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평택 미군기지 인근 땅값 출렁…렌탈주택도 급증

    입력 : 2018.05.10 07:01

    팽성읍 두리에 조성된 렌탈 단독주택 타운. / 파인힐 제공

    평택 팽성읍 땅값이 3년째 급등하고 있다. 팽성읍 땅값 변동률은 2014년 0.27%에서 2017년 말 14.3%로 올라섰다. 올 연말 완료되는 미군 기지 이전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평택 미군 기지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평택 미군 기지 주변 지역에선 2000년대 후반부터 미군에게 장기 임대를 하는 수익형 부동산인 ‘렌탈하우스’가 대규모로 들어서고 있다.

    평택시에서 미군 기지와 가까운 팽성읍의 지가변동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자료 = 국토교통부

    주한미군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K-6)는 여의도 면적의 5.5배인 약 1467만7000㎡ 정도 크기다. 2020년까지는 약 8만명 이상의 미군이 평택으로 옮겨 올 예정으로 이전이 완료되면 동북아시아 미군기지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주택 건설 업계에선 미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원 외에도 미군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상인과 각종 납품·용역 업체 등 관련 업계 종사자까지 합치면 평택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약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DB

    ■ 땅값 폭등한 팽성읍, ‘미군 렌탈하우스’가 주요 상품으로 등장

    렌탈하우스는 미군 기지와 가까운 넓은 팽성읍 부지 곳곳에 1~3층의 단독 주택 타운으로 조성되고 있다. 용산 주변 지역에도 렌탈하우스가 군데군데 있긴 했지만, 팽성읍처럼 대규모 단지가 조성된 것은 처음이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평택 렌탈하우스촌은 미국식 주택과 한국의 풍경이 결합된 형태여서 기지 주변이 독특한 풍광을 가진 지역이 될 것”이라며 “렌탈하우스촌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경남 남해의 독일인 마을처럼 명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렌탈하우스는 주요 소비층인 미군과 미군 군무원의 취향을 반영해 짓는다. 통상 2~3층 규모의 단독주택형태로 전용면적은 132㎡~254㎡ (약 40평~80평) 정도다. 단지마다 5가구~30가구 규모로 조정된다. 단독주택 외에도 일반 빌라나 오피스텔형 렌탈하우스도 공급되고 있다. 평택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현재 팽성읍과 아산시에 미군을 위해 조성된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물량이 약 5000가구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타운하우스 내부 2층에서 1층을 바라본 모습. / 엘리시움 제공

    타운하우스의 장점은 일단 계약만 되면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군무원과 고급 장교의 경우 미군 개인이 집주인에게 직접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미군 주택과에서 관리비를 포함한 1년치 임대료 (평균 약 4500만원~5000만원 정도)를 한 번에 지급한다. 한 번 계약을 맺으면 장기 계약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렌탈하우스 분양 업계 관계자들은 “미군 군무원은 주택 수당이 연평균 5% 정도로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는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재 단독주택형 렌탈하우스는 분양 가격이 5억9000만원에서(60평형) 7억5000만원(80평형) 수준까지 분양가격이 형성돼 있다. 3.3㎡당 분양 가격은 850만원~900만원 선이다. K6험프리게이트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는 렌탈하우스 파인힐타운의 한 관계자는 “주택 크기에 따라 임대수익률은 5%~1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팽성읍의 또다른 대단지 단독주택 타운하우스인 ‘평택 엘리시움’ 분양 담당자는 “3층 이상의 단독주택의 경우 관리비를 포함해 연수익이 6000만원이며 실수익은 1년에 3000만원~4000만원 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군무원의 직위나 군인의 계급이 높으면 전용 165㎡(약 50평) 이상의 단독 주택을 선호하지만, 일반 병사들은 빌라나 오피스텔이 입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익률 면에선 군부대 주변 빌라나 오피스텔이 더 낫다는 평가도 있다.

    ■렌탈하우스, 군 부대와 거리·단지 시설·토지매입 여부 꼼꼼히 따져야

    현재까지는 평택 렌탈하우스 주택 시장이 공실도 없는 편이고, 수익률도 제법 높게 나오고 있지만, 이 지역에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주택 자체의 매매 가치와 공실 위험 등을 미군 이전 초기인 현재 시점에서 명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도 리스크 중 하나다.

    평택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렌탈하우스에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공실률 관리’을 꼽았다. 우선 부대와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 집은 공실 위험이 큰 편이다. 서정동의 B 부동산 관계자는 “군 부대에서 멀어질수록 분양 가격은 점점 떨어지지만, 공실 위험도 점점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설도 중요하다. 집 위치가 가까워도 주택 설비, 편의·보안 시설 등 수요자인 미군의 세세한 수요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공실 가능성이 있다.

    주택 노후화 될수록 공실률이 높아진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팽성읍 A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부대와 가까운 신축 단독주택 렌털하우스는 전용 132㎡ (약 40평) 이상되는 매물의 임대율은 95% 정도지만 5~6년 지난 경우 85% 임대율로 다소 낮아 진다”고 말했다.

    팽성읍의 미군 렌탈 단독주택 단지들. / 김리영 인턴기자

    끝으로 렌탈하우스에 투자를 할 때는 주택의 설비나 주차장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통상 미군 대상 렌탈하우스는 주한 미군 주택과에서 나와 렌탈하우스로 적합한지를 평가하는데, 이 과정을 통화하지 못하면 렌탈하우스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미군 주택과에선 110V 콘센트 여부와 주차장 면적 등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현재는 평택 지역에 렌탈하우스 물량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이 지역 자체가 농촌지역이라 집을 지을 땅이 많고, 저렴해 추가 공급이 이뤄지고 임대수익률도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렌탈하우스 투자는 국제 정세와도 관련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