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25 03:11
GS·포스코 등 컨소시엄이 대전 금성백조 제치고 대전 서구 재개발 사업 따내
지난 21일 열린 대전 서구 도마·변동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GS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금성백조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사업비가 6700여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전이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권 이내의 대형사 세 곳이 한 팀을 이룬 반면, 대전 기반의 향토기업이 홀로 맞서 화제가 됐다. 금성백조는 대전시로부터 '지역기업 인센티브'로 용적률을 17%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지원까지 받았지만,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조합원들은 금성백조가 강점으로 내세운 저렴한 공사비와 용적률 상향 같은 '실리'보다 대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선택했다.
최근 비(非)수도권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대형 건설사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까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두고 혈투를 벌였던 대형사들이 지역 기반 중견 건설사의 '텃밭'으로 수주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에 정부 규제가 집중되고, 입지가 좋은 공공택지 공급이 줄어든 탓에 '사업거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역 주택시장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 온 중견사들은 '비상'이다. 지자체 지원이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지만, 주택시장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부동산업계에선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려면 지역 건설사들도 기술력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 용적률 인센티브에도 외면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세수(稅收) 확대 등을 위해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건설사의 수주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부산시는 작년 8월 지역 업체가 참여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20%포인트까지 주기로 했다. 대구시도 올해 1월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15%포인트로 늘렸다.
하지만 실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선 이런 '당근'이 조합원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 SK건설은 지난달 대구 달서구 '현대백조타운' 재건축 수주전에서 대구에 본사를 둔 서한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한은 현장 설명회에서 "대구시 인센티브 정책으로 조합원 부담금이 최대 2000만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지만, 표심(票心)을 잡지 못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지방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대형사 브랜드가 일반분양 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조합원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백조타운의 한 조합원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일반분양 가구 수를 늘려도 팔리지 않으면, 조합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각종 규제로 서울 정비 물량 실종 위기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으로 서울 지역 정비사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전체 아파트 분양 물량(조합원분 포함) 4만9654가구 중 80%가 넘는 40만495가구가 재건축·재개발로 공급된다. 정부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중단·지연될수록 서울에서 할 만한 일감이 줄어드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등 수도권 사업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대형사들이 지방 시장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제 지방 건설사도 '안방'으로 여기던 지역 사업만 믿고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지방 '알짜' 사업장을 선별한 뒤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수주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전남 목포 용해 3단지 재개발 조합은 최근 입찰을 진행했지만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고, 경북 구미공단 4주공 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지난 12일 현장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여한 업체가 없었다. 반면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사하구 괴정5구역(4200가구 규모) 수주전엔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10대 건설사 상당수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 업체, 품질 등 경쟁력 더 키워야"
이런 상황에서 지역 기반의 중견 건설사들이 생존하려면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지자체가 어떤 정책으로 도와주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주민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고, 신뢰받는 지역 건설사도 많다"며 "대형사가 놓치는 '틈새'를 발굴해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펼친다면 최근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와 지역업체 간 상생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실제 효과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서 대형사와 지역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택시장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 온 중견사들은 '비상'이다. 지자체 지원이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지만, 주택시장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부동산업계에선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려면 지역 건설사들도 기술력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 용적률 인센티브에도 외면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세수(稅收) 확대 등을 위해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건설사의 수주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부산시는 작년 8월 지역 업체가 참여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20%포인트까지 주기로 했다. 대구시도 올해 1월 용적률 인센티브를 최대 15%포인트로 늘렸다.
하지만 실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선 이런 '당근'이 조합원에게 잘 먹히지 않는다. SK건설은 지난달 대구 달서구 '현대백조타운' 재건축 수주전에서 대구에 본사를 둔 서한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한은 현장 설명회에서 "대구시 인센티브 정책으로 조합원 부담금이 최대 2000만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지만, 표심(票心)을 잡지 못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지방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대형사 브랜드가 일반분양 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조합원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백조타운의 한 조합원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일반분양 가구 수를 늘려도 팔리지 않으면, 조합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각종 규제로 서울 정비 물량 실종 위기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으로 서울 지역 정비사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전체 아파트 분양 물량(조합원분 포함) 4만9654가구 중 80%가 넘는 40만495가구가 재건축·재개발로 공급된다. 정부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중단·지연될수록 서울에서 할 만한 일감이 줄어드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등 수도권 사업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대형사들이 지방 시장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제 지방 건설사도 '안방'으로 여기던 지역 사업만 믿고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지방 '알짜' 사업장을 선별한 뒤 다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수주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전남 목포 용해 3단지 재개발 조합은 최근 입찰을 진행했지만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고, 경북 구미공단 4주공 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지난 12일 현장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여한 업체가 없었다. 반면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사하구 괴정5구역(4200가구 규모) 수주전엔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10대 건설사 상당수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 업체, 품질 등 경쟁력 더 키워야"
이런 상황에서 지역 기반의 중견 건설사들이 생존하려면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지자체가 어떤 정책으로 도와주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주민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고, 신뢰받는 지역 건설사도 많다"며 "대형사가 놓치는 '틈새'를 발굴해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펼친다면 최근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와 지역업체 간 상생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실제 효과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서 대형사와 지역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