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17 06:31
기존 대형 아파트 한 채를 두 채로 나누는 ‘세대구분’ 사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서도 세대구분 아파트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종합인테리어업체 얼론투게더는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2차 아파트 188㎡(57평·공급면적 기준)에 대해 ‘투·하우스’ 개조 작업을 마쳤다. 투·하우스는 얼론투게더가 출시한 아파트 세대구분 사업 브랜드다.
최한희 얼론투게더 대표는 “지난해 7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세대구분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된 사업 중 강남3구에서 나온 첫 세대구분 사례”라고 말했다. 주택 시장 핵심지역인 강남권에서 세대구분 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공동주택 세대구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인테리어업체 얼론투게더는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삼성2차 아파트 188㎡(57평·공급면적 기준)에 대해 ‘투·하우스’ 개조 작업을 마쳤다. 투·하우스는 얼론투게더가 출시한 아파트 세대구분 사업 브랜드다.
최한희 얼론투게더 대표는 “지난해 7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세대구분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된 사업 중 강남3구에서 나온 첫 세대구분 사례”라고 말했다. 주택 시장 핵심지역인 강남권에서 세대구분 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공동주택 세대구분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 첫 세대구분 아파트 등장
지난해 말 이후 최근까지 진행된 기존 공동주택 세대구분 사업은 10여 가구에서 진행됐다. 사업지 대부분이 경기도 용인과 김포, 안양 평촌 등이었다. 서울에선 성북구 돈암동 ‘돈암동부센트레빌’(공급면적 45평)에서 처음으로 세대구분 사업이 시행됐다. 서울 강남권에선 이번에 사업이 완료된 ‘대치삼성 2차’가 첫 사례다.
대치삼성2차는 지상 5층 1개동으로 19가구짜리 아파트다. 모든 주택이 57평형이다. 대치삼성2차는 강남권에서도 입지가 뛰어나다. 대치동 학원가가 걸어서 1분 이내에 있고 아파트 바로 옆에 단대부고가 있다.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에서 직선거리로 400m, 지하철 3호선 도곡역과 대치역이 500~600m 이내에 있다. 단지 주변에 대치 아이파크, 대치 동부센트레빌, 래미안대치팰리스 1·2차 등 고급 아파트가 몰려 있다. 동쪽으로는 은마아파트도 자리잡고 있다.
■어떻게 바뀌었나? 57평 1채→23평과 34평 2채로
대치삼성 2차는 방 5개로 구성된 대형 아파트다. 얼론투게더 측은 이 집을 현관이 따로 있고 독립 생활이 가능한 2채로 만들었다. 우선 현관 쪽에 있던 작은 방 3칸과 욕실을 묶어 공급면적 기준 23평(전용 19평)짜리 소형 주택을 만들었다. 기존 주택의 남은 공간은 공급면적 기준 34평(전용 30평) 크기 중형 주택으로 변신했다.
23평 주택은 거실과 방2칸의 바닥을 모두 강마루로 교체하고 주방을 새로 설치했다. 욕실은 전면 리모델링했다. 방 2칸 중 1칸만 발코니를 확장했고, 나머지는 확장하지 않았다.
얼론투게더 측은 기존 아파트 전실(前室)에 있던 방의 일부 벽체를 철거해 거실 겸 현관으로 꾸몄다. 얼론투게더 조윤영 디자인실장은 “내력벽 일부 철거 공사가 필요해 구조안전진단을 거쳐 최신 공법으로 구조보강 시공도 마쳤다”고 했다. 공사기간은 약 30일이 걸렸고 사업비(공사비 및 기타 비용)는 5000만원 정도 들었다.
이번에 투하우스 시공을 의뢰한 주택 소유주 A씨는 소형 주택을 최근 결혼해 분가(分家)한 자녀가 쓰도록 할 계획이다. 1~2년 지난 뒤에는 임대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요즘은 부모와 출가한 자식이 같은 집에 살더라도 주방을 비롯한 생활 공간이 완벽하게 분리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대형 아파트 세대구분 주택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0만원” 예상
이번에 세대구분한 대치삼성2차 23평은 월세가 얼마나 나올까.
대치동은 월세 시세가 상당히 높다. 전용 15평 안팎 오피스텔이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0만~200만원 선이다. 비슷한 면적의 빌라·다세대 주택도 신축한 집이라면 월세 120만~150만원 선이다. 대치동의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치삼성2차는 대치동 학원가 바로 옆에 있고, 지하철역도 가까워 임대 수요가 많다”며 “세대 구분한 소형 주택을 월세로 놓으면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는 최소 150만원쯤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에서는 강남권에서 아파트 세대구분 사례가 등장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강남권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하지만 소형 선호도가 높고, 단위 면적당 가격도 소형이 더 비싼 것은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서초구 반포자이 25평은 3.3㎡당 시세가 평균 6700만원, 60평은 4900만원 수준으로 평당 가격은 소형이 훨씬 비싸다.
이 때문에 같은 강남권이라고 해도 대형 아파트 소유자들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에 기존 주택 세대구분 사업이 활성화되면 대형 주택을 보유한 소유자가 수익을 실현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에서도 50평 이상 대형 아파트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노부부끼리 사는 경우가 많다”며 “세대구분을 통해 작은 집에서 월세 100만원만 나온다면 누구라도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기존 주택 세대구분 사례가 강남권에서 나왔다는 것은 세대구분 사업이 주택 시장의 주류에 편입됐다는 것”이라며 “기존 아파트 세대구분이 새로운 유형의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