락방까지 총 5개층을 모두 쓴다. 집안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정원이 있다. ‘1집 1 엘리베이터’로 배치했다. 각 집 마다 주방이 2개, 화장실이 3개다. 한 집에 부모와 결혼 한 자녀가 살아도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층고가 가장 높은 층은 6.5m에 달하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이런 집 29채가 이어져 단지를 이룬다. 더 포레드 드 루미에르는 현관문을 들어가면 넓은 거실 옆으로 방이 배치되는 한국식 집의 콘셉트와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이 집은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 케이스케 마에다와 한국의 단독주택의 권위자인 이한종 성균관대 교수가 함께 설계했다.
히로시마 출신의 케이스케 마에다는 미국의 건축가상인 디자인 뱅가드상(2014년)과 영국의 건축가상(2016년) 등을 수상하며 일본의 건축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축가 중 한 명이다. 마에다씨를 이메일로 인터뷰 했다.
- 더 포레 드 루미에르는 어떤 집인가
“이 집은 디자인면에서 한국의 일반적인 공동 주택과도 전혀 다르고, 같은 지역의 다른 타운하우스와도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콘셉트로 설계했습니다. 이 집이 한국의 아파트는 물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집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집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주택 설계를 요청한 ‘랜드마크 알이디’ 측에선 29가구 모여 있는 집합 주택이지만, 입주민들이 개인 주택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설계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집이 한 건축물이 되고 그 집들이 모여 마을과 같은 큰 건축물을 이루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일본에 있는 전통 주택인 ‘나가야’와 한국의 한옥에서 모티브를 따와 새로운 유형의 주택 설계를 했습니다.”
-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집이 지하에서 다락방까지 총 5개 층이어서 3~4명의 가족이 산다면 집에 가족 구성이 각자가 전용 공간과 정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입체적으로 구성된 실내 공간은 프라이버시를 완전히 확보하면서도 풍부한 주거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웃 간에도 프라버시가 중요하지요. 한 집이 5개 층 모두를 쓰는 구조여서 바닥과 천정을 공유하지도 않습니다. 평면도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샘플 주택이나 실물을 보면 아주 색다른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주변의 지형이나 자연환경은 주택 설계에 어떻게 반영됐나.
“주택을 짓는 분당 구미동은 도심 바로 옆에 있지만, 주변에 공원과 산을 끼고 있습니다. 그런 장점을 충분히 살렸습니다. 주택 내부를 관통하는 정원을 만들어 집 안으로 햇살과 바람을 끌어들여 채광과 환기를 풍부하게 했습니다. 또 앞마당과 뒷마당, 옥상정원까지 만들어 입주민들이 주변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충분히 누리도록 했습니다.”
이 집이 어떤 집으로 기억되기 바라는가
“건축가 이한종씨와 함께 작업한 덕에 집 설계의 완성도가 아주 높아졌습니다. 주택 내부 인테리어와 주방 같은 요소도 마음에 듭니다. 무엇보다도 어떤 사람이 사느냐도 건축물의 가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품격 있는 거주자가 들어와 이 집이 보다 풍부한 건축적 가치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