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15 06:31
[고준석의 슈퍼 상권] “5000가구 넘는 아파트 상가 아니면 투자하지 마라”
“50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섬과 같은 상권이 아니라면 아파트 상가에는 절대 투자하지 마세요.”
국내에서 프라이빗 뱅커(PB) 겸 부동산 전문가 1호로 꼽히는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근 출간한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만나라(길벗)’에서 부자들의 아파트 상가 투자 비법을 분석했다.
2002년부터 대기업 오너와 유명 연예인, 부자들의 부동산 컨설팅을 많이 해온 그는 이 책에서 평범했던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된 스토리를 공개했다. ‘슈퍼 아파트 상권’ 투자 사례는 그 중 하나다.
■분식집 10년만에 이촌동 상가 매입한 40대
“서울 용산구에 사는 D(여·46)씨는 중학교 앞에서 남편과 함께 분식집을 하고 있다. 다섯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365일 구슬땀을 흘린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쉬는 것도 제대로 한번 해본 적이 없다. 그녀의 꿈은 상가 투자에 성공하는 것이고, 그녀가 마음 속에 찍어둔 지역은 서울 동부이촌동 아파트 상가였다.(중략)
그녀는 10년 간 종잣돈 5억원을 모아 대출금과 함께 7억3000원의 상가를 매입했다. 매월 130만원 받는 임대수입(투자대비 연 2.1%)은 생각보다 낮았지만, 몇 년 뒤 가격이 오를 것 같아 보였다. 상가에 투자한지 3년, 그녀는 아주 행복한 부자가 되어가고 있다. 상가 매매 시세만 10억원을 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동안 자본수익(수익률 54%)만 2억7000만원에 이른다.”
D씨가 택한 동부이촌동 아파트 상가는 고 센터장이 말하는 ‘슈퍼 아파트 상권’에 속한다. 동부이촌동 상권은 이촌로 양방향으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가 늘어서 있으며, 배후에 한강맨션 등 아파트 1만여 가구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강변북로와 기찻길로 감싸져 있어 다른 지역과 단절된 ‘섬’처럼 고립된 지역이다. 1만여 가구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으면서도 상가 면적이 적고, 주변에 대형 쇼핑몰도 없다.
여기에 상권 양쪽 끝에 위치한 충신교회와 온누리교회는 동부이촌동 상권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상권의 미래 가치도 좋은 편이다. 대부분 중·저층 단지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통해 가구수가 늘어나면 상권은 더 튼튼해진다.
■‘슈퍼 아파트 상권’의 3가지 조건
고 센터장이 정리한 ‘슈퍼 아파트 상권’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①배후에 5000가구 이상 아파트를 끼고 있어야 한다.
이 때 아파트 규모는 중·소형 주택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대형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녀 육아 문제에서 자유로워 동네 상가보다 백화점을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중소형 주택 거주자들은 자녀 육아에 따른 시간 제약 때문에 동네 상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②다른 지역과 단절된 섬같은 상권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지역 상권과 연결돼 있으면 상주하고 있는 소비 인구조차 해당 상권을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③상권 인근에 대형 쇼핑몰이 없어야 한다.
만약 상권 내에 대형 쇼핑몰이 있다면 가격 경쟁에서 뒤지는 동네 상권은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 아파트 상권에 있어도 개별 상가의 가치는 입지에 따라, 특히 대중교통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소비 활동은 출근 시간이 아닌 퇴근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으로부터 아파트 단지까지 퇴근 방향에 위치한 상가들이 좋을 수밖에 없다.
상가의 향(向)은 남향보다 북향이 좋다. 남향을 바라보는 상가는 햇빛 때문에 쇼윈도 활용이 어렵다. 반면 북향을 바라보는 상가는 햇빛 영향을 받지 않아 적극적으로 쇼윈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매출액 증가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고 센터장은 “아파트 상가는 소액 투자가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신도시처럼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곳이나, 대형 쇼핑몰이 들어온다는 것을 장점으로 착각해 투자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소유권이전등기 이후에도 임대가 되지 않는 상가를 몇 년간 임대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유혹에 걸려들어 투자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했다.