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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해빙 기류에… 제주 부동산 봄바람 부나

    입력 : 2018.04.03 00:29

    중국 정부의 보복 철회 방침에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 짓는 롯데관광개발 주가 급등
    헬스케어타운·서귀포단지 등 中기업 개발사업도 재개 가능성

    2일 코스피 시장에서 롯데관광개발이 29.8%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주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최대 수혜처' 중 하나로 꼽은 셈이다. 롯데관광개발은 현재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인 뤼디(綠地)그룹과 함께 제주시 노형동에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이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5성급 호텔과 호텔 레지던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쇼핑몰 등을 짓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일반인이 투자하는 850실 규모의 호텔레지던스가 지난해 말 80% 정도가 분양됐는데, 중국발(發) 단체관광까지 풀리면 곧 완판(完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제주 부동산 시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 본격화,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이 겹치며 침체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1월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1280가구로 1년 전(353가구)의 3배를 넘었다.

    ‘제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제주 노형동 일대의 지난 1일 모습. 가운데 건축 중인 건물은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제주드림타워이다. 현재 공정률 24%로 6층까지 뼈대가 올라가 있다. 왼쪽은 하얏트그룹이 호텔 운영을 위탁받기로 계약한 제주드림타워의 완공 후 예상 모습.
    ‘제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제주 노형동 일대의 지난 1일 모습. 가운데 건축 중인 건물은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제주드림타워이다. 현재 공정률 24%로 6층까지 뼈대가 올라가 있다. 왼쪽은 하얏트그룹이 호텔 운영을 위탁받기로 계약한 제주드림타워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롯데관광개발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작년 1월 1105건이던 제주 월별 주택 거래량은 작년 10월 568건으로 바닥을 찍고서 반등해 올해 1월엔 883건까지 늘었다. 고가(高價) 주택 시장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 노형동에서 분양 중인 12억~17억원대 타운하우스'다담하우제'(총 42가구)는 4개월여간의 분양 공백을 깨고 지난주 톱스타급 연예인에게 1채가 팔렸다. 한동안 끊겼던 전화 문의도 되살아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해빙될 분위기에 투자자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지역경제의 '기초 체력'엔 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다. 이달 현재 제주 내 임금근로자는 26만4000여명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약 3만7000여명 늘었다.

    외지인들이 제주에 '두 번째 집'을 마련하려는 세컨드하우스 열풍도 여전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제주에서 매매된 주택 가운데 28.7%(2654건)는 제주 외 지역 거주자가 사들였다. 2016년(23.1%)보다 오히려 5.6%포인트 늘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사드 보복 철회'를 거론하면서, 그간 중국 정부의 해외 송금 규제로 중단된 '제주헬스케어타운' '서귀포 복합관광단지' 등 중국 부동산 기업의 대규모 공사 재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신항 크루즈 터미널 등 다른 개발 사업까지 본격화하면 제주 시장이 전체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주 부동산 시장은 올해 심한 양극화를 겪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제주 영어교육도시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올해 들어 8억원 안팎까지 치솟았다. 최소 7억원 이상이 필요한 제주드림타워 호텔레지던스도 계약이 순조롭다. 드림타워가 있는 노형동은 신라·롯데면세점과 바오젠거리 등이 밀집해 있어 상업시설과 주거환경 면에서 제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금까지 700실 정도가 계약됐는데, 3분의 1 정도인 230여실을 제주 주민이 계약했다. 나머지 3분의 1은 서울 강남 3구 거주자였다. 분양 관계자는 "노형동의 가치를 잘 아는 지역민 구매자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서귀포 외곽 등에서 올해 들어 진행된 4건의 민영 아파트 분양은 모조리 '청약 제로(0)'를 기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사드 충격 등으로 거품이 걷히면서, 제주 전역이 동반 급등하는 초호황 국면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노형동 등 도심지나 제주혁신도시, 영어교육도시처럼 개발 호재 지역 중심으로 국지적인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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